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mino de Santiago : 그리움의 프랑스길
출발지역 St jean pied de pot
도착지역 Roncesvalles(Ronceveaux)
준비물 기본배낭, 알베르게 정보 자료, 판초우의, 그리고 휴식과 내일을 위한 기대감
코스지도
거리 / 시간 27 km / 7시간 (자료에 따라 24.2km로 표시되어 있다)
주요지점 St Jean Pied de Port ~ Orisson ~ Bentarteaj언덕 ~Roncesvalles
자치주 Navarra
알베르게는 저녁 10시면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 대부분 알베르게에서 시행되는 규칙과도 같은 것이다. 늦게자는 습관을 가진 사람들은 힘들 수 있겠지만 나보다는 옆사람을위해, 휴식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주기위한 배려이다.
그리고 보통 6시 이후에 기상하게 되는데 생장에서의 아침은 더 일찍 시작한다. 새벽 5시 부터 사람들이 부스럭거리며 짐을싸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조금이라도 더 자려고 노력했지만 시간이 좀더 흐를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어느 순간 몇 사람을 제외하고 모두가 짐을싸고 밖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드디어 순례길에 접어들었음이 실감나는 순간이였다. 나와 함께 순례길을 찾아온 3명도 뒤척이다 일어나 찬찬히 배낭에 짐을 싸기 시작했다. 첫날이다보니 모두다 배낭을 메고 갈 계획이란다.
바다바람님은 이번 순례길의 목표가 처음부터 끝까지 배낭을 메고 걸어가는 것이라고 하며, 다른 분들도 지치지 않고 버스타지 않고, 건너뛰는것없이 걸어서 가는것이 목표이자 계획이라고 한다. 피레네산맥을 넘는 첫날은 첫발을 내딛는 순간이기도 하다. 간단하게 차려진 빵과 커피, 쥬스로 아침식사를 간단히 하고 알베르게를 나섰다.
다행히도 어제 생장시내를 적시던 비도 그쳤다. 그리고 운무가 생장도심을 휘돌아 산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조금은 차가운 바람이불고 있어 덥지않게 피레네산맥을 넘을 수 있을것 같았다. 스페인은 덥다고하는데 과연 그말이 맞을지 의구심이 들정로 써늘한 아침날씨이다.
공립 55번지 알베르게를 나서 도심길따라 알래로 내려갔다. 이곳저곳 알베르게에서 나온 순례자들이 골목길을 메우기 시작했다. 어느 사람들은 길가 옆 카페에서 아침식사를 하는 사람도 있었고, 어느 사람들은 소리치며 기념사진 찍기도 하고, 어느 사람들은 조용히 피레네를 향해 걷고 있다.
우리도 출발 전에 기념사진을 찍으며 무사히 론세스바예스까지 가기를 기원했다.
성문을 빠져나오니 첫 갈림길이 나온다. 어제 오스피탈레로가 설명해준 피레네를 넘어가는 갈림길이다. 오른쪽으로 가야 나폴레옹루트이며, 왼쪽으로 가는길이 계곡을 따라 가는 루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폴레옹루트를 따라간다. 힘들더라도 웅장한 피레네의 풍경을 보기위함이기도하고, 힘들경우 중간에 쉬어갈 Orisson 알베르게가 존재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가이드북에 따라 나폴레옹루트의 거리가 달리 표시된다. 안내표시판에는 24,2km로 표시되어 있지만, 생장오스피탈레로는 27km남짓 거리가 될거라고 알려줬다. 내가 자주 보아왔던 웹사이트에도 나폴레옹투트는 24km정도로 소개되었다.
확실한것은 실제로 걸어보면 알겠지라는 마음으로 조금이라도 짧게 걷기를 소망하고 있었다.
피레네를 향하는 길 곳곳에 순례길을 상징하는 표시물들이 곳곳에 보인다. 노란색화살표 뿐만 아니라 파란색바탕에 구불구불길이 그려진 표시물도 벽이나 전봇대에 부착되어 있다. 그렇지만 익숙하지 않은것은 지명이 아직은 프랑스어라는 것이다. Roncesvalles라는 지명도 Ronceveaux로 표시되어 있어 자칫 익숙하지 않은 지명으로 헷갈릴수도 있을 것이다.
피레네 산맥을 넘기 전까지는 프랑스지역임을 상기해야 했다.
또하나 노란색 표시판이 순례길표시와 더불어 갈림길마다 표시판기둥이 세워져 있다. GR루트 표시판인데 Roncesvalles까지의 순례길은 GR 65번과 GR 12번을 번갈아가며 걷게된다.
GR(Grande Randonnee)은 유럽전역에 조성된 Randonneer길을 의미한다. 순례길과는 다른 이정표인 셈이다. 하지만 일부 순례길은 GR과 겹치다보니 까미노(Camino)길과 동일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을 꽤나 보았다. 실제로는 다른 루트라는 것을 생각하고 노란색화살표와 가리비만 생각하고 길을 찾아야 한다.
완만한 경사의 오르막길이 계속되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어렵지 않게 피레네산맥을 넘어 갈 수 있으려니 생각했다. 하지만 너무 자만했을까 Orisson까지 8km의 길은 그리 쉽지가 않았다. 중간에 경사가 급한 흙길도 존재했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한국의 산이나 둘레길처럼 곳곳에 계단을 만들어놓아 걷는 사람으로 하여금 아연실색하게 만드는데 여기는 그저 경사진 길일 뿐이다. 계단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곳곳에 목장의 풍경과 산자락이 중첩되는 풍경을 접할 수 있었지만 가픈 숨을 내쉬며 올라가다보니 또렷하게 보이지 않는다. 좀더 올라가 바위옆에서 배낭을 푸르고 5분여 쉬고나니 주변 피레네산맥 풍경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6월이라 눈은 내리지 않았고 푸른 풀들이 자라나 녹음이 가득한 색깔로 겹겹히 쌓여 보였다. 고개를 돌려 위를 보아도 푸른색 잔디밭이 깔린것처럼 큰나무가 없는 민둥산처럼 보였다.
처음의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 다시 포장된 도로길을 만난다. 그리고 머지 않아 Orisson 알베르게가 눈앞에 나타났다. 생장의 오스피탈레로는 여기서 점심을 먹으라고 안내하지만 점심식사를 하기에는 너무 이른 8시 정도밖에 되지 않은 시간이다. 게다가 쉬어가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아 왁자지껄했다. 쉬어갈 의자도 보이지 않아 우리는 지나치기로했다. 걷다가 적당한곳에서 털썩 주저앉아 쉬기위해...
피레네의 풍경은 아름답고 웅장하다고 표현해도 부족할 수 있겠다. 날씨가 좋아 운이좋게도 멀리까지 펼쳐진 풍경을 내려다볼 수 있었다. 어느 날에는 안개가 가득하여 제대로 풍경을 구경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하는데 우리는 너무나 깨끗한 하늘과 상쾌하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피레네를 올라서고 있었다.
몇 시간을 올라왔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그저 길을 따라 한발한발 내디디며 올라설 뿐이다. 힘들어 휴식뿐만 아니라 배고픔이 몰려오고 있었다. 뜻하지 않게 언덕위 평평한 곳에 차량이 하나 서있었다. 그리고 커피와 음료를 판매하고 있었다. 더 생각할 것도 없이 그 차량앞으로 걸어가 휴식과 함께 어제 카프푸에서 산 바게트샌드위치를 점심으로 먹기로 했다. 그리고 생장을 추발하여 첫번째 Sello를 여기서 받았다. 그리고 꽤나 비싼 1유로짜리 바나나 한송이를 간식으로 맛보았다.
모두다 힘들었는지 아무말없이 각자 가져온 바게트빵과 바나나 또는 커피를 홀짝거리며 먹고 있었다. 그저 하염없이 멀리 바라보며 아무말도 없었다. 점점 바게트빵이 짧아지고 있음을 인지할 뿐이다.
얼마나 쉬었을까? 어느누구도 먼저 일어나려고 하지 않는다. 무척 힘들어 하는듯 했다. 나라고 힘들지 않은 이유가 없었다. 오랜만에 10kg넘는 배낭을 메고 있어 어깨가 눌리고 허리를 세우기 쉽지 않았다. 그래도 인솔자라는 책임감때문에 일행들을 다독이며 마저 넘어야할 길을 재촉했다.
피레네를 넘기위해서는 다시 한 번 GR루트를 바꿔야 했다. 12번으로 바뀌면서 조금 급한 오르막길을 올라가야 한다. 여기가 마지막 오르막이고 이후에는 너도밤나무가 가득한 숲길을 만나게 된다.
정상부근까지 올라오는 길에는 그늘이라고는 없었다. 내가 쓴 모자만이 그늘을 만들어 낼 뿐이였다. 대략 10km 정도 남았다. 짧은 오르막에 이어 평평한 숲길이 5km 내외, 그리고 내리막 5km 내외로 남아있을 뿐이다.
오르막 갈림길에 올라서기 전에 돌로 만들어진 십자가가 보인다. 무어가 쓰여져 있지만 알 수가 없다. 유추해보려고 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 돌 십자가는 나중에 어떤 의미인지 찾아봐야 겠다.
오후가 지나면서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전망대가 있는 갈림길에 다다랐다. 여기오는 길목에 롤랑샘터가 이다는 말을 들었는데 걷다가 지나쳤는지 보지를 못했다. 아뿔사!!!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데 이런 볼거리를 놓치다니... 같이 걸었던 동행들도 보지 못한듯 하다. 아니 힘들어서 제대로 눈여겨 볼 여유가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내리막길이 보이니 피레네를 무사히 넘었다는 안도감이 들었다.
너무나 쉽게 안심하려했는지 다시 한 번 긴장하게 만든다. 피레네는 쉽게 우리를 벗어나지 못하게 한다. 고난이라는 고난을 다 주려는듯 가파른 경사는 지고 있던 배낭의 무게를 갑절로 늘려놓고 등산화 앞굽이 발가락과 닿아 통증을 만들어 냈다. 게다가 자갈이 많아 자칫 잘못 밟았다면 발목이 삐끗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마지막까지 마음 편하게 내려 올 수 없었다.
나또한 많이 걷는 일을 하기때문에 피레네를 넘는 코스는 무리가 없을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조금은 얕잡아 보기도했다.
'이정도 쯤은 거뜬히 넘을 수 있어!!!'
이렇게 생각했지만 쉽지가 않았다. 고난을 부르는 순례길의 첫날이며, 사람을 인솔하며 걷다보니 더욱 신경을 써야했고, 배낭의 무거움이 실감나기도했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익숙한 트레킹화때문에 발바닥이 덜 고생했다는 것이다.
정신없이 내리막길을 내려오고 있었다. 하늘이 보이지 않은 숲이 가득한 길이였는데 터널을 벗어나듯 환하게 빛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눈앞에 계곡물 소리가 들렸다. 회색빛의 오래된 건물이 눈앞에 펼쳐졌을때 도착했음을 실감했다.
그리고 익숙한 지명이 눈앞에 보였다.
순례길의 첫날을 무사히 넘어왔다. 그런데 동행들은 그렇지 않은듯했다. 발바닥에 난리가낫는지 알베르게에 도착해서도 쉽게 걷지 못하고 있었다. 테스님은 결국 기력이 소진되어 씻자마자 침대에 누워 있었고, 쪼리신님발바닥을 매만지고 있었다.
나와 바다바람님은 갈증을 해속하기 위해 알베르게 앞 Bar에 가 처음으로 맛보는 스페인산 맥주를 마시기로 했다. 이제서야 여유가 생겼고 넘어오는 시간들을 복기하듯 되새기고 있었다.
두번 다시는 넘고 싶지 않은듯 하다. 하지만 왠지 나는 다시 한 번 넘어 올것만 같았다.
덧붙임...
Roncesvalles에서 저녁을 먹으려면 순례자메뉴를 신청하거나 알베르게안 거실에 있는 자판기의 음식을 전자렌지에 데워서 먹는 방법뿐이다. 제대로된 음식을 맛보고 싶어서 순례자메뉴를 신청하여 레스토랑으로 걸어갔다. 한국인 다른 동행들을 만났다. 이들은 순레자메뉴 쿠폰을 구매하지 않은 채로 레스토랑에 왔는데 입장이 되지 않았다. 그런데 직원에게 사정을 했는지 어느 순간에 안으로 들어와서 우리 옆에 자리를 잡고 같이 식사를 했다. 이들은 팜플로나까지 다시 만날 인연이였다.
이날 닭고기 요리를 주문했는데, 배고프니까 먹는다는 생각으로 모조리 먹었다.
알베르게 이름 Auberge de Roncesvalles Orreagako Aterpea
숙박비 (유로) 12유로
침대형태 183bed/1방
침대수 Domitory
담요제공여부 No - 1회용 커버 제공(무료)
부엌/조리시설 Yes
화장실/샤워장 Yes (구분있음)
세탁기/건조기 Yes / Yes
아침식사 제공 No (별도 쿠폰 구매 3.5유로)
인터넷 사용 WiFi 사용 가능
주변 편의시설 Supermercado No
Bar Yes
Restaurante Yes
박물관 등 No.
1) 공립알베르게로 오후 2시부터 개방
2) 크레덴시알 발급이 가능(2유로)
3) 크레덴시알 스탬프 받을 때 저녁식사(Cena) 와 아침식사(Desauno)를 선택할 수 있으며, 별도의 쿠폰으로
발급받아 주변 레스토랑에서 사용하면 됨.
* 아침식사 - 3.5유로 / 저녁식사 10유로
4) 주변 Bar 및 레스토랑은 스페인어 및 영어가 표기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