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다도 모르는 AI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Bing Image Creator)에 내 초상화를 의뢰한 적이 있다. 이런 한글 프롬프트를 작성했다.
긴 머리와 검은 안경을 쓴 16년 차 국어 교사 김금진의 초상화. 그녀는 봄 햇살 아래 초원을 달리고, 미소를 지으며 자기개발 증명서를 들고 있다. 배경에는 그녀를 응원하는 500명 이상의 사람들이 있다.
이 프롬프트의 핵심은 '16년 차 국어 교사', '자기계발 증명서', '500명 이상의 사람들'이다.
긴 머리와 검은 안경을 쓴 16년차 한
네 장의 이미지 어디에서도 내가 '국어 교사 김금진'인 것을 알 수 없다. '16'이라는 숫자는 단 하나의 이미지에만 나타났을 뿐이다. 그것으로 그림 속 인물이 16년 동안 국어를 가르쳐 온 사람인 것을 어떻게 알 것인가? '자기계발 증명서'에는 외계어 투성이이다. '500명 이상의 사람들'은 어림수로 대체된다.
한국어가 어설픈 건 미드저니도 마찬가지이다.
작성한 프롬프트는 다음과 같다.
Vibrant and high-resolution banner showcasing a korean rice punch in a glass, surrounded by an array of rice, the background features warm shades of brown, reminiscent of a breezy autumn day, text on the banner highlights 'Made by korean'. The style of the text is traditional.
프롬프트에서 '식혜'와 '전통적인 스타일의 서체'를 언급했음에도 미드저니는 내게 무수한 밥풀만 날릴 뿐이다.
뿐만 아니다. 안드로이드용 한국어 스터디 앱 아이콘을 부탁했더니 어김없이 외계어 시전을 보여 준다. 듣도보도 못한 자음과 모음의 조합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불꽃놀이 효과를 내기 위해 아래의 프롬프트를 입력하며 '혹시나' 했던 기대도 여지없이 무너졌다.
The word "한글" created with golden light painting, each stroke glowing with a warm and radiant effect, faint sparkles surrounding the letters, a dark gradient background fading into shadows, ultra-detailed and elegant, hd quality.
한글이 아니라 '내 천(川)'을 그려낸 이미지에 허탈하다. '한글'을 쓰지 못하는 AI에게 'ㄱㄴㄷ'부터 가르쳐야 할 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