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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작가지 Oct 17. 2019

임시완이 꿈꿨던 미래 "내게 고시텔은 희망의 공간이었다

[인터뷰] OCN <타인은 지옥이다> 윤종우 역의 배우 임시완



▲배우 임시완 인터뷰 사진ⓒ 플럼액터스

 


경상도에서 서울로 올라온 한 청년이 낯선 고시원에서 지내며 타인이 만든 지옥을 경험하는 미스터리 스릴러물 <타인은 지옥이다>의 주인공 윤종우 역에 배우 임시완이 캐스팅 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원작 웹툰 팬들 사이에선 "싱크로율 100%"라는 의견이 터져 나왔다.


원작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키듯, 임시완은 완벽하게 윤종우로 거듭났다. 드라마 종영을 며칠 앞두고 언론과의 인터뷰에 나선 임시완은 "사실적인 연기를 추구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평소 작품을 선택할 때 '뻔하지 않지만 우리 주변에서 흔히 있음직한 이야기들인가'를 먼저 고려 한단다. 


군복무로 인해 2년간의 공백 이후 택하 첫 번째 작품이었기에 부담이 적지 않았을 텐데도 임시완은 "팬들의 큰 관심에 대해서는 감사하다"라며 "하지만 저는 이번 작품에 임하면서 큰 부담감을 가지고 연기하지 않았다. 영혼을 불사지르는 연기를 통해 배우로의 입지를 넓히기 보단 예전의 감을 다시 되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라고 솔직하게 밝혔다. 그는 이번 드라마가 16부작이 아닌 10부작이었기에 마음이 한결 더 가벼웠다고 덧붙였다. 



▲배우 임시완 인터뷰 사진ⓒ 플럼액터스


임시완은 <타인의 지옥>이 호평을 받고 있는 것에 대해 "감독님들도 되게 재미있게 보고 있다고 연락이 오기도 했다. 송윤아 선배님도 최근 연락을 주셨다. 이렇듯 대체로 연기 부분에 대해 칭찬을 많이 해주시고 뻔한 드라마 같지 않다는 말씀들을 주시곤 한다"라며 "하지만 정작 나는 1, 2부만 본 상태다. 영화 촬영 기간이 겹쳐서 캐릭터에 지장이 생길까 봐 일부러 안보고 있다. 나중에 한 번에 몰아보려고 한다"라고 밝혔다. 


2010년 9인조 남성그룹 제국의 아이들 멤버로 데뷔한 임시완은 2012년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을 시작으로 영화 <변호인>, 드라마 <연애를 기억해> 등에 조연으로 출연하며 연기 기본기를 다졌다. 이후 2014년 tvN 드라마 <미생>에서 주인공 장그래로 분하며 연기력을 인정 받았다. 이후 2017년 영화 <불한당 : 나쁜 놈들의 세상>에서는 설경구와 '브로맨스'를 보여주며 주목을 받았다.


<타인의 지옥> 속 자신의 연기에 몇 점을 주고 싶냐는 질문에 임시완은 "100점 만점 중 51을 주고 싶다"며 "앞으로 49점을 더 받을 각오로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배우 임시완과의 인터뷰 일문일답이다.


배우 임시완의 생각


   


▲배우 임시완 인터뷰 사진ⓒ 플럼액터스

 

- 배우들과의 호흡은 어땠나?


"다들 연기라는 소재를 가지고 노는 것 같았다. 대본을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다들) 대본대로 한 게 아니라 대본을 참고 삼아 연기한 느낌이다. 감독님이 어떻게 그런 대단한 배우들을 잘 뽑아주셨는지... 현장에서 연기 변형이 가능한 배우들로 모아주신 것 같더라. 호흡을 맞추는 게 즐거웠던 탓인지 혼자 촬영할 때는 풀이 죽어있다가 다른 배우들과 호흡을 맞출 땐 갑자기 살아나곤 했다."


- 10년 차 배우다. 소감이 어떤가?


"그동안 치열하게 살았던 것 같다. 30대부터는 다른 길로 접근해보고 싶고 즐기고 싶기도 하다. 새삼 나도 놀라기도 한다. 드라마 <미생>을 마무리하고 영화 <변호인>도 무사히 끝났는데... 시간이 지나서 생각해보면 정말 다행이다 싶을 때가 있다. 지금 다시 그걸 했다면, 아이돌 출신임에도 연기를 출중하게 하는 여러 배우들 사이에서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 군 제대 후 달라진 점이 있는가?


"여권을 10년짜리로 받을 수 있다는 것(웃음)? 특별히 어떤 게 달라진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연기에 대한 감이 떨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만약 그게 떨어졌다면 떨어지는 대로 표현을 해보자고 생각했다. (연기력이) 안 떨어진 것처럼 보이기 위해 억지로 노력하면 오히려 과장돼 보여 역효과가 날 것이라고 생각했다."


- 큰 덩치나 무술 유단자가 아님에도 액션이 카리스마 넘친다는 이야기를 듣곤 한다. 비결이 뭔가? 


"다 감독님의 연출이다. 액션에 대해선 내가 관여할 만한 게 없다. 시키는 대로 다 하는 편이다. 보시는 분들이 그런 카리스마를 느꼈다면 그건 약간 더 극적으로 보였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왜냐면 나라서 더 처절해 보이는 것 같다. 내가 연기하면 이상하게도 처절한 색깔이 묻어나는 것 같다. 체구가 작아서인 것 같기도 하다. 설경구 선배님이랑 액션을 할 때도 체격 차이로 인해서 뭔가 내가 더 극적으로 보이는 것 같더라."


- 군대 후임이 웹툰 <타인은 지옥이다>를 추천해서 처음 접했다고 들었다. 드라마를 본 후임의 반응이 어땠나? 


"후배가 (드라마 속 배역인 윤종훈에게서) 군대에서의 모습이 보이는 것 같다고 하더라. 물론 비정상적인 그런 모습을 말하는 게 아니다. 평상시 내 말투라든지 그런 모습들을 말하더라. 그래서 내가 '칭찬이냐 욕이냐'라고 했더니 칭찬이라고 말하더라. 극 중 종우가 겪는 감정은 어떻게 보면 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보통의 사람들은 불쾌한 이야기를 들으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런 감정들을 겪는 건 일반적인 사람이라는 이야기다. 


(윤종우가) 나랑 다른 부분은 분노조절장애가 있고 사회성이 결여되었다는 거다. 그리고 이 드라마 장르 자체가 대중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랄 걸 안다. 하지만 콘텐츠의 다양성을 확대시키는 데 일조했다는 점에서 부끄럽지 않은 선택이었다고 자부한다. 그리고 훌륭한 배우들과 연기로 함께 놀 수 있었다는 점에서 만족감이 컸다."


고시원에서 밝은 미래를 꿈꾸던 임시완



▲배우 임시완 인터뷰 사진ⓒ 플럼액터스

 

- 실제 고향이 경상도다. 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처럼 서울 상경한 뒤 힘들었던 기억이 있나. 


"20만 원대 고시텔에서 살았다. 하지만 드라마와는 달리 그곳은 되게 깔끔하고 조용했다. 당시에는 희망적인 마음이 지배적이었다. '새로운 시작'이라는 생각에 가끔 친구와 함께 그 좁은 단칸방에 앉아 페트병 맥주를 종이컵에 따라 마시며 건설적인 이야기를 했다. 그래서인지 그 고시텔은 희망적인 공간으로 기억된다."


- 그때 당시에는 어떤 미래를 꿈꿨나?


"그때는 시야가 편협했던 것 같다. 돈 많이 벌어서 좋은 집에서 살고 그런 것들을 꿈꿨다. 지금은 그런 부분보단 행복을 추구하는 편이다. 당시에는 돈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던 게 맨날 용돈 받아서 쓰고 그랬다. 연습생 때는 돈을 못 벌기 때문이다. 술 마실 땐 안주로 떡볶이를 먹곤 했다. 그것도 돈을 아끼려고... 1000원짜리 튀김을 사면 떡볶이가 조금 딸려오는데, 그래서 튀김을 더 자주 먹곤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당시에는 이 정도까지 잘 될 거라는 생각을 하진 못했다."


-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됐던 작품이 있다면?


"<해를 품은 달>도 터닝포인트지만 <변호인>이라고 생각한다. <변호인>에서 송강호 선배님이 변호인 접견실 장면을 찍을 때 연기 터치를 해주신 장면이 있는데 그때 나도 모르게 눈물이 왈칵 쏟아지는 경험을 했다. 그때 연기라는 게 이런 지점이 있구나, 이걸 지향해야 하는 것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부터 연기에 대한 스파크가 튀기 시작했다. 연기의 새로운 지향점을 찾은 셈이다."


- 다음 작품으로 하고 싶은 장르가 있다면?


"당장은 멜로를 하고 싶다. 늘 (멜로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나의 작품 선택의 관점과 회사의 관점을 고려해서 작품들을 추스르고 나면 언제나 멜로가 아니더라. 드라마에서 멜로가 첨가된 역할을 한 적은 있지만, 멜로가 주는 아니었다. 로맨스의 감정이 주가 되는 그런 작품을 해보고 싶다. 진한 로맨스도 좋고 로맨틱코미디도 환영이다.


그동안 맡은 배역들이 대부분 섬세한 감정을 연기하는 역할이라 가볍지 않았다. 가벼운 캐릭터를 연기하는 제가 어울릴까, 정서가 (대중에게) 맞닿을까 하는 의구심도 있지만 도전해봐도 좋다고 생각한다. 만약 그런 기회가 없다 하더라도 작품 선택할 폭은 넓기 때문에 다양한 작품에 도전해보고 싶다.


호흡을 맞춰보고 싶은 배우로는 김희선, 공효진, 한지민, 이하늬 선배님을 꼽을 수 있다. 정말 좋은 배우분들이 너무 많으신 것 같다. 김희선 선배님이 저를 좋게 칭찬해주셔서 꼭 같이 호흡을 맞춰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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