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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작가지 Apr 28. 2020

전설의 여성 포토그래퍼... 그를 만든 두 가지 장점

[미리 보는 영화] 다큐멘터리 영화 <애니 레보비츠: 렌즈를 통해 들여다



▲  영화 <애니 레보비츠: 렌즈를 통해 들여다본 삶>에서 소개된 애니 레보비츠의 작품. ⓒ 하준사


존 레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트럼프 등 역사에 남을 뮤지션, 배우, 정치인 등을 아주 오래전부터 카메라 렌즈에 담아온 사람이 있다. 카메라를 통해 역사에 남을 인물들의 본질을 들여다보며 사진을 남기다 보니 어느새 자신도 역사가 된 사람. 전설적인 포토그래퍼 애니 레보비츠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2009년 개봉한 영화 <애니 레보비츠: 렌즈를 통해 들여다본 삶>은 포토그래퍼 애니 레보비츠의 삶과 작품 그리고 그녀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로 오는 30일 재개봉한다. 


메가폰은 애니 레보비츠의 친동생 바바라 레보비츠가 잡았다. 여러 프로그램 제작을 맡은 그녀는 1995년 장편 다큐멘터리 데뷔작인 <새비지드 라이브즈>로 산타 바바라 국제 영화제와 로이 웹스터 딘 영화제, 브론즈 애플 어워드 등에서 최우수 다큐멘터리 작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세계적 포토그래퍼 '애니 레보비츠'의 일상


▲  영화 <애니 레보비츠: 렌즈를 통해 들여다본 삶>에서 소개된 애니 레보비츠의 작품. ⓒ 하준사


'롤링 스톤', '베니티 페어', '보그'의 포토그래퍼를 거쳐, 로큰롤과 할리우드 스타들, 뉴스를 장식하는 세계적 거물들, 예술가와 지식인 등을 카메라에 담아낸 애니 레보비츠는 센세이셔널한 사진을 남긴 인물로 유명하다. 모두가 인정하는 세계적인 포토그래퍼였지만 그는 결코 자신의 재능을 과시하거나 자만하지 않았다. 그저 자신이 찍고 싶은 피사체를 카메라 안에 담는 것에만 집중했을 뿐이다. 


사진을 향한 그의 열정은 직장생활의 단면에서도 잘 드러난다. 그는 피사체의 본질을 그대로 사진에 담아내기 위해 며칠간 모델과 동고동락하며 작업하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작업하는 동안 그와 함께 지낸 유명 인사들은 "애니 레보비츠와 함께한 시간은 매우 편안했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좋은 사진을 위해 노력하는 그녀의 열정도 인상 깊지만, 어느 누구와도 거리낌 없이 지내는 사교성도 눈길을 끈다. 


특히 그의 사진이, 또는 그의 작업 방식이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었던 건, 그의 손에 쥐어진 작은 카메라 앞에선 모든 인간이 평등해지기 때문이었다. 그는 피사체의 유명세나 지위를 고려하지 않았다. 어떻게 하면 카메라에 피사체를 잘 담아낼 수 있을지만 고민했다. 사진을 향한 그의 이러한 진심이 잘 전달된 탓인지 애니 레보비츠의 카메라 앞에 선 사람들은 하나같이 그의 의견을 존중하고 잘 따랐다. 


세계 최고 수준의 포토그래퍼였지만 정작 자신의 삶을 기록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었던 그녀에게 반대로 피사체가 되어보라고 제안한 인물이 있었다. 친동생 바바라 레보비츠였다. 바바라 레보비츠가 비디오카메라를 들이민 뒤부터 애니 레보비츠는 차츰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기 시작한다.


피사체가 된 애니 레보비츠는 자신의 솔직한 심경과 일상들을 여과없이 보여준다. 자신이 한평생을 사랑한 연인의 이야기 그리고 슬하의 자녀와 함께하는 일상이 영화에 담겼다. 가까운 가족이 카메라를 들고 자신을 촬영해서였을까? 영상 속 애니 레보비츠에게선 카메라를 의식하는 모습이 느껴지지 않는다. 이는 오직 친동생 바바라 레보비츠만이 담아낼 수 있는 자연스러운 애니 레보비츠의 일상들이다.


2005년 생을 마감한 예술평론가이자 미국의 에세이 작가 수전 손택을 회상하는 과정에서 애니 레보비츠는 눈물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신적 스승이자 최고의 벗이기도 했던 수전 손택이 세상이 떠난 후 애니 레보비츠가 겪은 슬픔이 어느 정도였는지 영화를 통해 조금이나마 가늠해 볼 수 있다.


▲  영화 <애니 레보비츠: 렌즈를 통해 들여다본 삶>에서 소개된 애니 레보비츠의 작품. ⓒ 하준사


<애니 레보비츠: 렌즈를 통해 들여다본 삶>은 스펙터클한 기승전결과 사건이 있는 영화가 아니라 주인공 애니 레보비츠가 어떤 방식으로 작업을 해왔는지와 그의 일상을 면밀히 들여다보는 데 초점을 맞춘 작품이다. 따라서 미국의 패션, 영화, 뮤지션 등의 역사나 포토그래퍼라는 직업을 궁금해 하는 이들은 관심을 가질 영화지만, 그것이 아니라면 83분이란 러닝타임이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한편 <애니 레보비츠: 렌즈를 통해 들여다본 삶>에는 우리에게 익숙하고 반가운 얼굴들이 가득하다. 믹 재거, 키스 리처드, 미하일 바르시니코프, 수전 손택, 힐러리 클린턴, 티나 브라운, 조지 클루니, 커스틴 던스트, 키이라 나이틀리, 존 레논, 오노 요코, 우피 골드버그, 베트 미들러, 데미 무어, 아놀드 슈왈제네거, 패티 스미스, 안나 윈투어 등 시대를 대표하는 인물들이 대거 등장하는 등 볼거리가 많다.


애니 레보비츠라는 이름이 생소한 관객들은 관람 전 그의 작품과 업적에 대해 미리 알아보고 극장을 찾을 것을 추천한다. 영화는 오는 30일 개봉한다.


한 줄 평 : 의미 있는 사진을 찍는 것과 보는 것을 좋아한다면 추천할만한 영화


별 점 : ★★★☆(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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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애니 레보비츠: 렌즈를 통해 들여다본 삶> 관련 정보

제목 : 애니 레보비츠: 렌즈를 통해 들여다본 삶

원제 : Annie Leibovitz: Life Through A Lens
감독 : 바바라 레보비츠
수입/배급 : 하준사
장르 : 다큐멘터리
러닝타임 : 83분
개봉일 : 2020년 4월 30일
관람등급 : 15세 관람가
출연 : 애니 레보비츠, 믹 재거, 키스 리처드, 미하일 바르시니코프, 수잔 손택, 힐러리 클린턴, 티나 브라운, 조지 클루니, 커스틴 던스트, 키이라 나이틀리, 존 레논, 오노 요코, 우피 골드버그, 베트 미들러, 데미 무어, 아놀드 슈왈츠제네거, 패티 스미스, 안나 윈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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