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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어지는 전통주, 미래의 모습은

내 전통주 이야기 옮겨오기-35

  주류의 소비 형태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2018년 주류 소비 트렌드는 17년에 이어 1인 음주, 작은 사치로서의 음주, 감성/개성을 표현하는 음주, 가벼운 음주로의 현상이 지속적으로 이어졌다. 전체 소비문화 트렌드가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의 비율),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 개인화된 행복 중시 등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주류에도 이 같은 현상이 반영된 것이다(2018 주류 소비 트렌드 조사).

주류소비 트렌드 변화 / 출처 – 2018 주류 소비 트렌드 조사

    이런 주류 트렌드가 반영되면서 인지 전체 주류 소비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2019년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전체 주류 출고 금액은 ‘18 대비 2.2% 감소한 9조억 원이다. 이 추세대로면 내년 2020년에는 9조 원 밑으로 떨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주목할 점은 맥주, 희석식 소주, 탁주를 비롯한 대부분 술의 출고량은 소폭 감소했지만 약주와 기타주류 출고량은 상승했다는 점이다. 탁주의 경우는 출고량은 감소했지만 판매 가격이 상승해서 과세표준액은 증가했다. 전통주 전체 출고량은 9,712kL으로 ’17년 8,837kL보다 875kL 상승했다. 전체 주류시장이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전통주만이 증가를 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18년 탁주의 출고량은 감소했지만 과세표준액은 증가했다. / 출처 – 2019년 국세통계연보

    

    이러한 전통주의 증가를 뒷받침하는 내용도 있다. 전통주를 마시는 연령이 젊어지고 있는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발표한 ‘빅 데이터를 이용한 전통주 소비 트렌드'(2018년 2월 발표)에 따르면 젊은 층의 전통주에 대한 이미지는 독특하고 트렌디한 쪽으로 변화했다. 이러한 변화가 반영되어 강남, 홍대, 이태원 등 20~30대들이 자주 찾는 장소에서 전통주를 과거보다 많이 즐기고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판매지수 역시 30~40대의 구매 비중이 50-60대 보다 높았고, 20~30대에선 여성이 남성보다 구매 비율이 높았다.


   전통주의 이미지에 있어서는 막걸리는 부드럽고 순한 맛, 전통적/대중적/경제적, 접근성이 좋다는 이미지도 있다. 하지만 반대로 막걸리 외에는 도수가 높아서 여성이 마시기 적합하지 않다. 패키지가 올드하다, 병 자체가 아저씨 같다는 이미지도 존재한다. 이처럼 전통주가 마시는 사람은 젊어지지만 아직 극복해야 할 부분도 많이 있다.

    

   특히, 전통이라는 이미지를 극복해야 한다. 전통이란 말은 의외로 우리 주변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전통 음식, 전통 한복, 전통 한옥 등 긴 역사를 지닌 우리 민족에게 전통이란, 오랜 문화의 상징이며 다른 한편으로는 마케팅 수단이 되기도 한다.


   얼마 전 고궁 입장 시 한복과 개량된 한복 모두 무료입장인 것으로 인해 논란이 된 적이 있었다. 너무나도 많이 변형된 한복이 전통의 변질이냐 아니면 시대의 흐름에 따른 전통의 변화 인가로 논란이 있었다. 이처럼 전통의 변형은 많은 사람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되는 부분이다.

다양한 형태의 한복들/출처 – flickr


    이러한 논란과는 반대로 전통이 생활 속에 들어와 잘 자리 잡은 것도 있다. 전통 한옥도 한옥의 큰 틀은 유지하고 그 안의 생활환경은 현대적인 건축물과 결합한 형태로 변화고 있다. 한옥의 정신과 형태나 멋은 유지하면서 그 내부는 생활하기 편하게 개선한다. 퓨전국악이나 퓨전 판소리들도 처음에는 전통에 대한 논란이 있었으나 이제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다. 이러한 예들은 과거 전통이라는 것에 얽매이지 않고 전통을 현대적으로 해석하거나 새로운 기술들을 접목한 것이다.

현대적인 기술을 더한 한옥/출처 – pixbay


    전통을 현대적으로 해석하는 이 시대에 전통주는 어떠한 모습이어야 할까? 우리나라의 양조 방법은 역사가 오래되고 다양하고 복잡하다. 현재 전통주를 만드는 큰 업체들은 과거의 전통적인 제조 방식이 아닌 현대적인 제조법을 결합한 곳이 많다. 하지만 과거 그 전통주가 가지고 있던 의미나 원료 배합, 맛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기에 우리는 그 전통주들을 인정하고 보전할 가치가 있는 것으로 여긴다.


     최근에는 다양한 원료를 사용해 젊은 사람들의 입맛에 맞춘 전통주가 젊은 양조인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다. 과거 고도수의 프리미엄 막걸리도 젊은 층이 마시기 쉬운 6도로 낮춰져 생산되고 있다. 또는 전통적인 원료를 잘 배합해서 감각적인 클럽주를 만든 경우도 있다. 술 이름, 병 디자인, 라벨 등 전통과 최신 트렌드를 접목해 다양한 형태로 시너지를 만들어 내고 있다.

전통주를 활용한 클럽주 / 출처 – 전통주갤러리


하지만, 위의 사례는 매우 드물다. 대부분 전통에 얽매여 있다. 이제 전통주도 젊은 층의 트렌드를 읽고 새로운 제품 개발 등을 해야 할 때다. 전통주 업계도 젊은 사람의 유입이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젊은 층의 유입이 다른 주종과 비교했을 때 부족하다. 제조 외에도 새로운 유통 사업을 개발하거나 전통주 마케팅에 뛰어드는 젊은 층이 증가해야 한다. 젊은 층의 유입이 증가할수록 전통주도 지금의 젊은 층이 원하는 맛과 마케팅에 접근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도시건축가 김진애 박사 말을 인용해 전통주의 미래를 이야기해 보려 한다. “전통은 진화하므로 전통이 된다.”

전통주와 음식을 함께 배달하는 서비스 / 출처-업체 홈페이지



본 글은 더술닷컴에서 옮겨 왔습니다. https://thesool.com/2020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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