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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리안 야야뚜레 Mar 24. 2023

좋아하는 거, 그거 왜 좋아해요?

사업은 나로부터 시작한다.

사업은 나로부터 시작한다.

무슨 사업을 하면 

돈이 될까?


"아이템은 축구로 골랐다. 그럼 이제 어떻게 돈을 벌지?" 


좋아하는 것들을 추려보다 남은 건 축구. 그 누구보다 축구에 진심이었던 나는 뭐라도 할 자신이 있었다. 그게 뭐든 간에 축구와 관련된 것이라면, 행복할 것만 같았다. 그래서 뒤져보기 시작한다. '아마존, 쿠팡, 인스타그램 계정, 사이트 등' 축구 시장이 어떻게 굴러가는지 알고 싶었다.


꽤 오랜 시간이 지났나. 하루 종일 축구 생각만 하는 것도 2주일. 딱히 진전은 없었다. "이런 게 돈이 되겠는데?" 하는 것들은 있었지만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다. 막막할 때 가장 사람이 먼저 하는 행동. '친구를 만나 하소연하기.' 나보다 먼저 사업을 시작한 친구를 만나 고민을 털어놨다.


"당장 돈은 벌어야겠는데, 축구 관련된 뭘 하는 게 좋을까?" 지금 생각해 보면 우문이었지만, 당시엔 성급하고 여유가 부족했다. 친구는 당황하더니, 웃으며 말했다. "네가 하고 싶은 걸 해" 이 말을 듣고서 더 막막했다. 내가 하고 싶은 건 축구 관련된 일인데,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라니. 근데 그 축구 관련된 일 중에 내가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유니폼을 모으는 걸 좋아하는 나. 이걸 사입해서 팔아볼까? 도 고민했었다.




"축구 사업을 

왜 하고 싶은데?"


아니 당연히 축구를 좋아하니까. 친구의 질문에 당연하다는 듯 나는 말했다. 맞는 말이다. 축구 사업을 하고 싶은 이유는 간단하게 내가 너무 축구를 오랫동안, 돈을 많이 써가면서 좋아했기 때문이다. 너무 1차원적인 대답이었을까. 친구는 내게 다시 물었다.


"그럼 축구를 왜 좋아하는데?" 


어? 한 번도 사실 고민해 본 적이 없다. 너무 자연스럽게 축구는 내 일상이었고, 보고 하고 즐겨왔다. 내 행동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축구 좋아한다는 확신은 있었지만, 축구를 왜 좋아하냐니. 말문이 막혔다. 내가 축구를 좋아한 이유?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친구는 그것부터 스스로 답을 내려보라고 말했다. 그렇게 10분 정도의 시간이 흘렀고, 많던 커피는 금세 다 비워냈다.


"좋아하는 것이 뭐예요?"라는 질문은 많이 들어봤지만, "그 좋아하는 걸 왜 좋아해요?"라는 말은 처음이었다. 너무나 당연해서 생경한 이 질문. 내 고민은 깊어졌다. 축구를 내가 왜 좋아하지? 그냥 선수들의 플레이가 멋있어서, 축구를 할 때 흘리는 땀이 좋아서. 여러 가지 대답들이 머릿속을 스쳐갔다. 그래서 너무 뻔하게 답했다. '축구를 하면 행복하고, 보면 재밌어서 좋아하는 것 같아.'




처음 좋아했던 

그때를 떠올려봐.


내가 답하면서도 추상적이었다. '하면 행복하고, 보면 재밌어서?' 

친구는 아니나 다를까, 이럴 줄 알았다는 것처럼 말했다. "축구를 좋아하기 시작했던 어렸을 때를 떠올려봐."

그때는 왜 좋아했어? 축구를 네가 제대로 좋아하기 전에 말이야.  


그렇게 내 기억은 타임머신을 타고 초등학교 5학년때로 거슬러 올라갔다. 그 당시 어렸을 때 처음부터 축구가 좋았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땀이 많던 내게 축구는 하기만 하면 샤워해야 하는 번거로운 것이었다. 하지만 늘 축구공을 끼고 살았다. 왜 그랬을까. 


2002년 월드컵을 전후로, 축구를 하는 친구들이 많아졌고 그 무리에 끼기 위함이었다. 전국이 축구로 들썩이는 그때. 모든 아이들이 축구를 했다. 근데 나 혼자만 축구를 안 하면, 저 무리에 낄 수 없다는 불안감이 있었다. 동시에 축구를 곧 잘했던 나는 친구들에게 인정받았고, 또 쉽게 친해질 수 있었다.


중고등학교 때도 마찬가지였다. 축구는 내게 새로운 친구들과 쉽게 친해질 수 있는 수단이었다. "축구 좋아해?"라는 말 한마디로, 친구가 되었다. 또 축구 한 게임 뛰고 나면 집에 같이 가면서 닭꼬치를 사 먹으면 절친이 되어있었다. 이처럼 축구는 비단 재밌고 즐거워서가 아니라, 내겐 사람들을 사귀는 소중한 수단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난 축구를 좋아했다. 누구든지 쉽게 친해질 수 있으니까. 그 어릴 적 기억 너머의 나에게서 답을 찾을 수 있었다.




좋아하는 걸 

좋아하는 이유.


사람들의 취향은 가지각색이다. 커피, 와인, 클라이밍, 영화 보기. 너무나 많은 취향이 존재하고, 이 취향을 발산하는 것이 당연한 세상이다. 즐기기 위해선 딱 그 정도여도 상관없다. 하지만 적어도 이걸 가지고 사업을 한다고 가정하면 달랐다. 더 깊게 들어가 봐야 한다. 어디까지?


좋아하는 걸 좋아하는 이유를 누군가에게 바로 말할 수 있을 때까지. 많은 사람들이 쉽게 고민하진 않지만, 분명히 이 Why가 중요하다. 중요한 이유는 너무 명확하다. 사업이란 건 창업자 본인으로부터 시작하는 것이고, 그 사업의 이유가 있어야 절대 흔들리지 않는다. 그리고 우린 그걸 창업자의 철학과 신념이라고 부른다. 더 넘어서는 브랜딩도 모두 다 관련이 있다.


잘되는 브랜드들은 그 철학과 신념이 오롯이 잘 드러나있다. 고객들은 단순히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하지 않는다. 그 철학과 신념을 구매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내 친구가 내게 던진 질문. 그게 내 사업의 진짜 이유가 되었다. 


IF you love football, We are Friends.

추후에 사업을 하게 되면 낼 나의 슬로건이다.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서로 쉽게 친해질 수 있는 것. 그게 앞으로 어떤 형태로 발현될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이게 내가 축구 관련된 사업을 하려는 이유고 이 가치를 꾸준히 쫓아볼 것이다.


이제 좋아하는 걸 좋아하는 이유도 찾았다.

그럼 아이템을 정해서, 사업자 등록증을 내면 사업이 시작되는 걸까?

또 다른 고민이 시작된다.




저는 축구를 사랑하는 덕후이자,

언젠간 축구 사업을 하고 싶은 사업가입니다.

축구와 관련된 이야기와,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을 기록하고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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