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수면 장애로 인해 잠을 뒤척이며 힘들어하며 괴롭던 밤이었다. 뒤척이다가 옆에서 잠든 아들 녀석의 얼굴을 바라보게 되었는데, 나도 모르게 가슴이 벅차 올라왔다. 머릿속에서 “감사합니다...” 하고 울리듯이 나도 모르게 속으로 내뱉었다. 요즘 경기도 어렵고, 없어지는 직업도 있으며, 회사가 망해서 내 나이에 명퇴당하는 친구들도 있다. 그런 와중에 비와 바람, 햇빛을 막아주며 먹는 것 걱정 없이 우리 아이들과 먹으며 이렇게 누워서 편안한 밤을 보낼 수 있음에 갑자기 감사하다는 생각이 마구 밀려왔다.
그동안 아내 없이 혼자 엄빠로서 키우면서 많은 불안, 불평, 그리고 아이들에 대한 욕심으로 인해 항상 신경이 곤두서 있고, 마음을 편하게 두지 못하고 살았던 것 같았다. 특히 한부모로서 남들과 비교하면서, 없는 것만 바라보고 없는 자가 되어서 있는 것의 고마움을 모르고 마음에서 어딘가로 빼앗기며 살아온 것이었다.
이렇게 가끔 갑자기 나의 마음가짐과 머릿속을 망치로 때리듯, 어느 책에서 읽은듯한 명언이 현실로 다가와 깨달음과 같은 느낌을 줄 때가 종종 있다. 오늘 밤이 그러한 밤이었다. 내 옆에 아무 걱정 없이 아픈 곳 없이 편안히 잠든 아들의 모습을 보며, 그리고 우리 둘의 사이와 옆에서 잠들어 있는 고양이들을 보며, 행복함을 느끼기 시작했고, 그렇게 미소를 지으며 비로소 잠을 잘 수 있었다.
영화 사바하라는 영화를 보다가 불교에서는 악을 정해 놓지 않는다고 했다. 욕심이 비로소 인간을 악하게 만드는 것이다라고 정의한다고 하는 말. 그게 바로 지금 나에게 확실히 느껴지는 것 같았다. 남들과 비교하면서 좀 더 욕심을 부리며 지금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며, 자신을 자책과 불행 속으로 끌고 가는 것. 그것은 바로 주위의 환경이나 옆에 있는 가족이 아니다. 바로 나 자신이었다.
지금 순간에 집중하지 못하고, 보이지 않고, 가지지 못한 것에 집착해서 지금의 행복을 느끼지 못하며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불행한 것인가, 지금 나는 우리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 자체 만으로 행복한 것이라는 것을 너무 늦게나마 깨달은 것 같았다. 이제는 지금 순간 어떻게 행복하게 즐길 수 있을 것인가에 집중하는 것이 현명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