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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끄적쟁이 Dec 27. 2023

나도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있는 존재라는 것을.

내가 더 힘을 내고 살아가야 하는 이유.

 엄빠로서 남매와 고양이 3마리를 책임져야 하는 나. 철강회사 생산직 회사원이다. 반복적인 일상을 살아가면서 가족의 가장으로서 살아가면서 처음 입사해서 10년 차쯤 지나가면서 직장인들이 느끼는 권태기가 다가온다.      


 누군가는 정말 원하는 직업을 택해 일과 사랑에 빠져서 살아가기도 하지만, 책임감 때문에 위험하지만 급여가 높은 직업을 택해서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내가 바로 후자인 경우인데 이런 경우의 회사원들이 5년마다 찾아오는 권태기가 있다.      


“정말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가?”      


 의문이 들면서 자신의 직업에 대한 만족도와 책임감 사이에서 갈등이 밀려온다. 이때, 급여에 만족해하는 아내와 조금씩 나아져 가는 살림살이를 바라보면 만족은 하지만, 직장에서 일을 하고 있을 때 때 때로, 내가 지금 머 하고 있는 건가? 맞는 건가? 내가 원하던 직업인가? 삶이었던가? 하면서 직장에서의 일에 대해 불만과 불평이 점점 늘어 가기 시작한다.     

 

 그러나 항상 이기는 것은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을 다해야 하는 것이 이긴다. 그럴 때면 요즘 많이들 유튜브나 SNS에서 나오는 ‘직장 외 수입을 만들기’ 같은 이야기를 보면서 자신이 원하는 취미나, 특별히 잘하거나 즐기는 분야로 수입을 만들어 직업을 바꿔 자신이 좋아하는 진짜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부러움과 나도 그렇게 하고 싶다는 생각에 빠져 들게 된다.      


 그렇기에 이것저것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분야에 거북이처럼 하고 있다. 물론 기껏 해야 아직 100만 원의 수입도 만들어 보지는 못했지만, 언젠가는 빛을 보리라 하면서 우직하게 밀어 보고 있다. 다른 목표를 위해 시간을 만들어서 하려고 하다 보니. 육아와 직장 생활을 하면서 주말에도 쉬는 게 아닌듯하게 보내기에 항상 피로함이 얼굴에 나타 난다.      


 월요일이면 처음 관리자들로부터 듣는 소리가 있다. 

“아직도 불면증 때문에 그래요? 안색이 안 좋아요..”

주말에도 아이들에게 시달리다 스트레스를 푼답시고 시원하게 한잔했던 게 얼굴에 표가 나타나나 보구나 하고 웃으며 괜찮다고 대답을 하고는 자리를 피한다.      


 사람이란 몸과 마음이 지치면 제일 생각 나는 사람이 누구겠는가? 바로 자신의 반려자, 짝꿍이다. 그러나 하늘의 별이 된 아내에게 응원을 받을 수 없는 노릇 아닌가? 하는 생각과 함께 아내를 그리워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점심을 먹고 나서 쉴 때 잠시동안 통화하는 것이 일상이었던 우리 부부였다.      


 아내를 그리워하면서 또 하루를 파이팅 하자!라는 생각으로 일을 하고 있을 때쯤 아들에게 전화가 왔다. 그러나 갑자기 전화를 받을 수 없는 위험한 철강회사 현장은 전화기가 울려도 작업 중 전화를 확인할 수 없다. 그렇기에 잠시뒤 확인하니 초등학교 3학년 아들에게 부재중 전화가 온 것을 확인하고 전화를 걸었다. 


 “아빠! 전화했네요? 내 전화 때문에 다칠까 봐 걱정했는데. 저 집에 왔어요.”


 갑자기 아들의 그 말에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아.. 잊고 있었다. 나를 걱정하는 사람, 그것은 우리 아이들이었다는 것을.

“응. 아들 수고했어. 밥 누나하고 잘 챙겨 먹고..?”

“응. 좀 있다가 저녁에 봐요 걱정 마요.”

전화를 끊고서 생각했다. 아내가 나에게 남겨준 선물. 우리 아이들이 나에게 이렇게 힘을 주는데 자꾸 아내의 그리움 때문에, 아이들이 나에게 주는 사랑을 잊어버려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아마 아이들도 마찬가지일 텐데 말이다.              


  


 항상 곁에 있어서, 아이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을 잊고 있었다. 

 내가 더 힘을 내고 살아가야 할 이유는 여기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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