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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작가지 Oct 17. 2019

"연기, 절대 끊을 수 없겠더라" 공효진의 다짐

[인터뷰] <가장 보통의 연애> 선영 역의 배우 공효진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 선영 역의 배우 공효진ⓒ NEW

 

"그동안은 겨드랑이 털 노출 장면 정도가 최고의 노출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배우 공효진이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을 한 손에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를 다른 한 손에 들고 나타났다. 드라마에선 온간 편견에 휩싸인 채 살아가는 고아에 미혼모인 동백을, 영화에선 남친과 뒤끝 있는 이별을 한 선영 역할을 맡아 '공블리'의 매력을 한껏 보여주고 있다.


1999년 영화 <여고괴담2> 지원역으로 데뷔한 공효진은 이후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 <눈사람> <상두야 학교 가자> <건빵선생과 별사탕>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2013, 2014년 SBS <주군의 태양> <괜찮아, 사랑이야> 등에 출연하며 시청률 보증수표로 거듭났다. 한편 영화에선 로맨스, 코미디, 스릴러 가리지 않고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는 배우로도 유명하다.


최근 <가장 보통의 연애> 개봉을 앞두고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는 배우라는 직업에 대해 "모든 역할에 대해 공감을 하면서 연기한다고 말은 못 하겠다. 마음에 안 들 경우도 분명 있다"라며 "왜 이때 이 캐릭터는 이렇게 행동하는걸까, 내가 이해를 못 하는 행동도 이해시키는 것이 배우라는 직업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작품 활동을 쉬지 않는 것 같다'라는 물음에는 "1년을 쉰 적이 있었다. 그때 연기가 더 하고 싶더라. 연기라는 걸 절대 끊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다작의 이유는 어떤 목적에 의한 것이 아니라 놓치기 어려운 작품들이 나를 찾아왔기 때문이다"라고 연기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다음은 배우 공효진과 나눈 일문일답.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 선영 역의 배우 공효진ⓒ NEW


- 공효진의 연기는 '생활연기'라는 의견이 많다. 그만큼 자연스럽다는 건데, 이런 평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제가 연기를 모르던 그 시절, <여고괴담2>에서 김태용, 민규동 감독님이 저에게 연기 디렉션을 하던 그때부터 저의 연기 인생이 시작되었다. 사실 카메라 앞에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한다는 게 쉽지 않았다. 카메라가 나에게 가까이 오면 굳어지기도 한다. 나는 연기를 천천히 하지 않는 것 같다. 성격이 급한 성격 탓인지 연기도 후루룩 후루룩 해버린다. 일정한 리듬감으로 연기해서 생활 연기라는 칭찬을 듣는 것 아닌가 한다. 연기학원에서 연기를 배우지 않았던 것이 (생활연기의) 이유라는 생각도 했다. 정돈되지 않은 연기 때문이 아닐까."


- 배우라는 직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배우들은 한 장면에 꽂혀서 작품을 선택한다고들 하지 않나. 그 최고조로 가기 위해 뭔가 쌓아가는 마음으로 대본을 선택하는 것 같다. 모든 역할에 대해 공감을 하면서 연기한다고 말은 못 하겠다. 마음에 안 들 경우도 분명 있다. 왜 이때 이 캐릭터는 이렇게 행동하는 걸까. 나는 이렇게 이해를 못 하는 행동도 이해시키는 것이 배우라는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정확하게 전달하고자 하는 만큼 연기를 하는 것이다.


울고 싶지 않아도 연기를 하다 보면 눈물이 나는 캐릭터도 있고 또 반대의 경우도 있다. <미씽: 사라진 여자>에서 이 장면을 빨리 연기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대사 없이 우는 그런 장면이다. 이 장면을 기대하면서 연기를 이어갔다. 영화 <미쓰 홍당무>는 점프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걸 볼 때마다 사람들은 웃기고 즐거워하는 반면 나는 왠지 모르게 눈물이 돌았다. 이번 영화에서는 게임하는 장면이 정말 재미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 장르 영화에서는 현실적인 연기를 하다가 드라마에선 무공해 청순가련의 캐릭터를 연기한다. 드라마와 영화 연기가 좀 다른데, 스크린과 안방극장을 오가며 드는 생각은?


"드라마는 TV를 켜면 바로 볼 수 있는 것이고 아무래도 전 연령이 볼 수 있는 것이니 좀 더 희망적이고 따뜻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어둡거나 불편하지 않은 작품들을 하려고 한 것도 있다. 반면 영화는 특정 나이대나 관객 등 타깃이 있기 때문에, 영화에선 실험을 많이 해봤다."


- 이전 작품들에선 키스신 등의 수위가 높지 않았는데, <가장 보통의 연애>는 좀 다른 것 같다. 부담은 없었나.


"그동안은 겨드랑이 털 노출 장면 정도가 최고의 노출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영화 속 장면은 장난하다가 갑자기 불이 붙어 현관 입구에서부터 불같이 사랑하는 장면이다. 이런 건 처음 해본 것 같다. 촬영을 했던 모텔 분위기가 어두워서 더 그렇게 보였을지도 모르겠다."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 선영 역의 배우 공효진ⓒ NEW

 

- 공효진 하면, 쉬지 않고 다작하는 배우로 유명하다. 이토록 열정적으로 작품에 임하는 이유는?


"조절하기가 힘들었다. 놓치고 싶지 않은 작품들이 계속 나를 찾아왔기 때문이다. 이것도, 저것도 하면 좋겠다 싶은 작품들이 찾아오는 바람에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한때 참 심심하고 지루했던 시기가 있었다. 작품을 시작해도 시작한 것 같지가 않고 그랬다. 2017년인가 <미씽: 사라진 여자>를 찍어놓고 개봉 전에 '연기라는 것을 쉬어봐야지' 하고 쉬었다. 그렇게 1년을 쉰 적이 있었다. 그때 연기가 더 하고 싶더라. 연기라는 게 절대 끊을 수 없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다작의 이유는 어떤 목적에 의한 것이 아니라 놓치기 어려운 작품들이 나를 찾아왔기 때문이다."


- 로코퀸, 공블리 등 수식어가 많다.


"블리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많다. 마블리(마동석)도 그중 하나다. 사실 블리는 제 별명이라기보단 사랑스러움이 느껴지는 배우들에게 수식어로 붙는 것 같다. 제가 좀 오래 공블리라고 불렸다는 생각이 들긴 하더라. 이게 낯간지럽기도 하지만 이 수식어가 내게서 쉽게 떨어져 나갈 것 같진 않다. 그걸 지키기 위해서 어떤 고민을 해보거나 한 건 아니다. 어떻게 보면 잡아 놓은 물고기 같기도 하고(웃음), 어떻게 이렇게 귀여운 별명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 속 연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촬영할 때 이게 보통의 연애일까 생각해봤다. 다들 이렇게 지지고 볶고 흑역사가 생기고 또 생기면서 연애를 하는 거겠지 했다. 하지만 완성본을 처음 보고 난 이후에는 제목에 반어법이 들어갔다는 생각이 들더라. 내 이야기 또는 누군가의 비슷한 경험들을 마구 섞은 에피소드들이 난무한다. 여러 가지 공감 포인트들이 있다. 여기에 공감이 되고 공감이 안 되는 그런 부분들이 공존한다. 그래서 영화는 '보통의 연애'를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특별한 연애도 아니지만 보통의 연애도 아닌 굳이 표현하자면 모두의 연애, 모두의 마블 같은 느낌이다."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 선영 역의 배우 공효진ⓒ NEW

 

- 이번 영화에는 음주 장면이 많다.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


"나는 취한다고 해서 갑자기 말투가 변하거나 그런 스타일이 아니다. 나는 술로 무언가 응어리를 푸는 타입이 아니다. 술을 마시면 괴로움도 동반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몸도 피곤하다. 이번에는 술 취한 장면들을 정말 많이 찍었다. 그나마 걱정을 덜했던 건 정말 취한 게 아니라 취한 척하는 연기였기 때문이었다."


- 영화 속 선영이 용기를 내어 자신에게 상처를 준 사람들을 응징할 때 속 시원한 통쾌함이 있었다. 어떤 마음으로 연기했나?


"회사 사람들은 싫든 좋든 항상 만나야 한다. 그중에는 나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을 텐데 그 좁은 공간에서 (그들과) 부대끼는 것은 참 힘든 일이라고 생각되더라. 사실 그런 상황에 대해 완벽하게 공감하지는 못했다. 나의 경우 내 뜻과 호의와는 무관하게 오해를 받고 비난받아야 하는 경우가 있긴 하다. 두 상황을 비교했을 때 과연 뭐가 더 힘들지 고민해봤다. 선영의 경우는 앞으로는 안 볼 사람이라서 그렇게 행동(응징)한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렇기 때문에 가능한 행동이었다 개인적으론 이런 선영의 과감한 행동이 부럽기도 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 정교진 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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