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 주(酒)저리 주(酒)저리-166
최근 한식에 대한 외국인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정부도 K-푸드라는 이름으로 홍보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양한 K-푸드 사업 중에는 외국에서의 가공식품 지원 사업 외에도 외국 한식당에 대한 지원 사업도 있다. 한식진흥원 등에서는 한식 확산과 품질 관리를 위해 한식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세계 한식당의 발전을 지원하고 있다. 해외 우수 한식당으로 뉴욕, 파리, 도쿄 소재 한식당 8곳을 ‘우수 한식당’이라는 이름으로 23년 1월에 지정했으며 12월에도 5곳을 추가 지정 하였다.
‘우수 한식당’으로 뉴욕에서는 ‘정식’, ‘아토믹스’, ‘’윤 해운대 갈비’, 꽃(Cote), 수길(Soogil), 주아(Jua) 6곳을 지정했다. 파리에서는 ‘순 그릴 마레’, ‘종로 삼계탕’, ‘이도’, 삼부자(Sambuja), 맛있다(Ma-shi-ta) 등 5곳이 선정됐고 도쿄에서는 ‘윤가’와 ‘하수오’ 2곳이 지정됐다.
13개 식당은 한식을 기본으로 하며 일부지만 국산 식재료를 사용하기도 한다. 이 중에서 정식과 아토믹스, 윤가는 한식 파인다이닝으로, 미쉐린 2스타 레스토랑으로도 선정된 바 있다. 순 그릴 마레는 한국식 구이 메뉴를 선보이는 식당으로 방탄소년단(BTS)을 비롯해 다수의 연예인이 방문한 곳으로 알려졌다. 해외 우수 한식당은 우리에게 대중적인 한국 음식뿐만 아니라 한식 다이닝을 판매하는 곳도 있다.
이러한 식당에서는 어떠한 주류들을 판매할까?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한식당이니 전통주를 판매할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각각의 식당 홈페이지를 확인해 보면 전체 주류 리스트에서 전통주는 몇 가지 안 된다. 간혹 한국 술을 판매한다고 해도 우리가 생각하는 전통주는 많지 않고 대중주(소주, 약주 등) 위주인 경우가 많다.
한식 다이닝의 경우 전통주 사용이 조금 더 많지만 그렇다고 전체 주류에서 전통주의 비중이 높은 것은 아니다. 물론 한식 다이닝이지만 큰 틀에서는 한식과 서양 요리가 혼합된 요리 형태이기에 외국인들에게 익숙한 와인을 페어링 한 것으로 생각된다. 아직 전통주의 외국 진출은 전체적으로 부족한 부분이 많다. 우수 한식당에서조차 한식과 페어링 할 술이 많지 않다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이것은 유통의 문제, 병과 라벨 등 제품 품질 외의 다양한 요인들의 영향 때문일 것이다.
전통주의 한식당 사용은 우리나라 한식 다이닝에서의 문제이기도 하다. 국내 한식 다이닝들은 다양한 전통주 공급이 가능하기에 전통주와 페어링을 하는 곳들이 많다. 하지만 아직 한식 다이닝에서도 상당 부분 와인과의 페어링을 선호한다. 이것은 주류를 취급하는 소믈리에들이 와인을 배웠기도 하고 페어링이라 하면 와인과의 페어링을 기본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전통주와의 페어링을 위해서 일부 다이닝 식당들은 비공식적으로 전통주 관련 전문가들과 협업하는 경우도 있다.
전통주를 해외 우수 한식당에서 파는 게 뭔 대수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이들 우수 한식당 중 일부는 미쉐린 가이드별을 받은 다이닝 식당으로 술이 판매된다는 것 자체가 그 술의 품질과 함께 고급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만들어 준다. 꼭, 다이닝 식당이 아니더라도 선정된 13개의 식당은 각 나라에서 우수한 식당으로 알려져 있다. 방문객 상당수가 음식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기에 그들의 소비를 통해 퍼지는 파급력도 크다. 우수 한식당에서의 전통주 사용은 전통주의 가치를 높이는 일이기에 전통주 세계화에 꼭 필요한 부분이다.
아직 해외에서의 전통주와 한식 페어링은 부족한 부분이 많다. 주류 페어링을 위해서는 유통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전통주 소믈리에들이 많이 배출되어야만 전통주와 한식과의 페어링이 자연스럽게 가능하다. 해외에서 전통주가 자리 잡기 전까지 협회나 정부의 지원이 필요한 이유이다.
이번 우수 한식당으로 선정된 식당들은 한국의 고급 식기 등을 지원받는다. 한식을 한국의 우수한 그릇에 담아 서빙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음식과의 페어링 차원에서 전통주라는 마실 거리가 추가로 유통될 수 있는 지원 등을 해주면 어떨까 한다. 전통주의 소비 및 세계화에는 여러 가지로 노력이 필요하고 시간이 필요하다. 이러한 노력 중에 하나로 외국 유명 한식당에 우리 전통주를 보급하는 사업을 만들어 보는 것이다. 외국인들에게 와인 외에 다른 주류가 있는 신세계를 열어줄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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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술에 게재한 컬럼입니다. https://soollife.com/?p=439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