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이 아니라 가치를 팔자.
사업을 준비하는 사람, 혹은 하고 있는 사람의 공통적인 관심사. 언제나 모든 비즈니스는 시장의 수요에 따라 움직인다. 그 수요는 내 뇌피셜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시장의 상황과 반응에 따라 움직인다. 그렇기에 자기 생각보단 고객의 의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아마 이 사실을 모르는 사업가는 없을 것.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정 시장에 대해 내가 사업을 하기로 먹었다면 어떤 아이템을 팔기 전에 선행되어야 할 것이 있다. 적어도 내 생각은 그렇다. 돈이 된다, 안된다 두 가지로 구분하는 것도 필요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 사업을 돈만 잠깐 벌고 접을 게 아니라면, 꼭 필요하다고 본다.
"뜬구름 잡는 소리 하지 마", "당장 돈 버는 게 중요하지" 누구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말, 틀린 말 아니다. 분명 맞는 말이라고 나도 생각한다. 그렇기에 이렇게 말하는 게 조심스럽다. 하지만 많은 책들을 읽어보고, 사업가분들이랑 이야기를 나눠봤을 때. 내 생각은 더욱 확실해졌다.
"가치가 먼저다" 그다음이 제품과 서비스다. 이 가치를 주기 위한 목적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기획하게 되는 것이고, 이것이 시장에서 먹히지 않는다면 가치는 그대로 유지한 채 피벗 하면 된다. 하지만 제품과 서비스가 목적이 되어버리면, 피벗을 할 용기가 나지 않는다. 어떻게 만든 것들인데. 이걸 포기해?
물론 그럴 수 있지만, '가치'만 그대로라면 결과물은 계속 변화해도 된다. 오히려 그 브랜드의 가치만 잘 인식시켜 놓으면 결과물이 바뀌어도 납득이 간다. 그렇기에 사업가들은 내가 주려는 가치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 그래야 흔들리지 않는다. 그렇다면, '나는 지금 어떻냐고?' 그 이야기를 조금은 자세하게 풀어보겠다.
물론 파타고니아의 제품이 가격대가 있는 만큼, 퀄리티가 좋은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이는 제품을 구매하게 만드는 큰 이유가 된다. 하지만, 파타고니아를 사랑하고 열정적으로 구매하는 고객들은 이 때문에만 구매하지 않는다.
파타고니아가 추구하는 철학, 지구와 환경에 대한 그들의 진정성. 그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창업자의 행동과 브랜드의 움직임. 이런 것들 때문에, 사람들은 파타고니아를 남들에게 추천하고 본인도 서포트를 한다. 쉽게 생각해도 파타고니아 제품을 구매함으로써, 환경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갖겠다는 표현. 그 마음의 기저에는 파타고니아의 가치가 깔려있다.
이처럼 사람들은 엄청나게 특별한 제품과 기술이 아닌 이상, 반응하지 않는다. 그리고 나같이 혈혈단신 혼자 사업을 진행하고자 한다면 대기업보다 더 뛰어난 제품이나 기술을 시장에 내놓기란 쉽지 않다. 가능할 수 있지만, 자본과 기업 규모가 충분치 않다면 금방 카피당한다.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나는 파타고니아처럼 패션 브랜드를 당장 만들고 싶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오래가는 브랜드 또 사랑받는 브랜드가 되기 위해선 '세상에 어떤 가치를 던질지'가 먼저라고 생각했다. 꽤나 오래 고민했고, 그 고민의 끝에 스스로 답을 내릴 수 있었다.
내가 앞으로 무엇을 할지는 계속 바뀌겠지만, 가치는 단 하나다.
'축구를 더 많은 사람들이, 재밌고 즐겁게' 대한민국 축구의 파이를 키울 것이다.
그 이유는 앞선 글에서 이야기했듯이, 축구라는 것을 통해 내가 더 행복한 인생을 살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사람을 사귀고, 관계를 맺으면서. 이 가치를 구현하기 위해 아마 많은 것들을 시도해보려고 할 것이다.
그게 유무형의 제품이든, 앱 서비스이든. 결국 중요한 것은 이를 통해 내가 세상에 던지고 싶은 메시지다. 그 메시지를 기반으로 하되, 그 위에서 결과물의 형태만 달라질 뿐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나니 마음이 편해졌다.
그리고 더 이 믿음과 확신이 더 확실해졌다.
시장의 수요가 있는 아이템을 선정하는 것.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그전에 우리는 이 아이템을 통해 어떤 가치를 세상에 던지고 싶은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 이에 대한 고민 없이 아이템을 제작하고 팔려고 하면, 세상은 쉽게 반응하지 않을 것이다. 그때부턴 무의미한 마케팅 싸움으로 이어진다.
조금은 하던 일을 멈추고, 우리 브랜드 혹은 회사가 세상에 기여할 가치. 그 가치가 얼마나 순수하고 뜨거운 지부터 점검해 보자. 스스로 대답할 수 있을 때, 그게 진정성이 있고 확신이 있을 때. 우리는 비로소 아이템을 정하고 사업을 시작해 보는 것이다.
내가 이 사업을 하려는 철학, 그리고 그 사업을 통해 세상에 주고 싶은 것도 정했다.
그럼 이제 아이템을 정하고, 진짜 제대로 달려보자.
그 외롭지만, 고군분투하면서 달리는 이야기.
쉽지는 않겠지만 누군가 이 글을 보면서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
왜냐면, 나 같은 사람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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