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외국인들을 만나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를 때는?
우리는 영어 교과서에서 배웠다. 처음 외국인들을 만났을 때 영어로 어떻게 인사해야 하고, 그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하는지. 대표적인 예로는 Hello, how are you?라고 묻고, I'm fine, thank you.라고 대답을 한다는 것. 오늘 날씨와 직업에 대해서 이야기한다는 것 정도 말이다. 하지만 실제로 외국인을 만나는 상황에서는 배웠던 것과는 다른 상황이 전개된다. 왠지 모를 부끄러움과 함께 I'm fine, thank you. And you?라고 이야기는 했지만, 그냥 그렇게 끝나고 만다. 영어가 많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할지 몰라서 그냥 이렇게 어색하게 끝나버리는 것이다. 특히 영어권 문화에서는 서로 친해지기 위한 (굳이 궁금하지 않아도) Small talk가 필요하다. 친해지기 위해서 짧게 대화하는 문화인데, 처음 만나는 사람과 대화를 해야 하는 게 한국인에게는 더욱 어색한 경우가 많은 게 사실이다. 우리가 텍스트로만 배웠던 Small Talk 주제들인 날씨와 직업 이야기하기 말고도, 한국에서 만난 외국인들에게 Small talk를 넘어 영어로 대화를 계속 이어나가기 좋은 주제들을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먼저, 한국에 온 외국인들이라면 일단 모두가 대답할 수 있는 한국에 온 이유와, 언제 한국에 왔는지에 대해서 물어보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 그리고 전부 다 그렇다고는 할 수는 없겠지만, 기본적으로 한국에 온 이상 한국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한국에 온 이유가 여행이나 일 등 어찌 되었든 간에, 한국에 와서 직접 경험하면서 좋았던 점이라던지, 한국에 와서 자신의 나라와 다른 점들이 있어서 특히 인상적이었던 게 있었는지 등등. 쉽게 한국에 대한 질문들로 시작해볼 수 있다. 실제로 한국에서 좋은 게 뭐야?라고 물어보면, 정말 다양한 분야에서 그들의 생각을 들어볼 수가 있게 된다. 그래서 항상 외국인들과 계속 대화를 진행할 수 있는 주제로, 한국에 와서 좋은 점, 혹은 한국에서 좋은 것들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물어볼 수 있다.
영어 표현
How's your life in Korea?
What do you like the most in Korea?
What's your favorite thing in Korea?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좋아하는 것 중에 절대 빠지지 않는 것은 바로, 한국 음식이다. 음식은 어떤 상황에서든지 대화를 나누기에 좋은 주제다. 특히나 한식의 경우에는, 종류도 정말 많고, 너무나도 맛이 있기에 할 이야기가 무궁무진해진다. 한국음식은 선택의 폭이 정말 많은지라 채식주의 자건, 무슬림 종교를 가지고 있건, 어떤 상황에 처해 있든지 각자의 좋아하는 음식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그 누구나 상관이 없다. 그래서인지 실제로 외국인들에게 가장 좋아하는 한국음식을 꼽으라고 하면, 너무 어려운 질문이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한식을 좋아하는 외국인들이 많기 때문에, 좋아하는 한국 음식에 대해서 꼭 물어보자. (외국인들이 좋아하는 한국음식 BEST 5는 예전에 쓴 글에서 확인해볼 수 있다.)
영어 표현
Do you like Kroean food?
What'r your favorite Korean food?
외국인들과 이야기를 할 때 문화는 절대 빠질 수 없듯이, 한국에 온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특이한 문화에 대해 알려주면서 대화를 진행할 수도 있다. 우리는 한국에 살면서 너무 일상적이라 딱히 생각해보지는 않았던 것들이, 외국인들의 눈에서 확인해보면 신기한 경우가 많이 있다. 그중에 내가 꼭 알려주는 것은, Korean age이다. 주로 생일이 지나야 1살을 더 먹는 그들에게, 한국에서는 태어나자마자 1살이 되고, 1월 1일이면 다 같이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큰 충격이다. 이 사실을 대충 들어서 알고 있는 외국인들도 있고, 아니면 아예 처음 들어보는 경우들도 있다. 또한 한국에만 있는 매월 14일 데이들을 신기하게 생각하는 경우도 있는데, 사랑하는 사람들이 서로 선물을 주는 발렌타인 데이가 아니라 남자들이 초콜릿을 받는 한국의 발렌타인 데이라는 것, 화이트 데이나 빼빼로 데이 같은 한국 고유의 날들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면 참 재미있어한다. 이 밖에도 정말 다양한 한국적인 문화들을 알려주면서 대화가 계속 진행될 수가 있다.
다음으로 한국 로컬들만이 알려줄 수 있는 정보들을 주는 것 또한 좋은 대화의 주제가 될 수 있다. 그들이 가이드북에서 확인했던 것 말고, 한국 로컬로서 알려줄 수 있는 정보들을 주는 것이다. 거창해 보이지만,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내가 특히 좋아하는 지역이나 레스토랑에 대해서 이야기해주는 것, 명동 말고 쇼핑하기 좋은 곳을 알려주는 것, 지금 이 때는 어디에 놀러 가야 좋다는 것, 그리고 한국에서 서울 말고도 예쁜 도시들이 많다는 걸 알려주는 것 등등 말이다. 한국 로컬 친구가 알려주는 꿀팁들이 많아서, 외국인들이 참 좋아하는 경우가 많다. 나는 주로 내가 좋아하는 삼겹살 맛집, 그리고 걸어 다니기 좋은 고즈넉한 서촌, 서울의 센트럴 파크인 서울숲에 꼭 가보라고 이야기해주곤 한다.
마지막으로, 모든 외국인들에게 꼭 필요한 거. 바로 그들에게 필요한 한국어를 알려주는 것이다. 책에서 보고 오디오에서 들었던 것 말고, 직접 한국 로컬에게 듣는 발음. 그리고 이럴 땐 이런 표현을 하면 좋다던지, 아니면 한국에서 요즘 유행하는 slang들에 대해서 알려주면, 너무나도 유용한 대화가 된다. Hi, Hello처럼 간단한 인사가 아니라, '안녕하세요'라고 정확히 말해줘야 한다는 것. 언제 어디서나 쓸 수 있는 '감사합니다'와 'Excuse me'를 많이 쓰는 외국인들에게는 유용하게 쓰일 '잠시만요' 아니면 술잔을 기울일 땐 '건배'나 '짠'을 외쳐야 한다고 알려준다던지. 내 눈 앞에 있는 것들을 한국말로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알려줘도 좋다. 이런 기본적인 대화들을 한국어로 어떻게 이야기하고, 어떻게 발음해야 하는지 알려주다 보면, 대화가 정말 끊임없이 진행이 된다.
외국인들을 만나 영어로 많은 대화를 하고 싶었지만, 어떤 주제로 이야기해야 흥미롭게 계속 대화가 이어질지 몰라 벙어리가 되었던 분들에게. 외국인들과 어떻게든 소통을 하고 싶었는데, 딱히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할지 몰라 아무 말도 하지 못했던 분들에게. 너무나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외국인들과 대화하기 좋은 주제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어쨌든 대화의 기본은 소통이니까. 그들과 소통을 하면서 때와 장소에 따라서, 그리고 그 외국인에 따라서, 이런 주제들을 기본으로 더욱 다양한 소재들과 함께, 제대로 된 소통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