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 주(酒)저리 주(酒)저리-184
최근 외식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고물가로 인한 소비 침체가 길어지면서 자영업 폐점률이 상승하고 있다. 한 신문사의 서울시 상권 분석 서비스 데이터를 보면, 올해 2분기 외식업 폐업 점포 수는 6290개로, 지난 1분기(5922개)보다 6%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 시기의 2020년 1분기(6258개)보다도 많은 수치다.
다른 분석 자료로 한국농수산식품공사(aT)에서 발표한 외식산업 경기동향지수(외식산업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외식산업지수는 75.6으로 1분기(79.28)보다 3.68포인트 하락했다. 외식산업지수는 2022년 2분기 이후로 80대를 유지했으나, 작년 4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3분기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외식업 경기가 2018년의 어려운 시기로 되돌아간 모습”이라 평가했다.
이러한 외식업의 침체는 전통주 소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확한 통계는 아직 나오지 않았으나, 양조장들에 따르면 매출이 적게는 20%, 많게는 30%까지 감소했다고 한다. 전통주의 소비가 주로 외식업체나 주점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외식업 침체는 자연스럽게 전통주 소비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많은 식당들이 폐업하면서 양조장들의 술 공급처도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전통주 유통 경로는 바틀샵, 온라인 등으로 다변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소비는 식당이나 주점에서 발생한다. 따라서 외식업 침체가 이어지는 동안 전통주 소비 감소는 불가피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의 단기적이고 적극적인 전통주 진흥 정책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전통주를 지원하기 위한 여러 정부 정책이 시행되었다. ‘우리술대축제’, ‘찾아가는 양조장’, ‘전통주 갤러리’ 같은 오프라인 행사와 더불어 ‘더술닷컴’을 통한 온라인 홍보도 지속적으로 진행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홍보 방식은 과거부터 이어져 온 정책들로,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대책이 필요하다. 전통주 소비가 감소하는 현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단기적 소비 촉진 정책이 절실하다. 소비 활성화 정책이 없으면 올해 전통주의 소비 감소는 명확하기 때문이다.
우선 전통주 소비 활성화를 위해 더 많은 축제와 박람회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전국에서 다양한 축제나 박람회들이 열리고 있다. 이러한 행사에 참가를 할 때 대부분은 참가비가 있는데 많은 양조장들은 지자체의 도움을 받고 참가를 한다.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다양한 행사에 참가할 수 있도록 양조장들에게 부스 참가비를 지원하고, 이를 통해 전통주를 적극적으로 홍보·판매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다음으로 다양한 전통주 시음 행사를 확대해야 한다. 전통주는 기호식품이므로, 직접 맛을 보지 않으면 소비자들이 그 가치를 제대로 알기 어렵다. 소비자 역시 개인이 원하는 맛이 있기에 단순히 다른 사람이 추천한다고 해서 구매하지 않는다. 전국적으로 확산 중인 전통주 바틀샵을 활용해 시음회와 할인 행사,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전통주 주점을 통한 소비 활성화가 필요하다. 과거에도 전통주 전문점들을 대상으로 한 행사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장기적으로 진행할 필요가 있다. 전통주 주점은 소비자와의 접점이 많은 곳이다. 불경기로 인해 이들이 사라진다면 추후 전통주 활성화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전통주 전문점의 성장을 장려하기 위해 이들을 중요한 소비처로 인식하고 지속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현재 전통주 소비 감소는 전통주의 문제라기보다는 전체 주류 시장의 침체와 맞물려 있다. 경기가 회복되면 전통주 소비도 자연스럽게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여러 박람회에서 전통주를 즐기는 젊은 층의 모습을 보면, 여전히 전통주에 대한 관심은 높다. 그러나 경기 회복 전까지 소비자들의 관심을 유지하기 위한 지속적인 프로모션이 필요하다.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이 있다. 주류 산업이 어려운 시기에 조금 더 적극적인 전통주 소비 활성화 행사를 진행한다면, 투자 대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주류 시장의 어려움을 기회로 삼아, 전통주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소비를 촉진하는 데 정부와 지자체가 앞장서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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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술에 게재한 컬럼입니다. https://soollife.com/?p=448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