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속에서 나는 오랜만에 첫사랑이었던 그녀를 만나게 되었다. 세월이 흘러 우리의 모습은 많이 변했지만, 그녀의 친숙한 느낌은 여전했다.
그녀의 얼굴에는 세월의 흔적이 역력했지만, 여전히 그때와 같은 아름다운 미소가 남아있었다. 웃을 때마다 살짝 붉어지는 볼과 손으로 입을 가리며 발을 모아 비비적거리는, 그 귀여운 습관들이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
모임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르고 있을 때였다. 천천히 나에게 다가온 그녀는 부끄러워하는 듯한 표정이었지만, 친근한 말투로 "야, 야! 잘 지냈어? 오랜만이네.."라며 나에게 말을 걸었다. 내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는 것은 세월이 지나도 변함이 없었다.
대답이 없는 내가 이상했는지 조심스럽게 고개를 올려 쳐다보는 그녀. 우리는 서로의 모습을 오랫동안 바라보며 세월이 흘러간 시간을 느꼈다. 그리고 그 순간, 나도 모르게 눈물이 터져 나왔다. 아마도 내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것을 그녀도 알고 있었던 것 같다. 한 다리 건너면 알 수 있었기에 내가 아내와 사별하고 아이 둘을 키우고 있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녀의 안쓰러운 표정과 눈빛을 보는 순간, 터진 것이다. 눈물이..
그녀는 나를 부드럽게 안아주며 함께 눈물을 흘려주었다. 그동안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았던 나의 연약한 모습을 그녀에게 드러낼 수 있었다. 오래전 가장 가까운 연인이며, 친구였던 그녀에게 기대어 내 마음을 토해냈다.
한참을 울다가 깨어났을 때,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 것 같았다. 그녀의 따뜻한 포옹이, 위로와 격려로 나에게 힘이 되어주었던 것 같다. 비록 꿈이었지만, 그 경험이 나에게 큰 위안이 되었다.
평소에는 누구에게도 기대지 못하고, 내 힘든 모습을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못했던 나였지만, 꿈속에서만큼은 그녀에게 의지할 수 있었다. 그녀의 포옹 속에서 숨겨두었던 내 연약한 면모를 드러낼 수 있었던 것이다.
이렇듯 꿈속에서의 경험이 내 마음을 치유하고 위로해 주었다. 비록 현실에서는 그렇게 할 수 없었지만 적어도 꿈속에서만이라도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었는 것 같다. 그런데 왜... 하필.. 그녀인지 나도 모르겠다. 정말이지 뜻밖의 사람이 나타났다.
우리 모두 강한 척 가면을 쓰고 살아가고 있지만, 사실 기대고, 힘들다고 응석과 투정을 부리고 싶을 때도 있지 않을까? 가끔은 이렇게 꿈속에서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