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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 세대의 주류 트렌드는 무엇이 다른가

내 전통주 이야기 옮겨오기-139

월간식당에 게재한 컬럼입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일상 생활의 많은 모습을 변화시켰다. 초기 사람들 간의 거리두기로 인해 가족과 친구, 동료 모임 등 집 밖에서의 활동은 줄어들고 집안에서의 생활이 증가했다. 당연히 외식과 주류 문화에도 변화가 있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외출 감소, 일부 국가의 재택격리 명령, 음식점, 클럽 등에서의 집단 감염을 두려워하는 분위기로 세계적으로 ‘홈술’이 증가했다.      


  백신 접종 등으로 인해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걱정은 줄어들었지만 한번 시작된 ‘홈술’ 분위기는 쉽게 바뀌지 않고 있다. 21년도 한 카드사의 조사 결과에 의하면 코로나19 이후 '홈술 문화'가 급속도로 확산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주로 술을 마셨던 장소인 집(40.2%)과 술집(31.0%), 식당(23.9%)의 비율 차이가 크지 않았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술집이나 식당이 아닌 집에서 주로 술을 마신다는 응답자가 83.6%에 달했다. 식당(6.7%), 술집(5.0%), 야외(2.6%), 숙박시설(2.2%) 등에서 술을 마신다는 응답은 매우 적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한 홈술 트렌드 확산이 확인된 셈이다.     

코로나 19시기에 홈술이 증가했다 @픽사베이

  이러한 ‘홈술’ 트렌드에 민감한 세대가 MZ세대이다. MZ세대란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로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최신 트렌드와 남과 다른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하는 특징이 있다. MZ 세대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의 SNS를 통해 하루에도 수십 건씩 유행에 노출된다. 변화에 민감한 환경에서 자랐기에 남들보다 더 빨리 주목을 받기 위한 욕구가 크다. 이러한 트렌드에 뒤처지기 싫어하는 젊은 세대의 특징이 나타나는 신조어가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able)이다. ‘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이라는 뜻이다. SNS는 일상 및 추억 기록 외에 자신의 트렌디함을 타인에게 보여주기 위한 목적으로도 많이 이용한다.        


  MZ 세대들이 좋아하는 술들에도 이러한 트렌드가 반영된다. 트렌드 핵심은 ‘취향의 다양성’이다. 같은 것을 싫어하는 MZ 세대에게 과거 세대들이 마시던 획일화된 맥주, 소주는 자신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술이 아니다. MZ 세대의 다변화된 소비자 욕구를 충족시키는 술이 하드셀처와 하이볼 등의 저도수 술과 위스키 그리고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 전통주일 것이다.      


  코로나 19 기간 동안 홈술을 하면서 독한 술보다는 마시기 간편하며 저알코올인  RTD(Ready to Drink, 즉석에서 마실 수 있는 음료) 형태의 주류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을 했다. 대표적인 것이 하드셀처로 알코올과 탄산에 과일향을 첨가했으면서도 저칼로리 스펙을 가진 술이다. 시장조사업체 IWSR는 지난 2019년, 미국에서의 하드셀처 판매가 2023년까지 2억 8,100만 케이스(9L 케이스 기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의 경우도 비슷한 형태의 소주와 탄산수를 섞은 뒤 과일 향을 낸 저알코올 음료 ‘레몬 사와’가 인기를 끌었다. 이러한 분위기에 맞춰서 국내 주류 업체들도 자체적으로 알코올 도수를 내리고 과일 농축액과 탄산을 첨가해 마시기 편한 ‘하드셀처’ 제품들을 출시하기 시작했다.         

하이볼 @산토리

  하드셀처가 온전한 제품 형태라면 식당에서는 하이볼의 열풍이 거세다. 알코올 도수가 높은 위스키나 브랜디를 탄산음료나 얼음에 섞어 마시는 하이볼의 청량감에 MZ 세대가 빠르게 반응했다. 이에 호응하듯 메뉴판에 하이볼을 올리는 식당들도 계속 늘고 있다. 업종도 가리지 않는다. 일본식 선술집에서나 볼 수 있던 하이볼은 이제 막국숫집부터 중식당까지 다양한 곳에서 취급한다.      


   하이볼이 유행을 하면서 재미를 본 주종이 있다. 바로 위스키이다. 현재 위스키는 저가와 고가가 같이 성장을 하고 있다. 과거 위스키는 고급술의 이미지도 강했으며 아재들이 마시는 술 특히, 접대용 이미지가 강했다. 그로인해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 이후 이른바 ‘접대문화’가 사라지면서 위스키 시장에 찬바람이 분 것이다. 하지만 MZ 세대들에 의해 시장이 변하기 시작했다. 특히 하이볼에 사용되는 위스키는 가격이 낮지만 소비량이 많아지면서 판매에 재미를 보고 있다. MZ 소비자 사이에선 싱글몰트보다 가격이 저렴한 블렌디드나 버번위스키를 사 집에서 하이볼을 만들어 마시는 문화가 퍼지고 있다.      


  반대로 고가의 싱글몰트 위스키를 끌고 가는 것도 MZ 세대이다. 싱글몰트(Single Malt) 위스키는 단일 증류소에서 몰트(맥아)를 이용해 만든 위스키다. 여러 종류의 위스키를 섞어 만든 블렌디드 위스키보다 만들기도 까다롭고, 생산량도 적어 대체로 가격이 비싸다. 그 대신 희소성과 특수성이 장점인 술이다. 싱글몰트 위스키의 다양함이 MZ세대 소비자에게 인기 있는 이유라 보고 있다. 시중 공급량이 많아 쉽게 접하는 블랜디드 위스키보다 낯설고 새로운 품종을 소비자들이 선호한다는 것이다. 젊은 층이 위스키에 관심을 가지면서 유통채널도 다변화되었고 위스키 수입량도 급증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 들어 7월 달까지 국내 위스키 수입량은 1만3700t으로 전년 동기(8276t) 대비 65.5% 증가했다.   

   

 이런 외국술들이 소비되는 트렌드 속에서 전통주에 대한 MZ 세대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유명 연예인을 전면에 앞세운 프리미엄 증류 소주가 그 중심에 있다. 힙합 가수 박재범은 지난 2월 더현대 서울에 팝업 스토어를 열어 일주일간 ‘원소주’를 한정 판매했고, 당시 인파가 몰리면서 오픈런 현상이 일어나기도 했다. MZ 세대들이 증류식 소주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동안 한국에서의 술이라는 것은 선택의 폭이 매우 적었다. 소주라는 것은 희석식 소주가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맥주라 해도 몇몇 대기업의 맥주만이 다였다. 이러한 획일화된 법칙이 젊은 세대에 와서는 깨지고 있는 것이다. 우선 전통이라는 것을 단순히 과거의 것, 현대에 통용되지 않는 오래된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오히려 전통이 가미된 전통주가 힙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얼마 전까지 퓨전국악이나 퓨전 판소리들도 전통에 대한 논란이 있었으나 이제는 한 장르로 받아들여지는 것과 비슷한 것이다.     


  과거와 다른 주류시장의 변화 중심에 MZ 세대들이 있다. 다양한 취향 중심으로 대변되는 이 세대의 주류 소비 트렌드에 발맞춰야지만 주류 소비를 증가시킬 수 있다. 이제 모두가 같은 술을 취할 때까지 마시는 문화는 빠르게 사라지고 저도수의 개인 취향을 만족시키는 즐기는 술 문화가 커질 것이다. 술 마시는 문화가 바뀌면 술 소비의 주종도 자연히 바뀐다. 이렇게 변화하는 주류시장에 나의 매장에서는 어떠한 술을 판매할지 고민이 필요할 때이다.     

원소주 @원소주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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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식당에 올라온 컬럼 @월간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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