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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원 Oct 17. 2023

아빠 나 사랑하지요?

  아내의 둘째 출산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오랜 시간 기다려 온 둘째와의 만남이 설레기도 하면서 수술을 앞둔 아내가 걱정되기도 한다. 하루에도 몇 번씩 마음이 카멜레온처럼 색을 바꾼다.


  출산일이 다가오면서 새로운 걱정거리가 하나 생겼다. 얼마 전까지 동생이 세상에 나오기를 마냥 손꼽아 기다리는 것 같았던 딸내미의 모습이 심상치 않다. 지난 주말 새벽 이틀을 연이어 이불에 지도를 그리고, 토하기도 하던 아이. 그저 컨디션이 좋지 않아 그랬거니 생각했었는데 단순한 컨디션 탓이 아닌 것 같다.


  "아빠 나 사랑하지요?"


  "아빠, 내가 넘어지면 속상해?"


  "아빠는 내가 소중해?"


  지금까지 엄마 아빠의 관심과 사랑을 단 한 번도 의심하지 않았던 딸내미의 낯선 질문들. 처음에는 '얘가 왜 이러지?'라고 생각하며 때아닌 어리광을 부리나 싶었는데, 딸내미도 동생의 탄생이 설레고 기다려지면서도 한편으로는 아빠 엄마의 마음이 동생에게 집중될까 봐 걱정이 되는 것 같다. 딸내미의 낯선 모습이 귀여우면서도 짠하다.


  나와 아내 모두 지인들이 공통적으로 듣는 말이 있다. '둘째는 사랑이더라'는 말. 둘째가 생기면 자연스레 우리의 관심이 많이 쏠리게 될 것 같은 게 사실이다. 아직 엄마 아빠의 도움 없이는 어느 것 하나 할 수 없는, 세상이 너무나도 낯선 존재인 둘째에게 많은 관심을 줘야겠지만 사랑스러운 첫째도 섭섭함이 없도록 잘 보살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둘째의 합류. 우리 가족에게 앞으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궁금하다.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상상의 나래를 펴다가 현실로 돌아오기를 수도 없이 반복한다. 아이가 무탈하게 세상에 잘 나왔으면 좋겠고, 아내가 씩씩하게 수술을 잘 받고 잘 회복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생전 처음으로 온갖 걱정으로 머릿속이 복잡할 우리 딸내미도 아빠와 엄마는 늘 자기편임을 기억해 줬으면 좋겠다.


더불어, 온갖 생각으로 머릿속이 복잡한 오늘 밤이 얼른 지나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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