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완치될지 모르는 이놈의 수면장애.

편안한 밤을 맞이 하고 싶다. 개운한 아침도..

by 끄적쟁이


어제의 방에도 여지없이 3번이나 잠을 깨었었다. 대체 왜 그러는 건지, 아내가 떠나기 전부터 있었던 병이 지만, 아내가 떠난 후로는 더욱 심해졌다. 우리 집의 취침시간은 평균 10시 30분 모든 조명을 꺼버린다. 그러나.. 어제도 12시 30분에 눈이 떠졌고, 나는 또 한숨을 쉬면서 억지로 다시 누워버렸다. 무엇이 불편한지 대체 나의 몸은 깊게 잠을 들지 못하고 다시 2시 30분에 깨버렸다.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지만, 누굴 탓할 것인가? 내 몸인 것을.. 다시 잠을 억지로 자려고 누워보았지만, 역시나 새벽 4시 10분에 눈이 떠졌다. 5시 기상시간 이기 때문에 아까운 조금 시간이라도 자려고 했지만, 뒤척이다가 5시를 맞이하고, 또 개운하지 못한 하루를 시작한다.


이렇게 불규칙한 잠을 자기 시작한 지 이제는 언제인지 조차 생각이 나지를 않는다. 주야 근무를 시작한 회사생활 때가 시작인지, 아니면 사업할 때 나의 사업자를 이용한 사기꾼 때문에 회사에 차업이 들어왔을 때부터인지, 아니면 아내의 육아 우울증을 이해 못 해 자주 싸울 때부터인지.. 대체 언제부터인지 알 수가 없다. 그런데 원인을 안다고 해서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지금 나의 정신 상태는 우울증과 더불어 수면장애가 깊게 파고 들어와 몸을 갉아먹어 가고 있다. 그런 말이 있다,


“병의 원인을 찾는 것이 문제이기 전에 치료를 받고서 원인을 찾아야 한다.”


원인을 찾다가 병을 치료하기 전에 깊어진다는 말인데, 이해 못 하는 말은 아니다. 그래서 정신과를 찾아가 약을 받아서 먹어도, 이 몸이 내성이 생긴 것인지 약도 통하지 않는 듯하다.

그런데 우연히 회사 동생이 나와 같은 증상을 겪어 보았다고 하면서 자기 이야기를 해주는데, 꼭 집어서 말을 해주었다. 나의 문제에 대해..

“형 생각이 많아서 그래요.. 아이들 걱정, 회사일, 모든 것이 편히 자려고 누워도 꼬리에 꼬리를 물 듯 자꾸 생각이 나죠?”

“응. 그게 문제야.. 생각을 비우려 해도 눈만 감으면 끝이 없이 생각의 굴레에 빠져든다..?”

“그게.. 저는 좀 시간이 필요했었어요... 아무렇지 않은 듯할 만큼 무뎌질 때까지.”(이 친구는 이혼하고 3명의 아이에게 양육비를 보내며 살고 있었다)


무뎌진다라.. 내가 그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서로 아무 말 없이 가장이라는 무게를 짊어진 30대 중후반의 우리 둘은 담배를 입에 물고 연기를 내뿜고 있었다. 우리들이 자신의 몸을 갉아 버리면서 가정을 지키고는 있지만, 내 몸을 어찌 돌봐야 할지에 대해서 생각해야 할 때가 온 것 같았다. 아직도 나는 답을 찾고 있다. 밤에 마음 편히 잘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차라리 이럴 때면 어느 책에서 보았었던 글귀가 생각이 난다.


“눈앞에 보이는 것에만 집중하며 그냥 살아가는 것이다. “


나도 제발 그럴 수 있으면 좋겠다. 편안한 밤을 맞이 하고 싶고, 아침에 개운함을 느끼고 싶다. 지금 한국 사회의 가장이라면 남녀를 불문하고 대부분 나와 같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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