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하나인데, 길은 여러 개?

길에서 길을 말하다 (5)


복잡한 길이름, 중복 되거나 분할하거나...


현존하는 둘레길은 대부분 지자체 자체적으로 계획 및 조성을 한다. 운영 및 관리는 대부분 위탁 또는 방치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렇게 부서 또는 지자체별로 조성한 둘레길은 중복되어 찾아오는 사람들을 의아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으며, 정돈된 안내문구라던가 홈페이지에서 설명조차 없다.


지난 화요일, 억새 가득한 서울둘레길 7코스따라 봉산능선을 걷고 있었다. 증산체육공원에 올라서니 익숙한 이정푯말 아래 무언가 새롭게 추가로 달려 있었다. 자세히 보니 ‘서울시 테마산책길-봉산숲이좋은길’ 이라는 표시와 ‘은평둘레길‘ 이라는 표시가 추가 되었다. 그옆에는 은평둘레길 전체 코스를 설명하는 해설판이 떡하니 크게 세워져 있었다. 은평둘레길은 은평구에서 자체적으로 백련산과 봉산, 북한산을 잇는 코스라 새로운 둘레길이라고 갈음할 수 있었지만, 테마산책길은 의아한 부분이였다.


서울시는 그동안 서울시 전역의 숲길,공원길, 하천길 등을 모아 테마문화길이라 칭하였다가 최근 ‘서울두드림길‘ 이라는 명칭으로 통합하여 관리하고 있다. 이에 더하여 서울의 최장거리 둘레길인 서울둘레길과 한양도성길을 더하여 약 150여 개 코스를 아우르고 있다. 그런데, 또다시 ‘테마산책길‘이라는 명칭으로 표시판이 세워지고 책자가 서울시를 통해 발간되었다.



서울시 테마산책길은 새롭게 조성한 길이 아니다!?


테마산책길은 기존 둘레길,자락길과 상당부분 중복이 되고 있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코스가 산책하기에 적당한 1km 내외에 짧은 코스라는 것과 일부 등산코스가 포함된 것이다. 현재 40여 개 코스가 선정되었고 다른 주제로 하여 지속 선정할 것이라고 한다. 서울시가 시민들을 위해 길을 조성하고 홍보하는 것은 좋은일이라 하겠지만, 기존에 설정한 둘레길과 중복하여 소개하는 것은 혼란만 가중시킬 뿐이다.


은평구 봉산공원은 서울둘레길이 지나가는 코스인데 유사한 색상으로 테마산책길 표시가 되어 있으니 시민들은 같은 길의 일부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전혀 다른 둘레길로 인식을 한다. 제대로된 체계를 갖추지 않고 실적에 급급하여 길을 만들고 예산을 집행한다는 생각은 쉽사리 지워지지 않는다. 이곳 봉산뿐만 아니라 아차산구간이나 안양천구간에도 유사한 둘레길이 범람하여 시민들을 헷갈리게 만들고 있다. 게다가 자치구별로 조성한 둘레길이 더해지다 보니 서울둘레길을 찾아 왔다가 북한산둘레길이나 다른 둘레길로 빠져 버릴 수도 있는 처지에 다다른 것이다. 더 늦기 전에 서울시는 명칭만 늘릴것이 아니라 체계를 갖추고 서울시 전체를 걸을 수 있도록 방사형태로 통합 운영하는 방식으로 변화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명칭을 정함에 있어서 봉산구간처럼 서울둘레길 7코스, 테마산책길과 같이 별도로 표시하는 것이 아니라 ‘서울둘레길 7코스 중 산책길 또는 자연체험코스’처럼 체계있게 설명을 해야만 한다. 서울시 와 자치구 따로 개별적으로 구성한 둘레길은 상호 연결하여 어느 방향으로 가던 연결 될 수 있도록 변화를 시켜야 한다. 그래야 진정 서울시가 바라는 ‘걷기좋은서울‘ 이라는 슬로건에 걸맞을 것이다.


더 이상 한 지역 또는 산자락에 여러 가지의 명칭으로 불리지 않았으면 한다. 프랑스의 랑도네(Randonnee)라는 길은 GR표시 체계를 통해 어느 방향으로 걷고 있는지, 난이도 등 만 표시되어 있다. 서울시처럼 여러 이름으로 불리우는 것은 없다. 서울뿐 아니라 지방의 둘레길도 비슷한 처지이다. 결국 서울이 변하면 전국의 둘레길은 변화한다. 그만큼 서울의 둘레길은 모범이며 기준이 된다는 것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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