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니까 한다'는 말의 무게.
상도역 축구펍 '하프타임'
한적한 동네,
숨겨진 축구펍
축구펍은 찾기가 어렵다. 네이버에서 검색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왜냐면 대부분, 축구펍으로 상호명을 등록해놓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사람들의 리뷰나, 인스타그램 서칭등을 통해 이곳이
축구를 틀어주는 곳인지를 확인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꽤나 고되다.
축구펍으로 포지셔닝하기 어려운 대한민국.
그렇기에 더 이해도 가고, 그럴 수밖에 없다는 현실도 안다.
그런 와중에 우연히 동네에 숨겨진 축구펍을 하나 발견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뮤직펍으로 되어있지만 사장님이 축구를 좋아해서인지
축구 경기를 시간에 맞춰 틀어주신다.
상도역과 장승배기 사이, 한적한 아파트 단지 앞에
노랫소리가 쿵쿵거리는 그곳. 하프타임에 처음 가보았다.
하프타임 입구. 아늑하고 정겹다.사장님이
맨유팬
들어가서, 축구가 시작하기 전까지 사장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오고 가는 맥주잔 속에 주된 주제는 '축구'였다.
축구를 사랑하기에 이곳까지 주말 시간을 이용해 왔던 나만큼,
축구를 사랑해서 이곳에서 이렇게 펍을 운영하고 계신 사장님.
사장님은 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이셨다.
아니나 다를까 그날의 경기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에버튼의 경기.
축구 경기가 시작하자, 숨죽이면서 선수들의 플레이에 집중했다.
탄식과 안타까움, 환호와 환희 그것이 공존하는 것이
아마 축구를 함께 보는 이유이자 원동력이 아닐까 싶다.
"절대 혼자 보면 이를 느낄 수 없으니까"
맨유 선수 중 '스콜스'를 가장 좋아하시는 사장님.한쪽 벽면에는 이렇게 축구와 야구의 유니폼이 걸려있다.
사장님은 축구를 좋아하시는 만큼 또 야구도 좋아하셨다.
그래서 그런지, 이 펍의 모든 인테리어나 디자인이
스포츠로 가득하다. 정확히 말하자면 축구펍이라기보단 스포츠펍에 더 가깝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저 오셔 친필싸인이 쓰인 유니폼은, 개업 당시에 선물로 받으셨다고 한다.
실제로 봤는데 액자까지 해서 걸어두신 이유를 알겠다. 맨유팬에겐 오셔는 꽤나 고맙고 중요한 선수니까.
개업당시 선물로 받은 오셔 친필 싸인 유니폼."그냥 좋아해서 해요"
사장님이 말했다.
축구펍과 관련한 이런저런 고충과 즐거움을 이야기하다, 사장님은 주변 단골들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고 한다.
"좀 더 대중적인 음악이나, 영화 같은 콘셉트로 인테리어를 바꿔보면 어때요?"
물론 단골들이 이 공간을 사랑하기 때문에 말한다고 하지만, 사장님은 단호했다.
본인이 좋아하는 스포츠를 함께 즐기고 싶다.
그리고 여기서는 편하게 맥주 한 잔 하면서 축구, 야구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그런 이유 때문에 여전히 인테리어는 그대로 유지한다고 하신다.
쉽지 않은 선택이고, 결코 쉬운 선택도 아닐 것이다.
하지만 본인이 좋아서 한다는 것만큼 강력하고, 단단한 것은 없다는 생각이 든다.
벽면에 가득한 스포츠 관련 인테리어.축구펍을 돌아다니다 보면, 좋아한다는 그 단순한 마음.
순수하게 열정적인 그 마음을 자주 목격한다.
그래서일까? 본업인 경우도 많았지만,
다른 일을 하시면서 부업으로 하시는 경우도 많았다.
내 소중한 저녁과 주말 시간을 이런 공간을 운영하는 데에 쓴다는 것은
열정적이지 않으면 누구도 실현하기 어렵다. 그렇기에 뭔가 마음이 더 찡해지는 것도 있다.
"더 잘되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내가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면 너무 뿌듯하겠다.
라는 생각이 항상 물밀듯이 밀려온다.
사장님의 친근한
아지트 같은 곳.
실제로 고객들의 대부분이 혼술을 하시거나, 퇴근 후 잠깐 들려서 맥주 한 잔 하고 싶은.
또 사장님과 친해져서 얼굴 보러 들리는 단골들이 많다.
그만큼 외진 지역이지만, 사장님의 그 친절함과 따스함이 좋아
이곳을 자꾸 사람들이 방문하는 것 같다.
축구 경기가 있을 때에도 따로 예약을 받거나, 예약비는 없다.
그저 편하게 들려서 자리 앉아 함께 시청하면 된다.
혹시라도 원하는 경기가 있는데, 틀어주는지 걱정된다면
한번 DM을 해보고 가는 걸 추천한다.
- 운영시간: 18:00~01:00(토요일은 새벽 2시까지)
- 일요일은 정기 휴무
- 위치: 서울 동작구 장승배기로 26 상도아이파크 상가 106호
음악도 좋아하시는지, LP가 참 많다.축구에 진심이 사장님이 운영하는 이곳,
사실 나 같은 사람들에겐 너무나 소중하다.
같이 맥주 한잔 하면서 축구를 보고 싶어도, 어디 가서 봐야 할지
일일이 전화해서 물어보고 찾기 힘들기 때문.
그런 분들에게 내 콘텐츠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런 곳들이 더 잘되어야, 더 많은 펍들이 생길 테고
이런 펍들이 많아져야 축구를 함께 보는 문화도 더 파이가 커질 것이라 생각한다.
저는 축구를 사랑하는 덕후이자,
언젠간 축구 사업을 하고 싶은 사업가입니다.
축구와 관련된 이야기와,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을 기록하고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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