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전통주 이야기 옮겨오기-46
지난 연휴 기간 서울 용산구 이태원 클럽 방문자로 인해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되는 분위기이지만, 일단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고 ‘생활 속 거리두기’로 이행하자 마음에 여유가 조금은 생기는 것 같다.
일상으로 복귀는 자연스럽게 경제활동 회복과도 연계된다. ‘보복소비’(코로나19로 억눌렀던 소비 욕구를 한 번에 분출하는 현상) 발현에 백화점 매출이 지난해 견줘 3.2% 증가했다고 한다. 관광업계도 상황은 비슷하다. 해외에 나가지 못한 관광객들은 그동안 눌러온 여행 욕구를 국내에서 분출하고 있다. 연휴 기간 제주도를 방문한 관광객은 18만명에 이르렀다고 한다. 동해 등 강원도 지역 숙박 예약률도 70% 넘었다. 그동안 해외 관광이 많았다면 코로나19로 상황이 변했다. 많은 국가가 외국인의 입국을 막고 있기에 한동안 여행 수요는 국내로 몰릴 확률이 높다.
애주가들의 상황도 비슷하다. 과거 술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해외 양조장 투어에 나섰다. 국내 양조장 관광 경험은 없어도 해외 경험에 도전하는 것이다. 사케로 유명한 일본이나 와인 생산국인 프랑스, 미국, 이탈리아 등에는 양조장 투어 상품이 많다. 비단 이들 나라뿐만 아니다. 맥주의 나라 독일, 위스키의 천국 영국 등도 다채로운 주류 여행 상품이 있다. 이들 나라의 양조장 투어는 문화 상품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그동안 우리 양조장은 술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데만 집중했다. 과거 막걸리는 주로 새벽에 배송했다. 특히 위생 등의 문제로 외부 사람에게 개방도 안 했다. 그러다 보니 양조장을 관광 상품화한다는 생각은 상상도 못했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 양조장들은 달라졌다. 양조장 관광에 눈을 뜨기 시작한 것이다. 프로그램도 탄생했다. ‘찾아가는 양조장’ 사업이 대표적이다. ‘찾아가는 양조장’은 정부가 6차 산업의 하나로 가볼 만한 양조장들을 지정해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양조장을 관광 상품으로 육성하기 위해 환경개선, 체험프로그램 개발, 홍보 등을 종합적으로 지원해 지역 명소로 육성하는 것이 목표다. 2013년께 5개 양조장 지정으로 시작한 ‘찾아가는 양조장’은 지난 5월께 4개 양조장이 추가로 선정되어 현재 총 42개의 양조장에 이르렀다.
여행 가면 관광지가 아니더라도 근처에 ‘찾아가는 양조장’ 목록에 있는 양조장이 있다면 찾아가길 추천한다. 이동 경로에도 ‘찾아가는 양조장’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곳이 있다면 방문해 보는 것도 좋다. 이들 양조장이 만드는 지역 술은 장점이 많다. 대규모로 생산하는 술과 다른 맛과 가치를 지녔다. 유통이 쉽지 않은 지역 술은 그 지역에서만 마실 수 있다. 특히 막걸리는 유통기간이 짧다. 이 때문에 생산 지역에서만 가장 신선한 맛을 경험할 수 있다.
여행의 목적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양조장에 가면 술 만드는 모습도 보고, 시음과 구입 등이 가능하다. 이런 경험 자체가 여행의 즐거움과 추억을 더해줄 것이라고 확신한다.코로나19로 일상의 귀중함을 알게 되었다.
우리는 이제 일상으로 서서히 복귀 중이다. 양조장 관광이 일상의 즐거움을 조금 더 느끼게 해줄 것이다.
이대형(경기도농업기술원 농업연구사·전통주갤러리 자문위원), 사진 포천에 있는 양조장 산사원. 출처 더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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