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야야뚜레 X 넷플연가, 모임을 하나 만들게 되다.
"이런 모임 하나 만들어보시는 것 어떠세요?"
"흠...얼마나 신청을 할런지 모르겠네요..."
꽤 오래전에 연락이 왔다. 연락을 받게 된 계기도 참 감사한 일이다. 내가 코리안 야야뚜레를 운영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었던 지인이 넷플연가 담당자에게 소개를 해준 것이다. 그 지인도 넷플연가에서 모임 호스트를 한 적이 있어서 다리를 놓아줬다. 축구로 모임을 만들어보면 어떻겠냐고. 나를 생각해준 것이 참 고마운 일이다. 그리고 축구라는 한 우물만 파다보니 이런 기회가 생긴 것 같아 뿌듯했다. 그렇게 담당자분이랑 꽤 긴 이야기를 나눴고, 축구라는 취향으로 모임을 열어보자고 결정이 됐다.
그것을 결정하기 전에 한 가지 걱정은 있었다. 넷플연가라는 플랫폼의 메인 고객층은 2030 여성이었고, 과연 축구라는 것에 큰 니즈가 있을까 싶었다. 물론 골때녀가 이끌고 있는 여자 축구 붐이 있다고 해도, 이렇게 축구만 다루는 모임에 오고 싶을까? 스스로 질문을 던져보면 그렇다는 확답을 내리기가 참 어려웠다. 대체적으로 여자분들에게 축구는 도전과 미지의 영역이 아닐까 싶었다.
그래도 뭐, 일단 해보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닐까? 라는 생각으로 주제와 상세 페이지 내용, 함께 보고 이야기를 나눌 콘텐츠를 선정하고 정리하여 담당자분에게 전달했다. 그렇게 알림 신청 기간이 끝나고, 본격적으로 모임이 오픈이 됐다. 감회가 새롭다. 이전에 FF라고 하여,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들끼리의 밋업도 해보고 축구 다락이라고 하여 같이 축구펍을 다니는 모임을 만들기도 했다. 모든 기획과 결정, 운영을 내가 해야 했고 그 과정에서 설렘과 즐거움도 있지만 걱정과 두려움도 있었다. 이렇게 어떤 플랫폼과 함께 내 모임을 만든다는 것이 누군가에겐 대수롭지 않을 일이지만, 내게는 참 감사한 일이다. 지금의 코리안 야야뚜레를 알아봐줘서 고마운 마음, 그리고 신청하는 사람이 누가 됐든 돈을 내고 이런 모임에 참여한다는 신기한 마음.
그렇게 모임은 오픈됐고, 오늘은 이 모임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고민했던 것들을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https://netflix-salon.com/meetups/2364
모임을 개설하기 전에 들었던 생각은 딱 하나다. 모임을 만드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다만 이 모임이 사람들의 어떤 포인트에 이끌려 오게 만드는 것은 아무나 못한다. 온전히 나의 능력이다. 즉, 정리하면 내 모임이 매력적으로 어떻게 보이게 할 수 있을까? 계속 고객이나 제 3자의 입장에서 고민을 시작했다.
결국엔 내 얼굴도, 코리안 야야뚜레라는 인스타그램 계정도 플러스 알파를 더하는 그것을 할 수 있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잘생긴 얼굴도 아니고, 코야뚜 계정이 뭐 축구팬들은 다 아는 그런 계정은 아니었으니...) 그렇다면 딱 하나 밖에 없었다. 진심이 전달되게 만들자. 내가 이 모임을 만들고 기획하는 것에 진심을 담자. 아직 인지도가 낮고 계정의 규모가 크지 않은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이지기도 했다.
그렇게 하나의 캐치 프라이즈를 내세운다. "IF YOU LOVE FOOTBALL? WE ARE FRIENDS!" 축구를 좋아한다는 것이, 혼자서 즐기는 나만의 취미가 아니라 그 즐기는 마음만 있다면 서로 친구가 됩시다. 다른 것은 다 모르겠지만, 여기에 오면 마음 맞는 축구 친구 딱 1명은 만날 수 있게 하겠다. 그거면 됐다. 그리고 나는 모임을 진행하면서 이것에 포커스를 두고, 모임의 분위기를 이끌어 나갈 것이다. 서로가 서로의 축구 친구가 될 수 있도록. 그렇게 본질적인 하나의 기둥이 세워지고, 이 모임의 Why가 명확해지자 술술 기획은 풀리기 시작했다.
어떻게 하면 서로 축구로 친구가 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에 대한 답으로 축구와 인생을 섞었다. 축구는 우리가 마음의 문을 쉽게 열게 만들 수 있는 공통 관심사라면, 그 안에서 친구가 되는 것은 그 사람의 인생을 엿봐야한다.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어떤 생각을 하고 사는지 등. 이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보일 때 그 인간에 대해 우리는 알 수 있다.
단순히 같은 팀, 예를 들면 맨체스터 시티를 좋아한다고 해서 모두 다 친구가 되지는 않는다. 말을 걸 수 있는 진입장벽은 낮아지지만 그 안에서도 나와 핏과 결이 맞아야 나중에도 연락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그렇기에 축구와 인생, 두 가지에 대해 이야기를 하자고 콘텐츠와 프로그램을 제안했다.
그리고 실제로 나는 축구와 인생이 닮아있다고 생각한다. 90분이란 짧은 시간안에 발생하는 치열한 땀방울과 쉽게 보지 못하는 기적, 그리고 팀쉽과 감독의 지략등. 한 편의 드라마라는 표현을 자주 쓰는 것처럼, 이런 일련의 과정이 우리의 삶과 굉장히 비슷하다. 그래서 총 모임의 4회차를 축구의 한 경기로 표현을 했고, 동시에 그 안에서 우리가 느낄 수 있는 삶에 대한 이야기를 녹여 냈다.
실제 모임 상세 페이지에 올라간 회차 마다의 주제.
1회차 : 라커룸 토크 - 축구는 팀 스포츠다
모든 축구팀엔 주장이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 주장의 영향력은 대단하죠. 힘들었던 팀을 다시 일어나게도 하고, 잘 나가던 팀이 와해되기도 합니다. 인생은 혼자 살 수 없듯, 축구도 11명의 팀 스포츠입니다. 우리가 속해 있는 여러 그룹에서 우리는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축구라는 스포츠에서 어떤 팀과 주장을 좋아하는지. 더 나아가 소속된 무언가, 그리고 우리가 느끼는 소속감. 그 안의 리더십과 팔로우십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해보아요. 동시에 이렇게 또 새로운 커뮤니티를 만들었는데, 어색함을 깨고 서로 친해져보도록 해요.
2회차 : 전반전 - 모든 시작은 두렵고 떨린다
전반전의 첫 시작은 늘 설레고 떨립니다. 상대팀이 어떻게 나올지, 우리 팀의 호흡은 어떨지 모르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초반 기선제압도, 상대방의 전술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만큼 떨리기 마련이죠. 축구의 전반전처럼 인생에서 떨렸던 순간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새롭게 도전했던 무언가, 그리고 가장 빛났던 우리들의 청춘. 그 치기어리고 도전정신 강했던 그 때를 떠올리며 대화를 나누다보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더 깊게 알게 될 거예요.
3회차 : 후반전 - 패배의 그림자가 드리워져도 끝까지
모든 축구 경기의 결과는 후반전에 갈립니다. 전반전에 설레는 마음으로 시작했다면, 하프타임에 우리의 정신과 전술을 가다듬고 다시 후반전으로 시작합니다. 이때 경기를 또 뒤집을 수 있기에, 축구는 후반전이 진정한 백미죠. 하지만 열심히 노력해도 실패할 때가 있습니다. 결과는 얻지 못해도 과정은 치열할 때가 많죠. 우리는 이번 회차 때 서로 실패했던 경험, 그리고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를 이야기하면서 되새겨볼겁니다. 그것을 마주하는 것은 힘들지만, 어쩌면 인생의 역전승을 위해 제일 필요한 것일수도 있죠.
4회차: 추가 시간 - 인생을 걸다
추가 시간. 몇 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경기는 이대로 끝날 수도, 혹은 결과를 뒤집을 수도 있습니다. 축구에서 추가 시간은 그만큼 모든 걸 걸만큼 간절한 순간이기도 하죠. 골키퍼가 골을 돕기 위해 올라오는 것만큼, 우리 인생에서 무언가 간절하게 바랬던 혹은 원했던 순간이 있을 겁니다. 이런 추가 시간처럼, 우리가 애정하고 좋아하는 것 그리고 모든 걸 쏟아 붓고 싶을 정도로 열정적이었던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봅시다.
코리안 야야뚜레는 매번 새로운 도전의 연속이다. 이게 될까? 싶었던 것들도 해본 적이 있고, 이걸 해도 되나? 싶은 것들도 했다. 그 경험들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이번에 하는 넷플연가와의 모임도 마찬가지다. 내가 이 모임의 호스트를 하는 것에 대해 두려운 마음이 더 컸다. 하지만 일단 해봐야 아는 것이고, 그 두려움과 긴장감은 한 번 경험하고 겪어내고 나면 싹 없어진다. 그렇게 코리안 야야뚜레의 경험치도 쌓이고 더 성장하고 큰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것이라 믿는다.
아마 앞으로도 코리안 야야뚜레가 어떤 도전을 하게 될지는 나도 잘 모른다. 개인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브랜드와 매거진이 잘 안착되는 것과는 달리, 코리안 야야뚜레 개인으로도 아마 계속 무언가 도전을 하게 될 것이다. 그 도전에 대해 호들갑 떨지 않고 의연하게 생각하고, 대범하게 선택할 것이다. 그리고 끝내 도전을 하길 잘했다고 스스로 생각할 만큼 그 순간에 집중할 것이다.
결국 인간의 성장은 이런 도전들 속에 이뤄진다. 어른이 되고 생각이 깊어진다는 것도, 새로운 것들에 대한 도전의 연속 안에서 무르익는 것이다. 하루하루 똑같은 삶을 살고, 똑같은 사람을 만나고 마음 편한 상태로만 계속 있는다면 그 삶은 편할지언정 더 나아가고 있지는 않는 것이다. 정답은 아니지만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10월 3일 화요일 오전, 이제 정말 코야뚜를 시작한지 거의 1년 남짓되어간다. 1년 동안 나는 얼마나 성장을 했고, 앞으로 더 많은 성장의 기회가 다가올지 감도 안잡힌다. 그럼 적어도 5년 뒤에는 더 멋있는 어른과 사업가가 되어있으리라 생각한다.
"축구를 더 많은 사람이, 더 즐겁게"라는 믿음으로
축구와 관련한 사업과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코리안 야야뚜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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