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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주 수출 활성화 이전에 우리가 할 일은?

내 전통주 이야기 옮겨오기-152

지난 4월 11일 서울지방국세청 대회의실 K-liquor 수출지원 협의회 발족식이 있었다. 우리 술의 외국 수출 지원을 정부와 민간이 함께 하기 위해서 이다. 최근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 등으로 외국에서 많은 한식이 판매 되고 있고 라면과 김 등은 꽤 알려진 한국 식품이다. 하지만 우리 술은 어떨까? 지난해 주류 수출액은 4,760억 원으로 2018년 5,302억 보다 떨어졌다(관세청 수출입 통계). 반면 소지자들의 관심이 많은 와인, 위스키 등 외국 술 수입은 크게 늘면서 작년도 수입액이 무려 2조976억 원에 달했다.


이로 인해 주류 무역 수지 적자는 ‘18년 8,510억 원에서 지난해 1조 6,216억 원으로 계속해서 증가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주류 수출 대부분이 소주, 맥주에 치중되어 있는 게 현실이다. 22년도 수출 통계를 보면 소주가 1,220억 원, 맥주가 908억원을 차지하고 있다. 전통주의 대표주자라 할 수 있는 탁주는 204억 원 만을 기록 중이다.

K-Liquor 수출지원협의회 @국세청


이러한 주류의 무역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해 국세청에서 K-liquor 수출지원 협의회를 발족시킨 것이다. 막걸리를 포함한 전통주를 비롯해 위스키, 맥주 등 국내에서 수출이 가능한 술들을 다 모은 것이다.

궁극적인 목적은 한국을 대표할 수 있는 술 통합 브랜드를 만들자는 것으로 보인다. 사실 외국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한국의 술들은 소주(희석식 소주)와 맥주가 대부분이고 해외 판매가 가능한 대기업 위주로만 실제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다. 방송에서도 대부분 맥주와 소주를 소비하고 있고 이러한 방송이 해외에서 방영될 때 그들은 우리 술의 대표를 맥주와 소주로 인식할 것이다. 실제 ‘별에서 온 그대’를 통해 치맥(치킨과 맥주)이 알려졌고 많은 방송을 통해 희석식 소주만이 외국에 알려진 게 현실이다.

‘별에서 온 그대’ 치맥 장면 @SBS 화면 캡처


여기에서 모든 술의 규모가 다르고 시장을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기에 전통주를 중심으로 수출 이야기 해보려 한다. 전통주 등(탁주, 약주, 청주, 사과주, 과실발효주, 인삼주, 법적으로 규정된 전통주 외의 통상적인 전통주류 포함)의 수출액을 보면 322억 원으로 전체 주류 수출량의 6.7%를 차지 할 정도로 미미 하다. 하지만 과거 일본의 막걸리 붐이 국내에 역수입 된 것처럼 해외의 전통주 관심이 증가된다면 국내의 전통주 관심도 증가될 수 있기에 수출은 여러 가지로 중요한 부분이다. 그렇다면 우리 전통주들이 수출을 하기 위해 먼저 신경 써야 할 부분은 무엇일까? 


가장 먼저 고민할 부분은 우리나라에서의 소비 활성화이다. 수출과 내수 활성화는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일까? 일반 막걸리 등을 포함한 전통주 전체를 더해도 아직 국내 시장 점유율이 10%가 안 되고 있다. 국내 소비가 적은 술들이 해외에서는 쉽게 소비될 수 있을까라는 부분이다.


물론 어떠한 술들은 내수를 목적으로 하지 않고 수출만을 목적으로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전통주 대부분은 내수가 목적이고 입소문이 나거나 하면 해외진출을 타진하는 게 현실이다. 그러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국내 시장에서 수입 술을 이길만한 ‘기초 체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많이 먹는 술은 당연히 외국에서도 통한다는 논리다. 무엇보다 국내 전통주들이 성장할 수 있는 바탕을 만들어 줘야한다. 세금 감면이나 정책 지원 등 다양한 부분이 있고 이미 이러한 내용은 너무 많은 곳에서 다루었기에 여기에서는 이야기 하지 않으려 한다. 국내에서 마시는 술이 해외에서도 마시는 술이 될 것이라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일본 마트에 진열된 막걸리들 @이대형


다음으로 한식과의 협력문제이다. 세상 어떤 술도 술 단독으로 해외에 나가서 성공하기란 쉽지 않다. 와인이나 사케는 술만 나가서 성공한 것이 아니다. 술은 다양한 음식의 한 부분이다. 지금 많이 소비되는 한국 맥주나 소주는 그 술 자체가 맛이 있어서 판매되는 것 보다는 한식이라는 음식과 같이 먹어야 하는 술이라는 게 인식되어서 소비된다고 볼 수 있다.


치킨에 맥주가 그렇고 김치찌개에 소주가 그렇다. 한식이라 할 수는 없지만 재미있는 설문 결과가 있다. 2020년에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2020 해외 한식 소비자 조사 주요 결과’에서 외국인이 가장 싫어하는 한식 1위가 ‘소주’로 조사되었다.


외국에서 소주의 이미지는 고급스러운 음식과 같이 마시는 술이 아니다. 그건 우리나라 방송에서 나오는 이미지도 그러하다. 결과적으로 소주는 수출을 한다해도 외국 소비자에게 소비가 많이 되기 힘든 술일지도 모른다. 전통주는 한식과 어울리는 술이다. 쌀을 기본 베이스로 한 전통주 들은 과거부터 페어링을 해오며 마셔왔기에 한식과의 궁합이 맞을 수밖에 없다. 전통주의 수출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한식과의 동반 마케팅이 필요하다. 단순히 국세청에서 술을 수출하기 위한 제도적인 부분만 이야기 할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국가 차원에서 전통주에 대한 수출을 농림축산식품부, 문화관광체육부와의 협업을 통해 수출 시너지를 증가시켜야한다.

K-Liquor 수출지원협의회 추진체계 @국세청


이밖에도 전통주에 대한 해외 사람들의 관심을 높이기 위한 우리 전통주에 대한 과감한 지원을 통해 외국인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 줘야한다. 공항면세점에 전통주 관을 만들어서 많은 외국인들이 출국 전에 전통주에 관심을 갖게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다양한 외국인들에 대한 교육 및 전통주의 현지화 생산 사업도 필요해 보인다. 술과 음식, 그리고 문화는 하나의 연결고리로 무엇하나만 지원한다고 해서 수출이 빠르게 증가하거나 할 수 있는 제품이 아니다. 이번 K-liquor 수출지원 협회식 발족식 이후에 해야 할 일들이 많을 것이다. 활발한 활동을 통해 전통주 수출이 증가되기를 응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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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술 게재 https://soollife.com/?p=42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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