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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리안 야야뚜레 Jul 15. 2023

사람들은 축구팀을 왜 응원할까?

EP. 2 우리 팀을 응원하게 하려면 어떻게 하지?

축구팀에

푹 빠진 경험


"어떤 팀을 좋아하세요?"


축구를 좋아한다는 사람을 만나면, 기쁜 마음으로 이렇게 먼저 묻는다. 축구를 좋아한다는 그 자체만으로 내적 친밀감이 생기고, 마음의 장벽이 허물어진다. 공감대가 갖는 힘은 강력하다. 그렇기에 축구를 좋아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늘 반갑다. 내가 응원하는 팀을 좋아하든, 싫어하든 그건 크게 중요치 않다. 아이스 브레이킹 같은 개념이기에 큰 의미를 두진 않는다. 하지만 단 한 번도 이런 상황에서 첫 질문을 이렇게 물어본 적은 없다. "어떤 선수를 좋아하세요?".


물론 홀란드나 음바페처럼 최근 엄청나게 라이징하고 있는 스타에 대한 이야기. 혹은 이적과 숱한 염문설로 화제가 되었던 선수에 대한 질문은 해봤다. 하지만 적어도 첫 질문은 늘 "어떤 팀을 좋아하세요?"였다. 이처럼 축구는 팀 베이스의 스포츠이다. 그리고 그 팀이 존재하기에 그 안에서 활약하는 선수가 돋보이는 것이다. 아마 축구를 좋아한 사람이라면 한 번쯤 하나의 축구팀을 응원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메시나 호날두처럼 팀 그 이상의 퍼포먼스를 보여준 슈퍼스타들은 팀보다 그 선수를 응원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 마음이 깊든 얕든 하나의 팀을 응원해 본 경험. 분명히 딱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본질적인 궁금증 하나가 생긴다. 축구뿐만 아니라 여러 팀 스포츠에서 왜 우리는 팀을 응원하게 되는 것일까? 굉장히 당연하게 응원했고, 한 번도 고민해보지 않은 지점에 대해 사유가 시작됐다. 아마 축구팬으로서 어떤 팀을 응원하고 있다면, 앞으로의 글이 꽤나 재밌게 읽힐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하려는 PROJECT 100이 팬들이 응원하는 아마추어 축구팀을 만들려고 하는 것이기에, 그 본질에 대해 깊숙이 파고들어 가야만 했다.




스포츠에

나를 투영하다.


팀을 응원하는 데에는 저 마다 다른 이유가 있다. 보편적으로 지역 연고가 있거나, 압도적인 순위를 자랑하거나, 플레이 스타일이 너무 내 스타일일수도 있다. 아니면, 어렸을 적 부모님 손을 잡고 찾아갔던 그 스타디움. 어떤 한 번의 순수한 경험으로도 그 팀의 팬이 되기도 한다. 이처럼 객관적이고 정량적으로 이 팬심이 생기는지 분석하는 것은 사실 어렵다. 그만큼 좋아한다는 라는 단어의 말도, 지독하게 주관적이다. 스스로에게 물어도 그렇다. "내가 좋다는데 무슨 이유가 필요해?" 


하지만, 나는 이유를 분석해내야 했다. 왜냐면 그 사람들의 심리를 알아야, 우리가 원하는 프로젝트를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확하게 이유를 파악해 보고, 그다음 그에 맞게 우리의 전략을 짜야했다. 내가 생각하는 팬들이 이 팀을 응원하는 이유는 크게 3가지였다.


1. 현실 속에서 찾기 어려운 비현실성.

단어가 어렵다. 조금만 풀어서 쓰자면 '낭만'같은 것이다. 우리의 인생은 쳇바퀴 굴러가듯 굴러간다. 일확천금을 바라지만 쉽지는 않고, 갑자기 내 인생이 변할 확률도 극히 드물다. 아니 거의 없다. 토요일 오후, 로또를 사면서의 설렘은 결국 일요일에 다음날 출근하고 싶지 않다로 이어진다. 무한 루프다. 이렇게 살지 않는 사람도 많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겪는 일상일 것이다.


하나 축구에서만큼은 기적이 일어난다. 축구공이 둥글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우승 확률 0.001%의 팀이 그 리그에서 기적을 일궈내며 우승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 누가 봐도 압도적인 실력차가 두드러지는 상대지만, 치열하게 도전하고 한발 더 뛰면서 언더독의 승리를 쟁취하기도 한다. 이처럼 우리가 현실에서 보기 힘든 그런 기적들이 축구판에선 1%의 가능성일지라도 존재한다. 그리고 그걸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는 선수와 감독, 팀의 모습에 우리를 투영한다. 왠지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고, 그 약간의 가능성 때문에 오늘 하루의 힘을 내기도 한다. 이런 도전정신과 가슴속 뜨거움이 계속 우리의 발걸음을 축구 경기장 앞으로 향하게 하는 것이다.


2. 입이 떡 벌어지는 화려한 플레이.

축구팀은 말 그대로 상대방을 이 기기 위해 존재한다. 그렇기에 선수 개개인의 실력, 감독의 전술등이 그토록 중요한 이유다. 축구팀을 좋아하는 여러 가지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이것이다. 그 팀의 색깔, 그리고 그 팀 안의 선수가 너무 내 스타일일 때. 주관적인 이야기지만, 이 글을 쓰는 나는 개인적으로 골을 많이 넣는 스트라이커보단 중앙에서 지휘하고 조율하는 미드필더의 역할에 더 애정이 많이 간다. 그렇기에 호나우두보단 지단이었고, 즐라탄보다는 피를로를 더 좋아했다. 이처럼 자신의 취향이 듬뿍 담길 수밖에 없다. 


그런 취향에 맞는 팀의 전술과 선수가 있다면, 그 팀을 응원하게 된다. 그 선수의 플레이를 보고 싶어서일 수도 있고, 그 팀이 추구하는 전술이 매력적일 수도 있다. 그게 뭐가 됐든, 말 그대로 하나의 팀이 보여주는 퍼포먼스에 매료된다.


3. 지역을 대표하는 우리 팀.

태어난 지역의 힘은 굉장히 강력하다. 괜히 지연이란 말이 있는 게 아니다. 연예인이 우리 동네 출신이라면 괜히 응원한다. 대통령의 고향이 어디인지 궁금하고 많은 프로 스포츠가 지역의 이름을 왜 따는지는 이유가 명확하다. 그만큼 내가 나고 자란 지역은 그 사실만으로도 팀을 응원할 당위성을 갖는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이런 지역을 기반으로도 라이벌리가 생기고, 그 라이벌리에 이입하면서 더 이 팀에 대한 애정을 갖기도 한다. 


인간의 본능 같은 것이다. 내가 속한 무언가에 소속감을 느끼는 것. 내가 보고 자란 이 도시를 대표하는 팀이 있다면, 아예 연고도 없는 다른 팀보다는 한번 더 눈길이 간다. 우리 도시를 대표하는 팀이 없다면, 그 범주는 조금씩 커진다. 시에서 도가 되고, 도에서 나라가 된다. 축구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이어도, 축구 국가대표 팀의 경기는 챙겨보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어딘가를 대표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팬을 얻을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된다.


자, 이렇게 3가지 이유 정도로 축구팀의 팬이 왜 생기는지를 알아봤다. 무 자르듯이 삼분할 할 수는 없고, 이 마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은 하겠지만 이렇게 분류해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이제 PROJECT 100에 투영해 봤다. 우리 팀은 어떤 포인트를 공략해야 할까? 


"하지만 이게 웬 걸?"


그 어느 것 하나도 해당하지가 않았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억지로 해당하게 만들 수는 있었지만, 굉장히 작위적이었다. 비현실적이기도 했고. 여기서 한 번 더 고민은 시작된다. 어쩌면, 저 세 가지가 아니라 다른 이유로도 팬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그 해답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나랑 비슷한 사람 

같은데?


"어? 근데 저 사람은 저런 도전을 하네?"


비슷한 사람. 나랑 별차이가 없는 것 같은 사람. 일반적이고 평범한 사람. 만약 그런 사람이 진지한 도전을 한다고 했을 때 우리는 왠지 모를 공감대가 형성된다. 축구를 기깔나게 잘하지 않아도, 이 팀의 연고가 특별하지 않아도, 어떤 기적을 이뤄내지 못하더라도. 팀을 만들고 도전하는 것에 관심이 생긴다. 왜냐면 나랑 다를 것 없는 평범한 사람들이니까. 


이 지점을 공략하기로 마음먹었다. 실제로 그랬다. 지금 현재 우리 팀에 있는 선수들은 축구 선수 출신들도 물론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선수가 더 많았고. 동시에 본업이 있다 보니, 현실적인 부분에 부딪혀 훈련이나 경기에 제대로 참여를 못하는 선수들도 많았다. 아쉬울 순 있으나 이게 더 진짜 아마추어 축구팀의 모습이다. 왜냐면 아마추어 축구팀인데 주업이 축구 선수일 수는 없다. IT 회사에서 개발을 할 수도 있고, 자영업을 할 수도 있다. 결혼을 해 자녀가 있는 아저씨일 수도 있고, 대학을 갓 졸업해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일 수도 있다. 


이런 평범한 사람들이 이렇게 팀을 만들고 뛰는 이유는 단순하다. '축구가 좋아서'. 조금 더 깊게 들어가면 '축구에 진심이니까' 그렇지 않다면 절대 본업이 있는 상황에서 이렇게 하지 못할 것이다. 이 팀은 엄청난 퍼포먼스를 통해 K리그 1부 리그에 들어가는 게 목표가 아니다. 평범한 일상을 살지만 축구를 하는 그라운드에서만큼은 축구선수 못지않은 뜨거운 열정을 갖고 뛰고, 그게 취미이자 스트레스 해소이며 동시에 하나의 로망 같은 것이다.


좋다.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의 진심이 담긴 도전. 이런 워딩이면 충분하다. 다른 팀들이 비주얼적인 것을 강조할 때, 우리 팀의 비주얼은 최대한 일반적이고 공감할 수 있는 톤 앤 매너로 가기로 했다. 그리고 그것이 어쩌면 축구 팬을 만드는 가장 니치한 방법이자 빠른 길일 것이다.


꿈을 꾼다는 것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박수를 보내고 응원을 한다. 하지만 진짜 꿈을 이루기 위해선 차갑고 냉정하게 전략을 세워야 한다. 그리고 그 머릿속의 기획을 실행으로 옮기고 계속 레슨 런을 얻을 때 비로소 꿈에 가까워진다. 이 꿈은 나와 함께하는 파트너의 꿈이기도 하지만, 내 이름을 걸고 하려는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할 거면 제대로 해야 하고, 그걸 제대로 할 때 또 다른 기회는 찾아온다. 그렇기에 가슴속 뜨거움을 차가운 뇌로 치환하는 것이 내 몫일 것이다.


다음 화는 우리 팀의 톤 앤 매너를 잡았으니,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과 콘텐츠 등을 다뤄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써보도록 하겠다. 그리고 7월 28일, 첫 번째 콘텐츠가 인스타그램에 발행된다. 그때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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