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꽃비를 맞은적이 있나요? 남산과 매봉재공원 벚꽃길

[사진이 있는 길여행 에세이]


 "벚꽃 가득한 꽃길을 가본적이 있나요?"


   언제부터 인가 '꽃길' 이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TV에서 한 아이돌소녀가 "꽃길만 걷게 해줄게요."라는 말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내가 아는 꽃길은 인생에서 활짝 개인 편한 상황이 아닌 진정 야생화와 봄꽃이 가득메운 꽃길을 생각한다.  서울에서 벚꽃이 필때면 여의도 윤중로를 먼저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나는 사람 붐비지 않고 한적하고 오랫동안 걸을 수 있는 다른 길을 찾는다.


  그중에 한 곳이 응봉근린공원에서 시작하여 매봉재공원과 남산둘레길을 아우르는 꽃길루트이다.


  벚나무 가로수가 연이어 심어진 곳... 

 바람이 불면 벚꽃잎이 휘날리는 그러한 곳...

 벚꽃엔딩 노래를 저절로 흥얼거리게 만드는 그러한 곳...


  힘들이지 않게 높은곳에 올라 한강의 전망을 두눈에 담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올해도 어김없이 여기를 찾았다. 더 늦어 벚꽃이 지기전에 하늘 가득히 덮힌 벚꽃을 보고 싶어서 이다.



"꽃비가 내리네요. 저 풍경을 어떻게 담을까요?"


 풍경이 좋은 곳을 갈때면 어김없이 카메라를 들고 간다. 그리고 풍경을 내눈으로 충분히 담기도 전에 카메라 셔터를 누른다. 나는 사진으로 풍경을 접하는 것이다.


  벚꽃 가득한 남산길에 접어 들었을때도 난 내눈 가득히 채우기보다 카메라를 통해 사진으로 담기를 우선으로 하였다. 멋진 장면, 그리고 꽃비 내리듯 휘날리는 벚꽃을 보면서...


 동행했던 한 분이 이런말을 한다.


  "나는요, 카메라를 들고 다니지 않아요. 사진찍기보다 내눈으로 담는게 더 좋아요. 그것이 더 오래가고요..^^"


   맞는 말이다. 눈에 각인한 풍경은 가슴깊이 남겨진다. 그리고 추억이라는 앨범에 저장된다. 언제든지 마음속에서 꺼내볼 수 있는 사진이 되어...


   하지만, 사진으로 남긴 나에게는 추억보다는 이미지파일만 남을 뿐이다. 그때의 풍경을 보려면 마음속 충억의 앨범을 들추기보다 외장하드에서 사진을 찾아서 봐야했다. 그렇지 않으면 기억이 희미하기 때문이다.


  저 말이 이렇게 깊이 다가올줄은 몰랐다. 꽃길에서 꽃비를 맞을때 그냥 맞으면서 즐거움을 경험했어야 했는데 아쉬움이 드는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그렇게 난 세월속에 경험을 가진 분한테 또 하나를 배웠다.


  자연과 아름다움 풍경을 대하는 방법을... 

  


매거진의 이전글 도심여행, 대구시 근대문화골목길 여행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