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mino de Santiago : 그리움의 프랑스길
출발지역 Terradillos de los Templarios
도착지역 Bercianos del Real Camino
준비물 기본배낭, 알베르게 정보 자료, 그리고 휴식
코스 및 고도 지도
거리(실측거리) / 시간 23.2 km (23.5 km) / 7시간
주요지점 Terradillos de los Templarios ~ Sahagun ~ Bercianos del Real Camino
자치주 Castilla y Leon
다닥다닥 붙어있는 알베르게는 한 사람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부시럭 거리는 소리에 다른 사람들도 깨어난다. 늦잠자려는 사람이 있다면, 꽤나 곤혹스러운 30분의 시간을 보내야 다시 조용한 알베르게의 침실을 차지한다. 어제밤에 끙끙앓는 소리를 내넌 바다바람님이 오늘따라 더욱 힘들어 한다. 밤새 제대로 잠을 못잤는지 쾡한 모습으로 일어났다. 배낭을 지고 20여일 넘게 오더니 몸살이 난듯 싶다.
" 오늘 걸을 수있겠어요? 여기서 쉬어가기는 어렵고 봐서 택시타고 이동하는건 어떨지? "
" 일단 걸어볼게요. 정 안되면 택시타고..."
메세타의 새벽은 싸늘하다. 자켓의 지퍼를 쭈욱 당겨 찬기운이 들어올 틈을 없애고 팔짱을 끼운채 오늘의 일정을 시작했다. 스페인의 6월은 꽤나 덥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올해는 유난히 더운 사이클의 시기라는데 메세타지역은 그렇지 않다. 해가뜨고 구름이 없으면 꽤 덥지만, 구름이 많고 바람이 불어준다면 시원하다 못해 싸늘함을 느끼며 걸어야 한다.
역시나 바다바람님은 상태가 않좋은신듯 하다. 다른 날에 비해 걷는 모습이나 속도가 무척이나 느리다. 그리고 표정도 괴로워하는 티가 보였다. 10km 정도 걸었을까, San Nicolas del Real Camino Bar에 들어서자 마자 더이상 못걷겠다고 포기를 선언했다. 결국 택시를 태워 목적지까지 보내기로 하고 나는 바빠졌다. 택시 연락처를 알 수 없으니 스페인 Bar 주인에게 부탁을 해야 했다.
" 택시를 부를 수 있을까요?"
"택시 ? No. 탁시(Taxi) !"
영어 발음이 통할 줄 알았는데 아니였다. 여기서는 탁시라고 발음해야 한다. 겨우 Bar 주인에게 부탁하여 택시를 요청했지만 한 시간 정도 걸린다고 한다. 결국 나머지 일행들과 논의끝에 바다바람님을 Bar에 남겨두고 우리끼리 걷기로 했다. 더 지체하다가는 너무 늦은 시간에 도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Bar에서 쥬스를 마시며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한국 여자애가 한 명 다가 오더니 택시를 같이타고 가도 되겠냐고 묻는다.
기구하게도 그 여자도 바다바람님과 비슷한 처지였다. 물집이 생긴 다리때문에 더 걷지 못하고 쉬고 있는 중이였다. 더 않좋은 상황은 그 여자는 휴대폰마저 없다는 것이다. 일행들과 어디서 만나기로만했고 휴대폰을 챙기지도 못한채 떨어졌다고 한다. 결국 두 사람은 같은 택시를 타고 Bercianos del Camino까지 이동하게 되었다. 내가 택시를 구하려고 분주히 움직이는 사이 다른 일행은 여유롭기만 하다. 걱정이 되지 않는건지, 아니면 나를 믿기때문에 편안하게 생각하는건지, 아니면 내가 가이드이니 자기와는 상관없다는 건지... 알 수가 없다. 그렇다고 물어보기도 참 애매하다.
바다바람님을 태워 보내고 우리는 자기만에 걷는 모습으로 Sahagun으로 향했다. 프랑스길의 중간지점이 이곳이다. 지명은 파꾼도 성인인 베르나르디노 데 사아군에서 유래했다고 알려져 있다. 프랑스의 성 베네딕토회의 산 베니또 수도원이 이곳에 자리를 잡으면서 도시는 까미노와 함께 성장했다고 알려져 있으나 현재는 시계탑만 남아있는 수도원 유적과 아름다운 무데하르 양식의 유적들, 그리고 도시 입구의 커다란 아치만이 남아있다. Sahagun으로 접어드는 길이 여럿 갈래가 있다. 도로를 따라가다 표시판을 보고 오른쪽으로 돌아 다리를 건너가야 하는데 도로따라가다 다른 길로 접어드는 길도 있다. 그래서 우리 일행도 나와 테스님만 아치와 작은 성당을 만났고 다른 일행은 그냥 지나쳐 버렸다. 갈래길이 나타날때는 원래의 길을 따라가는것이 가장 좋은 풍경이나 유적을 만날 수 있음을 이제는 경험으로 알고 있다.
Sahagun 시내로 들어서면 기차역과 여러 가닥으로 나뉜 철길이 정면을 가로막고 있다. 그리고 소몰이축제를 준비하고 있는지 도로변에 나무로 만든 펜스가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도로따라가 걷다보면 공립알베르게를 만나는데 여기에 하프완주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는 곳의 위치와 가능 시간을 소개한 안내문이 붙어 있다. 오전 시간인데다가 공립알베르게에서 좀 떨어진 Santuario de la Virgen Peregrina라는 성당에서 받아야 한다. 그리고 별도 비용을 내야만 한다. 절반을 걸어왔음을 증명해주는 거라지만 왠지 구미가 당기지 않는다.
20여 일 만에 400km 가까이 걸었다니 믿어지지 않는다. 하루에 20km 내외로 걸었는데 벌써 절반이라니... 그만큼 시간이 많이 지났음을 자각하기에는 특별함이라는 감정이 없다. 그냥 걷고, 돌아보고 하는 사이에 절반을 지나왔다. 앞으로 온만큼 더 가야 하는데 아쉽기만 하다. 한참을 더 걸어야 할것이라 생각했는데 이제 보름 정도만 가면 끝이라는 생각에 살며시 아쉬움이 고개를 들고 있다.
Sahagun 시내를 가로질러 가는데 미국에서온 부부를 거리의 Cafe에서 다시 만났다. 쉬어가라고 손짓하며 부른다. 이 부부도 남편 무릎에 이상이 생겨 더는 걷지 못하고 택시타고 이동할것이라고 한다. 오늘은 그런날인가 보다.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만나는...
절반을 걸어오는 동안 모두가 말짱한것도 대단한 것이고, 나또한 아무탈없이 여기까지 왔음을 감사해야 하는데, 몸살난 사람이나 발바닥 물집이 잡힌 일행에게 이것밖에 못하냐는 식의 모습을 보여온 내가 이기적으로 보였다. 각자가 지금까지 무사히 걸어온 것만해도 박수받을 만한 사건임을 얘기해 줘야 겠다.
또 다시 도로옆 길을 따라 걷는다. 끝없이 펼쳐진 길고 긴 직선에 이르는 길... 그 사이에 Real Camino라는 이름이 붙은 마을을 꽤나 만났다. 순례길이 스페인 역사에 있어서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이곳이 진짜 까미노길이라는 것을 자랑하듯이 지명에 박아 놓았다. 앞으로도 몇 곳을 더 만날지 알 수 없다. 진짜 순례길 마을은 이름만 남고 도시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 작은 마을로 변모했다. 알베르게마저 없다면 그냥 지나쳐버릴 마을이었을 것이다.
Calzada del Coto 마을로 가는 길과 도로따라 가는 길 갈림길이 보인다. 원래의 코스는 지워졌다가 그 위에 다시 노란색 화살표가 표시되었다. Coto마을 주민들이 순례자들이 자기네 마을로 들어고게 하려고 기존 루트를 지워버렸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러다가 순례자협회에서 다시 표시를 복구한 것이라고 한다. 자기들 만에 이익을 위해 코스를 바꿀 생각했다는것이 놀라웠다. 하마터면 중간에 마을도 없는 우회코스로 접어들뻔 했다. 갈림길에서는 급히 선택할것이 아니라 주변 순례자들을 살펴보거나 가이드북을 잘 살펴보는것이 중요하다.
2시간 여 걸어서야 작은 마을에 다다랐다. 이곳은 2개의 알베르게가 있다. 하나는 수녀원에서 운영하는 Santa Clara 알베르게이고, 하나는 자원봉사자들이 운영하는 수도원소속의 알베르게 이다. 아담한 Santa Clara 알베르게를 찾아갔으나 문이 닫혀있다. 이곳을 일행의 배낭을 트랜스퍼 서비스를 이용하여 보냈었는데 어떻게 찾아야 할지 난감하다. 다시 휴대폰으로 이메일을 보내 확인해 보니 bar에 보관했다고 한다. 이제 Bar와 다른 알베르게를 찾아가야 했다. 이른 시간에 도착해서인지 아직 알베르게 문은 열려있지 않았다. 다들 문 옆 긴 벤치에 앉아 쉬고 있다. 우리도 마을입구에서 바다바람님과 다시 조우하여 배낭을 줄세워 놓고 간단히 점심식사를 하러 마을로 나섰다. 이곳은 Bar가 하나 뿐이다. 마을 주민들이 여기서 모임을 하고 서로 얘기를 나누는 사랑방같은 분위기 이다.
작은 마을에 홀로 떨어진 알베르게가 오늘의 휴식처이다. 그리고 기대하지 못했던 일몰을 만난 곳이기도 하다.
덧붙임...
최근 사진을 출사를 나갈때 야경에 빠져들고 있었다. 긴 노출과 어둠속에서 빛나는 마을과 다리, 건물의 풍경을 담을때 희열이 꽤 큰 작업이기도 하다. 순례길을 걸으면서 멋진 야경을 찍을 거라는 기대는 하지 않았다. 워날 이른 시간에 알베르게에 도착하고 대부분의 저녁시간을 실내에서 보내기 때문이다.
Bercianos de Camino에서는 다같이 저녁식사를 하고 알베르게 옆 공터에서 빙 둘러서서 자기 소개를 하는 시간이 있다. 해질무렵 시작한 자기 소개의 시간은 Carrion이후 두 번째이다. 익숙하게 짧은 영어로 내가 찾아온 이유와 내가 하는 일을 소개했다. 모두가 마무리 될 즈음, 해가 지평선에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짧은 순간에 카메라를 들고 나와야겠다는 생각으로 숙소로 들어갔다가 다시 나왔다. 그리고 지평선에 걸친 일몰 순간을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다.
짧은 10여 분 사이에 나는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몰 사진을 얻었다. 내가 카메라를 들고 나올 생각을 좀더 나중에 했더라면 이 사진을 얻지 못했을 것이다. 지금도 순례길을 걷는 중에 가끔 이사진을 보며 흐믓한 미소를 혼자 짓고 다녔다. 그리고 내가 찍은 사진을 알베르게 봉사자분에게 보여주니 자기에게 보내달라고 요청을 해왔다. 하지만 아직까지 메일 주소를 받지 못했다. 어떻게 보내야할지 고민으로 남았다.
알베르게 이름 Albergue parroquial Casa Rectoral
숙박비 (유로) Donative
침대형태 58 bed/1방
침대수 Domitory
담요제공여부 No - 1회용 시트 없음
부엌/조리시설 No
화장실/샤워장 Yes (구분없음 , 샤워장은 구분되어 있음 )
세탁기/건조기 Yes / No
아침식사 제공 Yes
인터넷 사용 WiFi 사용 가능
주변 편의시설 Elimentacion(식료품점) 없음
Bar Yes
Restaurante Yes
박물관 등 없음
1) 자원봉사자가 운영. 2층 침실이 오래되어 마루에서 소리가 난다.
2) 저녁식사 및 아침식사 제공 (Donavtive)
3) 일몰 풍경이 멋있음, 자체 식사제공 및 소개시간이 있음.
4) Sahagun 지나 calzada coto 가기전에 갈림길 있음(우회노선), calzada coto로 가는 길 표시가
지워져 있는데 이는 마을 자체에서 표시한 화살표를 삭제한 것이며, 굳이 calzada coto를 거쳐가지
않아도 된다.
5) 산타클라라 알베르게는 시기에 따라 개방하는 알베르게이다. 따라서 수녀원에서 운영하는 알베르게에
머물고 싶다면 사전에 확인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