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mino de Santiago : 그리움의 프랑스길
출발지역 Logroño
도착지역 Navarrete
준비물 기본배낭, 알베르게 정보 자료, 판초우의, 그리고 휴식
코스 및 고도 지도
거리(실측거리) / 시간 12.4 km(13.2km) / 4시간
주요지점 Logroño ~ Grajera Park(Parque De La Grajera) ~ Navarrete
자치주 La Rioja
공립알베르게 뿐만 아니라 일부 사립알베르게도 마찬가지 이지만, 대부분 에어콘을 가동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여러 명이 함께 이용하는 침실은 꽤 덥기만 하다. 사람의 열기와 외부에서 밀려드는 뜨거움이 공존하기 때문에 더욱 덥다. 게다가 9시가 넘어야 해가지는 열대야가 지속되면서 밤에 잠을 청하는것은 꽤 힘든 일이 되버렸다. 뜨거운 찜질방에서 두툼한 매트리스를 깔고 자는것과 다를바 없다. 로그로뇨 공립알베르게는 밤에는 에어콘을 가동하기 때문에 처음에는 잠을 이룰 수 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에어콘이 꺼지면 나처럼 민감한 사람은 땀이 흥건하게 베어 더위를 참지 못하고 깨어버린다. 로그로뇨 알베르게에선 12시도 안되어 깨어나 좀비처럼 여기저기 어슬렁거리며 다녔다. 조금이라도 시원한 곳을 찾아 복도에 있는 나무로된 긴 의자에도 누웠다가 깨고, 부엌 테라스 의자에 앉아서 잠을 청하려고도 했다. 하지만 불편함 때문에 잠을 이룰 수 없어 다시 침실로 돌아와 주변 창문을 열어 조금이라도 시원하게 하려고 노력만 할뿐이다.
자는 듯 만듯 멍때리는 상태로 일어나 길을 나설 채비를 한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어제부터 힘들어하는 일행이 있어 Navarrete까지만 짧게 걷고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로그로뇨에서 하루 더 쉬고 Najera까지 29km를 걷기보다는 조금이라도 이동하여 다음을 기약하자는 의미도 있다.
오랜만에 7시까지 늦잠을 자고 환하게 동튼 아침 로그로뇨거리를 나섰다. 생각보다 큰 도시이다 보니 도심을 빠져나가는데도 꽤나 오랜 시간이 걸렸다. 게다가 이제는 아침 식사를 할 Bar 나 Cafe를 찾는것이 하루일과의 시작이다. 열흘만에 순례길 일상이 익숙해져 버렸다. 동규는 혼자 걸어갈만도 한데도 우리와 함께 같이 하기로 했다. 짧지만 자기도 휴식이 필요로 하다고 하면서...
나로써는 간만에 좋은 아침을 맞이했다. 밝은 날에 나오니 로그로뇨의 아침 풍경을 사진에 담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빛이 부족하면 사진찍기가 어렵다. 플래쉬를 사용하면 되지만 자연스러운 맛이 사진에 보이지 않기때문에 플래시는 되도록 사용하지 않는다. 일행들은 사진을 찍고 담소를 나누면서 걸어오지만 나는 그렇지 못하다. 이들을 이끄는 리더이자 가이드 역할을 해야하기 때문에 골목길이 많은 도심에서는 더욱 신경을 곤두세워 길을 찾는다. 자칫 실수로 화살표나 이정표를 잘못 해석하면 엉뚱한 길로 접어들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길을 찾고 뒤돌아보면서 사람들이 잘 따라오는지 수시로 체크하면서 걸어야 했다. 내가 이렇게 신경쓰고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있는지 ....
나의 일행들은 즐거워한다. 사진을 찍고 카페에서도 빵을고르면서 무엇 먹어야할지 의논하고 메뉴판을 해석하려고 머리를 맞대고 있다. 난 한발 떨어져 지켜볼 뿐이다. 모두 알려주기 보다 알아서 찾아보라고... 이러는 사이에 조금씩 일행들과 내가 틈이 생기고 있음을 느끼기 시작했다. 무언지 알 수 없는 불안함이...
시내를 벗어나 외곽의 Grajera Park에 다다르면서 길이 수월해졌다. 갈림길도 적고 오로지 일방의 길만 보이기 시작했다. 공원에 나온 사람들은 연신 동양의 배낭메고온 사람들이 신기한지 눈을 마주치며 인사를 한다.
" Buenos Dias!" 또는 " Hola !"
우리도 가볍게 인사하며 공원길을 산책하듯 걸었다. 짧은 거리라서 마음이 편하다. 걷는 속도가 전보다 느리기에 전부 같이 보조를 맞추어 걷는다. 호수에 백조가 거니는 모습을 보기도하고 사진도 찍고, 쉼터가 나오면 휴식도 취하고... 신기한것은 그렇게 많이 보이던 순례자들은 보이지 않고 보통 스페인 시민들만 보인다는 점이다. 늦게(?) 하루를 시작하니 이렇게 다른 모습이 펼쳐졌다.
나한테는 모처럼이 여유가 생긴 하루이다. 왠지 모를 조급함이 생기기는 했지만 조금 늦는다고 순례길이 없어지는것도 아니니 근심을 내려놓고 하루를 보내자고 스스로 다짐했다. 그리고 지나가는 풍경과 백조와 새끼들의 모습도 열심이 찍으며 한껏 여유를 부렸다.
내가 너무 사진에 심취했던걸까? 주변을 둘러보니 일행들이 보이지 않는다. 나를 제외하고 가던 길을 가고 있는 모양새다.
빠른 속도로 걷다보니 금방 따라 잡을 수 있다. 하지만 이조차 기다려주지 않을 만큼 여유가 없었던 것일까? 아니면 잘 찾아올거라는 믿음이 있었던 것일까? 조금의 서운함이 밀려왔다.
아침 7시가 넘어서 출발했지만 Navarrete에 도착한 것은 12시가 안되어서 이다. 하지만 알베르게가 문 열기까지는 1시간을 더 기다려야 했다. 문 앞 벤치에 앉아 한껏 여유롭게 시간을 보냈다.
알베르게 문이 열리고 짐을 풀고 먼저 배고픈 배를 채우기로 했다. 어제 로그로뇨 중국인마트에서 구매한 신라면을 끓여 먹기로 했다. 거기에 냉동해물팩을 사다가 같이 넣어 끓였다. 1만 km 떨어진 곳에서 한국라면을 맛보고 있다는 자체가 신기했다. 테스님이나 쪼리신은 조금만 먹겠다고 하더니 테이블에 잘 끓여진 라면 냄비를 올려놓지 마자 포크를 올려놓은 것은 이 두 명이였다. 냄비 바닥이 보일때까지 포크를 내려놓지 못하던 모습이 재미있었다. 같이 식사할때는 혼자라는 생각이 들지 않지만, 어느 순간에 나 없이 산책하고 다니느 모습이 못내 서운하기만 했다.
같이 가자는 말이 그리 어려운 것일까?
덧붙임...
La Rioja 지방은 스페인에서 가장 작은 자치주이지만 와인산지로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 로그로뇨 지방에서도 포도밭이 넓게 펼쳐진것을 보았지만 이지방을 지날때는 더욱 넓은 포도밭을 볼 수 있다. 게다가 곳곳에 와이너리가 있는데 장소에 따라 바로 시음 및 판매까지 겸하는 곳도 있다. 그렇지 않다면 슈퍼마켓이나 식료품점에 가면 Rioja지방 와인맛을 볼 수 있다. 내가 마셔본 와인에 비해 바디감이 낮고 산도가 높은 편이다. 물론 품종에 따라 다르겠지만 익숙한 포도 품종은 아니다.
공립알베르게는 작게는 4명에서 많게는 20여명이 함께 사용하는 구조의 방이다. 물론 100여 명이 동시에 들어가는 방도 있다. 작은 방에서 생활할때는 다른 순례자들의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좀더 신경을 써야 한다. Navarrete 공립알베르게에서는 신경질적인 흑인 여성때문에 방문 여는것과 닫을때 소리, 전화벨소리 마저 신경쓰여 편하게 있을 수가 없었다. 나름 조용하게 하려고 했으나 그렇지 못한 부분까지 예민하게 구는 모습에 황당할 뿐이였다. 그러기에 침실은 가능하면 잠을 자고 휴식을 취할때만 있고, 책을 보거나 휴대폰 사용 등 기타 생활에서는 거실이나 외부에서 할동하는 것이 편하다.
알베르게 이름 Albergue de peregrinos de Navarrete
숙박비 (유로) 7유로
침대형태 48bed/1방
침대수 Domitory
담요제공여부 No - 1회용 커버 제공(무료)
부엌/조리시설 Yes
화장실/샤워장 Yes (구분없음)
세탁기/건조기 Yes / Yes(유료)
아침식사 제공 No
인터넷 사용 WiFi 사용 가능
주변 편의시설 Elimentacion(식료품점)만 존재
Bar Yes
Restaurante Yes
박물관 등 No
1) 공립알베르게로 오후 13시부터 개방
2) 전자레인지 없음.
3) 알베르게 주변에 Bar가 많음.
4) 주변 Bar 및 레스토랑은 스페인어 및 영어가 표기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