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신기한 것들은?
OINK라는 말이 있다. 흔히 아는 뜻으로는 돼지 울음소리 '꿀꿀'을 영어로 쓴 oink oink로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에 사는 외국인들에게 oink라는 말은 Only in Korea라는 말을 줄인 표현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흔히 그 문화는 그 나라를 대표하는지라 정말 비슷하면서도 다른 점들이 많은데, 외국인들은 한국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특징적인 것들이 있을 때마다 OINK라는 말을 쓰면서 한국의 문화를 이야기하곤 한다. 특히나 페이스북 그룹을 더 활성화하여 사용하고 있는 외국인들에게 꽤 유명한 OINK라는 페이스북 그룹도 있다. 돼지 캐릭터가 그려져 있는 이 그룹 방에서, 우리는 그냥 지나쳤을지 모를 다양한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을 보곤 한다. 물론 여기에는 긍정적인 것도 있지만, 부정적인 이야기도 많고, 바보 같은 것들도 많다. 이 페이스북 그룹에서 뿐만 아니라, 문화교류활동을 통해서 만난 외국인들에게 전해 들었던, 그리고 친한 외국인들에게 들어왔던 그들의 입장에서 바라본 한국에만 있는 한국의 특징적인 것들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이면서 재미있고 신기해하는 것은 바로 술 문화이다. 알코올 소비량이 높은 우리나라에서는 사실 친구들끼리 가볍게 한잔 혹은 술 게임과 함께 죽도록 달리는 경우도 많다. 술 게임은 어찌나 다양하고 재미있게 술을 마실 수 있는 방법이 많은지, 조용히 앉아서 혹은 이야기만 계속하면서 돌아다니면서 서서 술을 마시는 외국인들과는 정말 다르니 재미있어한다. 1차에서 끝나지 않는 술자리도 많아서 이렇게 다양한 자리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술을 마실 수 있는 게 진짜 다르다. 또한 아시아 문화의 특징 중 하나인 회식문화가 발달되어 있는 것도, 아시아인의 고정관념을 만들어 낸 것 중 하나이다. 소주처럼 가격이 싸면서 도수가 센 술들로 금방 취할 수도 있고, 다양한 맛을 가지고 있는 막걸리도 매력적이다. 잔은 항상 다른 사람이 채워주어야 한다는 것과, 윗사람 앞에서는 꺾어 마셔야 하는 나이를 중시하는 술 문화도 신기해한다. 무조건 안주와 함께 술을 즐겨야 하는 한국의 술 문화이지만, 외국에서는 보통 술만 마시는 경우가 많다. 특히나 아시아인의 30%가 가지고 있는 Asian flush는 술을 분해하는 효소가 없어서 정말 미친 듯이 얼굴이 빨개지는 것인데, 외국인들에게는 흔한 일이 아니기에 한국적인 현상으로 보기도 한다. 흔히 한국에서는 술이 센지 아닌지를 얼굴이 빨개지는 정도로 판단하곤 하는데, 술이 세냐는 질문 자체를 들어본 적 없는 외국인들이 많다. 그리고 그런 질문을 직장에서 흔히 한다고 하면 또 충격을 받는다. 이런 것들 중에서도 외국인들이 가장 최고로 꼽는 것은 바로 어디서든 술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서양권에서처럼 Liquor shop이라고 해서 따로 술을 파는 곳을 가야지 술을 살 수 있는 게 아니라, 편의점이나 마트 같은 가까운 곳에서 언제 어디서나 술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술을 야외라면 그 어느 곳이든지 마실 수 있는 게 너무 좋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한국에 오래 거주한 외국인들이라면 편의점 앞에 있는 테이블에서 싸고 간단하게 술을 마시면서 이야기할 수 있는 것들을 정말 좋아하더라. 그러면서 이렇게 술을 쉽게 구할 수 있고, 어디서나 마실 수 있고, 싼 가격에 살 수도 있는데, 한국에서는 알코올 중독에 걸린 사람이 적다는 데 놀라워한다. 매일 회식을 하면서 쓰라린 위를 부여잡고 또 새벽같이 출근하는 한국의 직장인들이 대단하다고 말한다. 한국인과 술 문화는 정말 할 이야기가 많은 대표적인 OINK일 것이다.
*영어 표현
소주 Soju
: a Korean alcoholic drink typically made from rice or sweet potatoes.
나는 주로 소주를 한국의 rice wine인데 일본의 sake랑 정말 비슷한 거라고 말하면 쉽게 알아듣더라.
유럽권 애들은 j를 y로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기에 소주가 아닌 소유로 평생 이야기하는 애들도 많았다.
소주는 모든 외국인들이 한국적인 drink로 꼽는 것이라, 기념품으로 팩소주를 사가는 외국인도 많다.
한국에서 커플인지 아닌지는 정말 중요한 문제이다. 우리는 흔히 연인이 없는 사람을 loser로 보기도 하고, 커플이 아닌 것에 정말 외로워하기도 한다. 이는 커플 문화가 많이 발달되어 있는 한국에서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일인데, 그래서인지 너무나도 특징적인 커플 문화를 OINK로 꼽는 경우가 많다. 먼저, 커플 문화의 대표적인 것은 바로 다양한 커플 아이템이다. 커플티부터 커플 신발, 커플 롱 패딩, 커플 시계, 커플 모자 등등. 정말 모든 코디를 완벽하게 세트로 맞춘 커플들을 보면서 너무 귀엽다고 말하는 외국인들도 있지만, 진짜 싫다고 하는 걸 보면 다 개인의 취향 차이인 것 같다. 그렇지만 모든 외국인들이 too much로 꼽는 건 바로 커플링이다. 커플링은 결혼을 했을 때만 맞추는 걸로 여겨지는 지라, 결혼할 사이가 아닌 단순한 연인 사이에 커플링을 맞추는 건 정말 이상하다고 생각한다. 한국 커플의 데이트는 영화관, 레스토랑, 카페를 반복한다고 하더라도 주로 밖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집이 아닌 곳에서 무언가를 하는 게 워낙 비싼 서양문화에서는 주로 데이트를 집에서 많이 하기에 데이트 비용을 생각하는 경우가 더 많다. 그래서인지 한국의 데이트를 위한 다양한 룸이 있는 것들도 신기해한다. 한국에 오래 있어 한국을 잘 아는 외국인들은 오히려 이 룸 문화를 즐기더라. 대표적인 콩글리쉬 중 하나인 스킨십은 사실 skinship에서 온 말이 아니라, 굳이 영어로 말해보자면 physical affection 정도 될 것이다. 이미 스킨십이라는 말 자체가 없는 외국인들은 애정표현을 하는데, 즉 스킨십을 하는데 훨씬 더 자유로우면서도 또 막상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한국에서는 연인이라면 어디를 가든 어떤 상황에서든 무조건 손을 꼭 잡고 다녀야 하지만, 서양권에서는 아무리 오래된 연인이더라도 손을 잡고 다니거나 팔짱을 끼는 경우가 오히려 잘 없다. 그렇지만 진한 키스를 어디서나 서슴지 않는 외국인 커플들을 보면 또 그 스킨십의 정도가 다른 것 같기도 하다. 외국인과의 연애가 조금 더 보편화되고 있는 요즘, 너무 다른 커플 문화는 정말 흥미롭다.
*영어 표현
SOLO 솔로 (X) -> SINGLE 싱글 (O)
애인이 없다고 말할 때, '나 솔로야'가 아니라 '나 싱글이야'라고 말해야 맞는 표현이다.
썸남, 썸녀, 썸 (X) -> seeing someone (O)
썸을 탄다는 말은 한국에서 만들어진 표현이기에, I have some 같은 표현을 하면 절대 못 알아들을 것이다. 애인은 없지만 가볍게 만나는 사람이 있다고 말하고 싶을 땐, seeing someone을 쓰면 된다.
한국인들이 많은 길거리를 지나갈 때면 외국인들이 꼭 물어보는 게 있다. 왜 한국인들은 모두 비슷한 스타일을 하고 있어서 다 똑같이 보이느냐고. 예를 들면 이런 거다. 다들 비슷한 스타일의 겉옷을 입고, 이번 시즌 유행하는 스타일의 신발을 신고, 너무나도 비슷한 아이템들을 들고 다니는 것이다. 가을이면 일명 바바리라고 불리는 베이지색 겉옷을 입은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듯이, 그 시즌에 맞는 그 특유의 옷차림이 한국에 있는 것 같다. 안경도 무조건 큰 안경을 쓰고, 덥수룩한 앞머리가 있는 버섯모양?의 헤어스타일이라던지, 아줌마라면 누구나 하고 있는 파마머리라던지. 개성이 있는 스타일이기보다는 오히려 올해 사회적으로 유행하는 그대로를 입고 다니는 비슷비슷한 스타일이 많다는 것이다. 또 외국인 여자 친구들도 하나같이 말하는 게, 한국 여자들의 메이크업 스타일도 너무 비슷해서 별다른 특징이 없다는 거다. 물론 한국 여자들이 예쁜 건 누구나 인정하지만, 모든 이들이 같은 스타일을 유지하려고 하는 게 정말 신기하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그 어디를 여행을 가보더라도 한국인 여행자는 꼭 티가 난다. 꽃무늬 셔츠 혹은 드레스에 큰 창이 있는 밀짚모자 말이다. 이 모든 것은 유행에 너무나도 민감한 한국 문화를 말해주기도 하면서, 너무 튀는 사람은 이상하다고 여기고 나와 다른 사람은 나쁘다고 판단하는 한국 사회를 나타내고 있는 것 같다.
*영어 표현
바바리코트 (Berberry coat) (X) -> 트렌치코트 Trench coat (O)
흔히 이야기하는 바바리코트는 브랜드 명을 그대로 가져다 쓰는 경우이기 때문에, 트렌치 코트라고 해야 맞는 표현이다.
잠바, 코트, 자켓, 패딩, 무스탕 등 각각의 명칭을 사용하지 않고, 흔히 winter coat 혹은 winter jacket으로 통칭해 부르는 경우가 많다.
외국인들이 한국에 와서 가장 실질적으로 놀라는 건 바로 휴지일 것이다. 일명 두루마리 휴지로 알려져 있는 이 휴지는 한국인이라면 집안 곳곳에서, 그리고 어디서나 흔히 보아왔을 것이다. 서양에서는 이 휴지를 화장실에서만 쓰는 화장실 휴지로만 사용을 한다. 그래서 이 화장실 휴지가 식탁 위에 떡하니 올려져 있는 걸 보면 엄청난 충격을 받는다. 주로 각티슈나 곱게 접혀있는 휴지를 쓰고, 다른 아시아권에서는 이런 휴지를 레스토랑에서 쉽게 만나볼 수 없기에 직접 들고 다니는 경우도 많았다. 또한, 물티슈가 흔한 것도 한국의 문화 중 하나인데, 물티슈는 주로 아가들을 위한 용도로만 쓰이는 게 전부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마트에서 물티슈만을 파는 경우도 없기도 하고, 또한 물티슈를 너무나도 유용하게 사용하는 한국에서의 문화를 신기해한다. 우리는 어렸을 적부터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휴지를 이렇게 다르게 느낄 수 있다는 게 정말 신기하다.
*영어 표현
물티슈를 영어 그대로 water tissue라고 하지 않고, wet wipe라고 더 많이 쓰고, wet tissue라고 쓰기도 한다.
한국에 온 외국인들이 놀라는 것 중 하나는 바로 수건이다. 한국인에게 수건이라 함은 우리가 생각하는 바로 그 적정 사이즈의 물건일 뿐인데, 외국인들은 이렇게 작은 타월로 온 몸을 닦을 수 있는지 깜짝 놀란다. 그들은 보통 우리가 알고 있는 목욕 타월. 혹은 비치 타월로 쓰이는 한국에서는 호텔에서만 흔히 볼 수 있는 큰 타월을 주로 사용한다. 한국에 온 외국인들을 당황시키지 않으려면 작으면 작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인 수건 사이즈부터 체크해야 한다는 게 신기하다.
한국에서 살면서 우리는 너무나도 당연하게 여기고 있던 것들을 외국인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정말 신기해진다. 작은 부분이었던 것이 지극히 한국적인 문화가 될 수 있고, 그들에게 새롭게 느껴지다니. 이 밖에도 정말 다루고 싶은 한국적인 OINK들이 많은데, 가장 대표적인 몇 가지만 적어보았다. 외국인들과의 교류를 통해서 새로운 입장에서 한국의 문화를 바라볼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이다. 그리고 OINK를 통해 살펴본 한국문화가 더욱 흥미로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