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어빌리티한 책 고르는 방법

'옷이 날개다'라는 옛말이 틀린 것은 아니다.

'리커버'라는 말을 아는가? 내용은 같은데 표지만 다르게 내는 것을 말한다. 출판사에서는 판매량이 유의미한 것을 기념해서 표지를 바꿔 낸다. 표지만 바뀌었을 뿐이지만 '소장각(소장하고 싶은 욕구가 드는 것)'이라며 반가워하는 입장과 하나의 유행이 되어 버린 것을 두고 '우려먹기'가 아니냐는 비판이 맞다.


인터넷 서점의 양대산맥인 Y플랫폼과 K플랫폼에서 '리버커'를 검색하니 '~만부 판매 기념', '~쇄 기념' 등 유의미한 판매량을 보인 책들이 새옷을 입었다. 각 플랫폼에서만 다루는 리커버들도 존재한다. 인터넷 서점의 양대산맥인 Y플랫폼과 K플랫폼에서 '리커버'를 검색하니 '~만부 판매 기념', '~쇄 기념' 등 유의미한 판매량을 보인 책들이 새옷을 입었다. 각 플랫폼에서만 다루는 리커버들도 존재한다. 소비자의 구매 심리를 자극하는 희소성 전략이다.


9791187011576.jpg 출처: 교보문고


마트에서 싱싱한 생선을 고르는 심정으로 책을 고른다. 이런 책이면 좀 폼나지 않을까 하고 골랐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이 옷을 좀 갈아입으니 원전을 읽는 느낌이 날 것 같다. 열린책들 출판사에서 나온 세계명작들을 표지 때문에 전권 소장하고 싶었음을 슬그머니 고백한다. 소와다리 출판사에서 초판본으로 낸 책들도 소장각으로 구매했었다.


책인지 신문인지 아리송해 보이는 책은 오브제(objet. '인테리어 소품'이라는 말로 대체해도 된다.)으로 활용해도 좋을 것 같다. 제목이 좀 길다. 《왜 당신은 다른 사람을 위해 살고 있는가》이다. 《데일리 필로소피》라는 책을 흥미롭게 읽었는데 내친 김에 이 책도 읽어 볼까나 하는 욕구가 생긴다.


9791191369540.jpg 출처: 교보문고

선망하는 대상이 읽는 책을 따라 읽는 건 어떨까? 1화에서 밝힌 '텍스트힙'을 주도하는 20대들은 연예인 따라서 책을 읽기도 한다. '연예인 책'이라고 구글링하니 '연예인'이 쓴 책들도 나온다. <효리네 민박>에 나온 아이유는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을 읽고 있었고 유튜브 채널에 나온 BTS의 리더인 RM은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이라는 스테디셀러를 소개했다.


스크린샷 2024-09-28 211120.png 출처: JTBC 유튜브 채널
스크린샷 2024-09-28 212211.png 출처: DAZED 유튜브 채널

이 글을 쓰는 2025년 2월 10일 현재 아이브의 장원영이 읽고 있다는 책 《초역 부처의 말》이 베스트셀러 1위를 지키고 있다. 이번만이 아니다.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또한 베스트셀러에 올랐다.(이 책은 <나 혼자 산다>에 나온 하석진이 추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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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일일칠 / TEO 유튜브 채널


연예인 따라 책을 읽는 이들을 폄하하는 시각도 있지만 아무렴 어떠겠느냐는 입장이 더 우세하다. 심지어 '패션 독서'라는 키워드로 주목을 끄는 콘텐츠도 있다.

스크린샷 2025-02-10 223500.png 듁서가 패션이 될 수 있을까?


디올 대신 책을 들기로 마음 먹은 그대의 이목을 끄는 책은 어떤 것인가? 원서 느낌의 양장본,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흠잡을 데 없는 책, 타임머신 타고 돌아간 듯한 초판본, 연예인들이 읽은 책. 뭐든 좋다. 당신이 책 표지를 열고 본문을 펴보는 그날까지 응원한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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