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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전통주 시장은 어떤 모습일까

전통주 주(酒)저리 주(酒)저리-164

매년 새해에는 많은 분야에서 시장 상황에 대한 트렌드를 예측해 발표한다. 미래라는 불확실성에 대해 전문기관 또는 전문가의 시장 예측을 통해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다. 주류도 이러한 트렌드를 식음료의 하나로써 발표해 왔다. 최근에는 전통주의 관심도가 증가하면서 별도로 전통주 트렌드 발표를 하는 곳들이 생겨나고 있다. 그렇다면 24년 전통주 시장은 어떠한 트렌드를 보일지 살펴보려 한다.


올해는 경제 사정이 어려울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실제 전통주 소비 감소는 ‘23 중반부터 이야기들이 있었고 많은 양조장이 매출의 30~40%가 감소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주목할 부분은 외식업에서의 주류 소비 감소이다. 전통주의 많은 소비가 식당 또는 주점 등의 외식업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외식업 시장의 위축은 자연스럽게 전통주 소비 감소로 연결될 수 밖에 없다. 일반적인 주류에 비해 전통주는 가격대가 조금은 높다. 경기가 어려울 때 고급 주류의 소비는 감소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전통주를 선택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주머니가 가벼운 MZ 세대를 중심으로 다시금 가심비(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를 가진 전통주들로의 이동이 예상된다. ‘가심비’는 가성비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만족감까지 채워주는 소비 형태를 의미하는 개념이다. 이미 오래전에 가심비 소비 형태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다시 경제상황이 어려워지면서 이러한 소비 형태가 더 강해질 것이다. 스토리가 있거나 기존 술과의 재료나 라벨, 병 등 다양한 부분에서 차별성이 있는 전통주. 다른 사람과의 소통을 할 수 있는 매개체로 활용될 수 있는 전통주 들이 선택의 기준이 될 것이다. 또한, 기존의 용량이 큰 술보다는 작은 크기에서 다양한 맛을 비교할 수 있는 패키지 형태의 상품들 역시 가심비에 맞는 술로 선택될 수 있을 것이다.

다시금 MZ 세대의 소비는 ‘가심비’이다 @픽사베이


두 번째로 리큐르와 같은 혼합 주류 또는 향이 있는 주류의 약진이 예상된다. 현재 대형 할인점의 주류 매대를 보면 다양한 향들이 있는 맥주, 소주, 리큐르뿐만 아니라 하이볼 등의 술들이 많다. 주류의 소비가 저도수 ‘믹솔로지(Mixology, 술과 여러 종류의 음료 등을 섞어 만든 칵테일 또는 문화)’로 변하고 있다. 전통주에서도 쌀로 만든 순곡주의 술들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면 최근에는 허브나 과일 등 향에 있어 특징을 가진 술들이 소비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것은 완제품에 한정된 것만도 아니다. 칵테일 형태의 술들을 통해 자신이 직접 향을 만들어 마시는 것도 선호한다. 대표적인 것이 하이볼일 것이다. 위스키의 향을 느끼면서도 저도수로 만들어 마시기 쉽게 만들어서 마시는 것이다. 최근에는 막걸리에 위스키를 타서 위스키의 향과 막걸리의 향을 같이 느끼는 칵테일 형태의 술도 젊은 층에서 소비된다고 한다. 이처럼 향에 대한 젊은 층의 기호성 증가로 올해에는 향이 있는 술들의 소비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양한 주류 믹솔로지가 증가하고 있다 @픽사베이

세 번째로는 다양한 증류주 출시 및 제품 세분화이다. 작년 전통주의 소비 증가 중에서도 증류주의 소비가 눈에 띈다. 소비자들은 기존 희석식 소주보다 향과 맛이있는 증류식 소주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증류주 중에서도 수입 증류주인 위스키의 성장이 대단했다. 증류주의 약진에는 하이볼이라는 위스키를 기반으로 한 칵테일이 젊은 층의 인기를 끌면서 가능했다. 올해에도 위스키 소비가 유지될 것이며 그 외에 다양한 국내외 증류주들이 인기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진(GIN)을 예로 들면 진은 대부분 진토닉이나 마티니 등 칵테일을 만들 때 베이스로 많이 사용된다. 관세청에 따르면 진 수입액은 2018년 235만 달러(약 29억 원)에서 22년 531만 달러(약 65억 원)로 불어났다. 수입액뿐 아니라 수입 중량도 451톤에서 900톤으로 딱 2배 증가했다. 아직은 그 물량이 많지 않지만, 우리나라와 유사한 주류 소비를 보이는 일본의 경우 다양한 진 제품들이 자국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미 진이 생산되고 있지만 올해에는 크래프트 진을 생산하는 곳들이 많아질 것이다. 이 밖에도 수입 주류로 클럽을 중심으로 한 데킬라의 성장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미국 증류주 협의회(Distilled Spirits Council)에 따르면 팬데믹으로 홈 칵테일 붐이 한창이던 2021년 데킬라가 미국 내 고급 증류주 부문 중 75%의 판매 증가율을 보이며 1위에 올랐다고 한다. 이러한 테킬라 소비문화가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올해에는 전 세계의 다양한 증류주들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소비가 확대될 것이다.

다양한 증류주가 소비될 것이다 @픽사베이

마지막으로 다양한 형태의 협업 전통주 상품 출시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양조장과 기업체 간의 제품으로써의 콜라보 상품들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올해에는 연예인들과 연계된 전통주들이 다양하게 출시될 것이다. 과거 이름만 제공하는 형태였다면 지금은 술을 좋아하거나 술을 직접 배운 연예인들이 자신의 유명세를 활용해서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다. 직접 제조까지는 못하더라도 시음을 통해 자신이 좋아하는 술을 선발하거나 디자인에 참여하는 간접적 참여이다. 또한, 지역과 연계된 다양한 술 제품이 출시될 것이다. 전통주는 기본적으로 지역의 농산물을 사용하기에 지역과의 상생을 중요시한다. 과거에는 지역의 농산물 사용하는 양조장(지역 특산주)의 설립이 중심 이었다면 이제는 침체되고 있는 지역의 시장과 연계해 골목 상권을 살리거나 젊은 창업을 위해 전통주 협업이 활용하는 것이다. 특정 지역 시장에서 지역 시장 맞춤형 술을 개발하고 그 술을 그 지역의 청년들이 만드는 방식이다. 지자체들이 적극적으로 지역형 술들 제조를 지원하고 있어 지역과 술이 하나의 콜라보 형태로 탄생할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지역음식과 어울리는 전통주를 개발하는 등의 다양한 지역이 중심이 된 지역 양조장 협업 사업들도 시도될 것이다.

사진=유세윤 인스타그램·유튜브 '성시경' 캡처


올해 경제 사정이 어떻게 될지 아무도 예측을 못 하는 상황이다. 오히려 전통주에 있어서 부정적인 시장 소식도 조금씩 들리고 있다. 이러한 어려운 분위기에서도 올해의 전통주 시장이 성장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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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믈리에타임즈에 기고한 컬럼입니다.

https://www.sommelier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126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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