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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멀리하는 MZ세대, 그리고 전통주

전통주 주(酒)저리 주(酒)저리-167

최근 외식업 분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가장 많이 들은 이야기가 소비시장 위축으로 주류 소비가 줄었다는 이야기다. 외식업 경기가 좋지 않은 지금 외식업에서 주류 소비만 증가하기란 어려운 일일 것이다. 사실 경제 상황 위축 이전부터 젊은 층을 중심으로 회식 자리에서 술을 마시지 않거나 저도수, 무알콜 소비로 인해 주류 소비 시장은 조금씩 감소 흐름을 보이고는 있었다.

외식 시장에서의 주류 소비 감소 흐름이 크다 @픽사베이


22년 주류시장 출고금액 전체를 놓고 보자면 주류시장은 성장을 한 것처럼 보인다(23년 국세통계연보) 22년 총 주류 출고금액이 9조 9천7백억으로 21년 8조 8천억에 비해 1조 1천억(12.9%) 증가했다. 하지만 출고량 자체는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19년 3,376,714 kL와 비교해서는 108,091 kL가 감소한 3,268,623 kL를 나타내었다(코로나 영향으로 21년 출고량은 약간 증가) 이러한 술 소비의 감소는 오래전부터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현상이라 할 수 있다. 물가 상승분과 고품질 주류 소비 형태로 인해 출고금액이 증가한 것처럼 착시 현상을 보인 것이다.


주류 소비 감소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주류 소비는 감소하고 있다. 독일의 맥주 소비량은 수십 년째 줄고 있고 2023년 판매량은 83억 8000만 L로 1993년 판매량보다 25.2% 감소한 수준이라고 한다. 미국 역시 18~34세 중 술을 마시는 비율이 62%로 10년 전보다 10% 떨어졌다고 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2023년 미국 전체 맥주 시장은 1% 성장했지만 무알코올 맥주 시장 성장률은 35%였다고 한다. 가까운 일본도 일본 맥주소비량이 30년 전 대비 25% 수준으로 급락했고 BIGLOBE의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20~24세 중 80% 이상은 ‘평소에 술을 먹고 싶지 않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의 맥주 소비량도 크게 감소하였다 @픽사베이

우리나라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한국은 2021년 기준 15세 이상 국민의 1인당 연간 주류 소비량이 7.7L로 27개 회원국 가운데 21위를 기록했다. 1인당 연간 주류 소비량은 1981년(14.2L)과 비교해 2021년에 절반(-45.7%) 가까이 줄었다고 한다. 이렇듯 꼭 젊은 층이 아니어도 이제 술을 마시는 사람들은 절대 값(인구수)은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주류 소비 감소에 따른 대기업의 발 빠른 대응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먼저 희석식 소주의 도수가 조금씩이지만 떨어지는 속도도 빨라졌으며 이제는 15.5% 희석식 소주가 판매되는 시대가 되었다. 어디까지 떨어질지 알 수 없지만 희석식 소주의 도수만 놓고 보면 일부 전통주의 약주나 막걸리의 도수와 비슷한 수준까지도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이다. 대기업 맥주에 있어서도 신제품이 나오는 속도도 빨라졌으며 제품도 다양해졌다. 소규모 맥주제조업체도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는 다양한 제품을 하루가 멀다 하고 출시하고 있기에 그러한 업체들 간의 경쟁도 과거에 비해 치열해졌다. 그만큼 다양한 소비자들의 기호를 맞추기 위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는 반증일 것이다.

15.5% 소주 @하이트진로

저알코올 제품의 출시도 많아지고 있다. 처음 위스키를 중심으로 시작했던 하이볼 열풍이 'RTD(Ready to Drink)' 제품으로 옮겨가고 있다. 위스키와 소주, 탄산수, 과일 등 재료를 각각 구매해 섞어 마시는 것보다 더 저렴하고 편리한 RTD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주류기업들도 하나 둘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주목할 것은 지금의 RTD 보다 저 낮은 도수의 제품들도 만들어질 것이라는 것이다. 일본의 경우 아사히맥주가 자회사를 통해 알코올 도수 0.5%~2% 사이의 칵테일을 작년 6월 선보여서 20~30대 젊은 직장인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고 한다. 산토리, 기린, 삿포로 등 다른 맥주 회사들 역시 저알콜 맥주와 맥주가 아닌 다른 주류개발을 서두르며 상품 다각화를 계획 중이라고 한다.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전체 주류 시장에서 소비량 감소는 계속될 것이다. 이것은 전 세계적인 흐름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주류소비 감소에 대해서 전통주도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아직 전통주는 전체 주류시장 점유율에서 1.6%를 차지하고 있기에 희석식 소주나 맥주 시장 등 다른 주류 시장의 점유율을 높이는 부분을 생각하면 주류 소비량 감소가 크게 다가오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시장의 소비 감소, 특히 MZ 세대의 주류 소비량 감소와 트렌드 변화는 우리 전통주에 있어서도 단순히 점유율 상승만의 문제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젊은 층의 소비 트렌드를 알고 거기에 맞는 제품을 준비해야지만 그들을 전통주 소비시장에 계속 머무르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술 멀리하는 MZ세대에게 맞는 전통주는 무엇이 있을지 고민이 필요해지는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젊은 층의 시선을 끄는 다양한 전통주들 @이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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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믈리에타임즈 https://www.sommelier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126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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