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 주(酒)저리 주(酒)저리-165
얼마 전 유명 위스키 유튜브 방송에 출연을 한 적이 있다. 위스키나 증류주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인지도가 있는 방송이다. 위스키 위주의 방송을 하다 추석 명절에 맞춰 전통주를 소개를 기획한 것이다. 최근 관심을 끄는 탁주와 증류주 5종을 2회에 걸쳐 방송 했다. 방송 후 전통주에 대한 반응은 매우 뜨거웠다. 소개된 막걸리와 증류주들은 평소에서 구하기 힘든 술들이기는 했다. 하지만 전통주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아닌 위스키나 증류주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 및 업장에서 주문 문의가 많았다고 한다. 방송의 힘이 크다는 것과 다른 주종의 사람들도 전통주에 대한 관심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기회였다.
과거부터 전통주 홍보에 대한 양조장이나 전통주 단체, 정부의 고민이 있었다. 적은 예산으로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홍보를 해야 최대 효과를 거둘 수 있는지에 대한 부분이다. 과거 행사 대부분은 일회성 지원 및 축제 등의 홍보에 치우쳐 있었다. 전통주 소비가 많은 어른들에게 초점이 맞춰있었기에 무료 시음 및 판매에 많은 부분이 치중되었다. 행사가 끝난 후에 소비자의 대부분은 어떤 술을 마셨는지 양조장 이름은 무엇인지 기억을 못하는 아쉬움이 많았다.
최근에는 전통주에 대한 홍보를 젊은 층에 타깃을 두고 있다. 전통주에 대한 소비 형태가 젊은 층에서 많이 일어나는 부분과 함께 그들이 가진 확장성과 새로운 술에 대한 관심 때문이다. 박람회장을 가면 대부분 젊은 사람들이고 시장에서도 젊은 층의 전통주 관심이 증가한 것을 체감 할 수 있다. 이러한 홍보도 지속해 오다 보니 아쉬운 점도 생겨나고 있다. 초기 젊은 층의 관심이 증가 했다면 시간이 지나도 확장성은 증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박람회나 행사에 방문하던 사람들 위주로 재방문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물론 이들은 충성 고객층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전통주라는 동일 안 타깃으로 한 홍보로 인해 전통주 소비층이 고착화 된 것이 아닐까 싶다.
이제 전통주의 홍보 타깃을 전통주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아닌 다른 주종의 소비자에게 홍보를 할 때다. 젊은 층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대한 개성이 뚜렷하다. 자신이 즐겨 마시는 술에 대해서 공부도 하고 모임 활동도 활발히 한다. 이러한 정보를 얻는 것도 유튜브나 페이스북, 인스타처럼 자신의 SNS(소셜 네트워크)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술을 좋아하던 사람들은 술에 대한 애정도 있지만 비슷한 주종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도 있다. 위스키를 좋아하던 사람들이 우리나라 오크 숙성 증류주는 어떠한 맛일지 외국의 다양한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한국와인에 관심을 갖는 경우이다.
물론 자신이 좋아하는 술이 우선이기에 전통주를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전통주에 있어 시장 확장성을 넓히기 위해서는 다른 주종의 사람들에게 전통주를 알리는 일을 해야 한다. 술을 마시는 인구는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고 섭취량도 줄어들고 있다. 모든 술 시장은 지금보다 더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 지금 전통주에 대한 소비는 아직 미미하고 전통주를 아는 젊은 층도 많지 않다. 전통주를 알리는 일에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술에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들보다는 술을 알되 다른 주종에 마음이 열려있는 사람들을 타깃으로 해서 전통주 홍보를 해보는 것이다.
위스키 바에서 전통주를 시음시키고 와인 바에서 한국와인을 시음시키는 것이 전통주 입장에서 아직은 어려운 일이다. 품질에 있어 부족하다고 이야기 하거나 가격 경쟁력에서도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다른 주종의 소비자들을 끌어 들이지 못한다면 우리 전통주 성장은 한계가 생길 것이다. 처음에는 낯설고 그 효과가 미비할 수도 있다. 지금 당장 다른 주종에 모든 홍보 예산을 투입하거나 행사를 진행할 수도 없다. 조금이라도 다른 주종으로의 홍보를 낯설게 생각하지 말고 유연하게 도전했으면 한다. 전통주 갤러리에서 한국 오크 증류주와 수입 위스키의 비교 시음 테이스팅을 하고 더술닷컴에서 외국 와인과 한국와인의 시음 테이스팅을 한 내용이 올라가는 것이다. 이것이 전통주 시장을 확장하고 전통주가 발전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우물 안 개구리가 되어서는 전통주의 발전을 이야기하기가 쉽지 않아 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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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술에 게재한 컬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