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전통주 이야기 옮겨오기-42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후 지금처럼 활동 범위가 좁아진 적이 없었다. 코로나19 때문이다. 자발적인 ‘집콕’ 시간이 늘고 스트레스도 증가하고 있다. 직접 얼굴을 보고 영업하는 업장들의 타격도 심각하다. 전통주 주점 상당수가 매출 하락했다. 상반기는 “버티기뿐 방법이 없다”는 소리를 하는 주인이 많다. 반면 온라인 쇼핑몰처럼 비대면 산업은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최근 저녁 회식은 줄고 ‘홈술’ 수요는 늘고 있다. 가족끼리 모여 마시는 술자리가 늘어난 것이다. 대형 쇼핑 사이트의 술안주류 판매량도 증가했다. 하지만 온라인에서 술안주는 구매할 수 있지만, 주류 구매는 안 된다. 예외는 있다. 전통주에 한해서는 온라인 구입이 가능하다. 국산농산물 소비 촉진 차원에서 정부가 승인한 정책이다. 온라인을 통한 전통주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59% 신장했다. 전통주 인터넷 판매는 2010년부터 시작됐다. 하지만 한동안 판매가 부진했으나 2017년부터 대형 오픈 마켓과 소셜커머스에서도 전통주 판매가 가능해지자 상황은 달라졌다.
전통주 온라인 판매는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종류별로 1병씩 고르는 묶음 형태다. 한 번에 많은 술이 필요 없는 소비자가 막걸리, 한국와인, 증류주 등을 1병씩 선택할 수 있다. 이 밖에 전통주 구독 서비스도 있다. 한 달에 한 번 계절과 절기에 맞는 전통주 2병과 유기농 안주를 패키지로 묶어 소비자에게 배송하는 서비스다. 온라인 전통주 구매는 지금처럼 술집이 부담스러운 때에 ‘홈술’ 하기 좋은 방법이다.
다른 방식으로 전통주를 만나는 방법도 있다. 바로 만화이다. 대표적인 주류 만화는 <신의 물방울>이다. 와인을 공부했던 사람이라면 최소 한 번은 본 책이다. 우리나라 와인 열풍을 주도한 작품이다. 만화에서 언급한 와인은 판매가 증가하고 가격이 오르곤 했다. 칵테일을 소재로 한 <바텐터>, 일본 사케 만드는 과정을 다룬 <명가의 술> 등도 있다. 짧은 단편으로 음식과 술의 페어링을 다룬 <와카코와 술>, <술 한잔 인생 한입> 등도 있다. 이들 작품이 주로 외국 술을 다뤘다면 허영만 화백의 <식객>은 우리 술의 참모습을 꼼꼼한 취재와 친근한 그림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주로 한식에 대한 얘기지만 몇 개의 에피소드에서는 전통주를 깊이 있게 다뤘다.
종이 책이 ‘올드하다’고 느껴지는 이라면 웹툰을 살피면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 <대작>, <오늘 술맛은 안녕하세요?> 등은 애주가들의 사랑을 받은 웹툰이다. 새로운 전통주 제조에 도전하는 주인공들이 역경을 헤쳐나간다는 내용이다. 이 밖에 술로 벌어지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다룬 <술꾼 도시 처녀들>도 꽤 인기를 끌었다. 주류 만화를 보고 나면 자연스럽게 작가가 거론한 술이 궁금해진다. 작품에서 언급한 맛과 향이 진짜일까 싶은 것이다.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구매해서 확인해보시라.집에서 지루한 시간을 유쾌하게 보내는 법엔 가족과 함께하는 음주가 최고다. 음주가 체질에 안 맞는 이들은 주류 만화 등을 읽으면서 술 지식을 늘려보면 어떨까. 장기전으로 돌입한 ‘집콕’ 생활에 조금이나마 위안을 얻지 않을까.
글 이대형(경기도농업기술원 농업연구사·전통주갤러리 자문위원), 사진 클립아크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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