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 속에 답이 있다.
"축구를 더 많은 사람이, 더 즐겁게" 내가 세상에 던지고 싶은 가치도 세웠다. 그 철학과 신념도 내 어린 시절 깊숙이 내려가 확실하고 견고하게 만들었다. 축구와 관련된 이것저것을 해보고 싶은 내 에너지 레벨도 충분하다. 이제는 뭐라도 하면 열심히 달릴 수 있을 것만 같다.
하지만 고민은 또 시작된다. 결국 사업이라는 것은 아이템이 존재해야 한다. 그 아이템은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며, 그게 무엇이냐에 따라 전략과 방향성은 달라지기 마련이다. 그런데 사업 아이템을 선정한다는 것. 쉽지만은 않다. 무엇이 돈이 될지, 또 돈이 안될지를 판단하는 것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만약 이게 쉬웠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업을 선택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어떻게 접근하는 게 좋을까. 나름의 고민 끝에 내린 단 하나의 결론이 있었다. 아마 나보다 사업을 먼저 시작한 선배님들은 나를 귀엽지만 사업을 하나도 모른다고 한심하게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여러 관련된 책을 읽고 인간에 대해서 탐구하기 시작하면서 내 나름의 확신이 생겼다.
사업이라고 하면 거창해 보인다. 하지만 매우 간단하다. 결국 사업이라는 것은,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제공하고 그에 대한 대가를 받는 행위이다. 필요한 거를 더 해주던가, 아니면 불편한 것을 해결해 줌으로써 돈을 번다. 매우 단순한 이 로직을 기반으로 고민은 시작됐다.
"결국 불편한 것이든, 필요한 것이든 그 주체는 인간이다"
B2C, B2B, B2G, B2B2C 등 여러 가지의 비즈니스 모델은 존재한다. 하지만, 결국 최종 소비 주체는 인간이다. 따라서 인간의 그 기저에 깔려있는 본능과 욕망 속에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그렇다면 이를 어떤 식으로 판단해 보면 좋을까.
내가 사용했던 것은 5 why 기법이다. 말 그대로 하나의 명제에 대해서 5번의 Why를 던져서, 그에 대한 본질적인 답을 찾는 것이다. 컨설팅, 마케팅 영역에서 많이 쓰이는 이 기법은 논리적 구조를 확립하기 위해, 혹은 명제에 대한 진짜 이유를 찾는데에 많이 사용된다.
실생활에서는 나도 써본 적이 없다. 일을 하면서도 굳이 활용해 본 적도 없다. 하지만, 사업을 준비하는 나로서는 이런 기법을 활용해보지 않을 이유가 없다. 하나하나씩 시도해 보고 도전해 보면서, 그 안에서 계속 답을 찾는 게 내겐 중요했다. 또 절박했다.
그래서 축구와 관련된, 여러 가지 카테고리를 선정해 놓고 그다음 계속된 질문을 던졌다.
간단하게는 '축구를 왜 사람들이 좋아할까?'부터 거시적으로는 '축구 문화가 왜 우리나라는 크지 않을까?'까지. 계속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 답해보면서, 하나의 문제점을 발견했다.
축구는 기본적으로 팀 스포츠다. 팀과 팀의 대결에서, 누군가는 승리하고 패배한다. 이 심플한 구조 속에서 팀을 응원하고, 선수들의 플레이에 감탄한다. 그리고 그 팀과 선수가 주는 스토리에 열광하기도 한다.
그렇다 보니, 이런 다채로운 선수와 팀이 존재하기에 축구를 가지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토론과 비판등 경쟁이 붙는다. 그 본질적인 이유는 대결구도이기 때문이다. 아마 모든 스포츠의 특성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축구가 가장 대중적이다.
근데 여기서 재밌는 포인트 하나. 축구를 보는 사람들은 매우 많지만, 대부분 집에서 혼자 본다. "뭐 시간이나, 장소의 제약이 있을 수 있으니 혼자 보는 것도 좋다" 하지만 축구 경기를 보면서 경기와 관련하여 친구와 카톡을 하거나, 유명 축구 유투버들의 입중계를 틀어놓고 본다.
실제로 나도 그랬다. 혼자 보는 일이 많았지만, 집에서 아무리 탄식하고 열광해도 외롭다는 마음은 들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남들의 반응도 함께 살핀다. 입중계를 틀거나, 오픈 채팅방에서 모르는 사람들의 반응을 궁금해한다. 이렇듯, 하나의 팀을 응원하는 축구의 특성상 이 팀이 잘하는지 못하는지, 이 선수가 제대로 하고 있는지를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통해 확인하고 싶어 한다는 것.
이게 내가 생각한, 인간의 본능과 욕망 중 하나였다.
"결국, 인간은 누구나 함께 축구를 보고 싶어 한다" 함께 한다는 재미. 그리고 같은 팀을 응원하다는 동질감등은 인간의 본능이다. 세상이 아무리 삭막해지고 개인화되어도, 약간의 공감대와 연대감만 자극하면 누구나 똘똘 뭉치려는 경향이 있다.
그렇기에 함께 하고 싶어 하는 인간의 그 욕망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 욕망은 절대 흔들리지 않는다고 확신했다. 그렇다면 현재, 대한민국에서 저 욕망을 실현시켜 줄 수 있는 공간은 어디가 있을까를 찾아봤다. 결국 경기장으로 직관을 가지 않는 이상, 축구펍 등이 이 역할을 대신하고 있었다.
비단 우리나라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스포츠 펍 등은 매우 흔히 볼 수 있는 곳 중 하나이다. 그만큼 편하게 맥주 한잔 하면서 축구를 친구들과 같이 보는 것은 매우 익숙한 광경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축구펍이 많지 않았다. 네이버에 검색해도 30개가 넘지 않았다.
그래서 나름 분석한 이유를 내 브런치에 다른 글에 작성해 두었다.
https://brunch.co.kr/@koreanyayatoure/48
맞다. 축구를 함께 보고 싶어 하는 욕망은 분명했지만 대한민국에 축구펍이 없는 이유도 분명했다.
그렇기에 여기서 고민은 시작된다. 어떻게 하면 소위 말해서 '먹히는' 축구펍을 만들 수 있을까? 그 고민에 대한 답은 내 뇌피셜에 기인해선 안된다. 그 뇌피셜이 사업을 망치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이다. 그래서 축구펍을 만들기 위해 자본을 모으는 것보다, 내가 먼저 선택한 것이 있다.
다음화에선 사업자 등록증을 내기 전에 어떤 것들을 먼저 하려고 하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여러 고민이나 시행착오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담아보도록 하겠다.
축구와 관련된 이야기와,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을 기록하고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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