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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숨은 길, 섬속의 섬 가파도올레길

남자가 바라본 제주여행


  내가 제주를 찾는 이유는 아직도 가볼곳이 많기 때문이다. 제주도를 여행하는 방식은 다양한데 내가 하는 방식은 제주만에 풍경을 바라보고 즐길 수 있는 곳을 찾아 걷는 것이다. 그래서 오름과 숲길, 곶자왈을 꽤나 찾아 나섰는데 이번에는 제주에 있는 섬을 찾아가고 싶었다. 우도와 마라도에 이어 늦게나마 또 다른 제주의 부속 섬인 가파도를 찾았다.



 가파도는 다양한 지명을 가지고 있는데, 섬 전체가 덮개 모양이라는 데서 따온 개도(蓋島)를 비롯하여, 개파도(蓋波島)·가을파지도(加乙波知島)·더위섬·더푸섬 등으로도 불린다. 또다른 지명 유래를 찾아보면 섬이 가오리처럼 생겼다 하여 '가파섬'이라 했다는 설, 파도가 섬을 덮었다는 뜻에서 '가파도'라는 설, 물결이 더한다는 뜻에서 '가파도'라 했다는 설, 섬의 모습이 덮어진 모양이어서 '더바섬'이라 했다는 설 등이 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발췌 -


  

   제주의 가파도를 찾아 가려면 새롭게 조성된 모슬포항여객터미널을 찾아가야 한다. 현재 모슬포에서 마라도와 가파도로 운행하는 여객선 터미널은 위치가 좀더 아래쪽으로 이동하였기에 옛날의 기억으로 찾아가면 낭패를 볼 수 있다.

  

  제주도 주변의 섬 모양은 대부분 오름형태를 유지한 섬이거나 아니면 빈대떡처럼 펼쳐진 평평한 섬으로 되어 있다. 가양도와 추자도를 제외하면 대부분 평평한 섬이다. 이러한 모습 때문에 모슬포항에서 가파도 방향으로 둘러봐도 날씨가 흐리면 섬의 모습이 잘 보이지 않는다. 바다물결과 겹쳐서 섬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만큼 해수면과 가까운 섬의 지형이다.


  가파도는 청보리축제가 유명하여 늦은 봄에 찾아가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가을에 오면 인적이 드물어 찬찬히 여유롭게 둘러보기에 좋은 시기이다. 개인적으로 사람이 많을때보다 적을 때 한적하게 걷고 싶은 욕구가 크기 때문에 시기를 지금으로 정한것도 있다. 다행이것은 휑하고 평범할 수 있는 섬에 코스모스군락지가 펼쳐져 있어 다채로운 색감을 연출하여 흑백같았던 섬풍경이 컬러TV를 마주한 느낌이다.


  무작정 섬을 둘러보기 보다는 가파올레길을 따라 가면서 섬을 둘러보기로 했다. 해안과 나름 내륙의 모습을 모두 만날 수 있도록 지그재그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가파도 상동포구 선착장에 내리면 오른쪽 정면에 올레길 안내표시판이 보이고 오른쪽 해안길을 따라 가는것으로 시작한다. 평범해 보이는 올레길 같지만 눈에 뜨이는 것이 몇 가지 있었다. 역시나 제주의 대표적인 모습인 검은 돌로 쌓은 돌담, 이에 더하여 반지르한 몽돌처럼 생긴 둥근 돌로 쌓은 돌담이 여기저기에 보여 이채로움을 더했다. 게다가 해안은 검은 현무암이 울퉁불퉁 구멍을 만든채 해안에 깔려 있다. 그리고 얼마되지 않은 오르막을 오르면 평평하게 펼쳐진 밭과 함께 시골길이 길게 이어져 있다. 또하 재미있는 것은 이곳에도 해물 짜장면과 해물짬뽕이 유명하여 판매하는 곳이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인지 몰라도 배에서 내리자마자 보였던 것 중 하나가 짜장/짬뽕을 홍보하는 문구와 차량이였다.



 가파 올레길은 약 5km 정도이기 때문에 빨리 걸으면 1시간이면 충분하겠지만 놀멍쉬멍 걸으면 2시간이상 걸린다.  바다 풍경도 아름답지만 바다건너 제주도 송악산, 산방산과 한라산이 어우러진 삼봉의 풍경을 바라보는 것도 꽤나 멋진 풍경을 즐기는 재미거리 이다. 이를 보려면  가파 올레길 절반 정도 걸으면 주리코지정자가 있는데 여기서 바라보는 풍경이 멋지다.  길을 걷는것이 중요한것이 아니라 길을 걸음으로써 마주할 수 있는 풍경, 그리고 휴식, 같이 걷는 동행과의 대화 등 서로의 교감이 중요한 것이다. 길은 그저 이를 위한 루트이자 보완제일 뿐이다. 그냥 운동하듯 길을 찾아간다면 볼 수 없는 것이 너무나 많다.


  제주 올레도 마찬가지이다. 그냥 걷는데 집중하기 보다 주변을 바라보면서 멋드러진 풍경을 즐기는 것을 해보면 좋겠다.



 가파도의 돌담은 여타의 돌담에 비해 이쁘다. 훨씬 부드럽고 직접 만져보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해안에는 이렇게 몽돌같은 돌담이 길게 펼쳐져 있다. 바다만 보고 걷다보면 놓칠 수 있는 풍경이다.


가파포구에 다다르면 올레길도 끝난다. 다시 모슬포항으로 가기위해서는  섬 가운데 길을 따라 2km 정도 걸어가야 하는데 여기서 만나는것 중 하나나 가파도 해물 짜장/짬뽕 집이다. 마라도 해물짜장에 비하면 해초와 새우살같은 해물 건더기가 좀더 많이 올라 간다는것이 다르다. 해물 짬뽕은 커다라 뿔소라가 통째로 올려져 있어 먹으려는 사람들에게 감탄사를 내뱉게 한다. 하지만 맛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있다. 그냥 해물이 풍부한 짬뽕을 맛나게 먹은것으로 만족하면 좋을듯 싶다.



 이제는 가야할 시간이다. 가파도를 오가는 배편은 자주 있지는 않다. 하루에 3~4회 정도인데, 가파도행 첫 배는 9시에 있고 모슬포행 마지막배는 4시30분 이다. 그러니 충분하게 여유를 즐기고 싶다면 첫배와 마지막배를 이용하면 되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2시30분 배를 타고 나와도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다.


TIP.


가파도를 다른 곳에서 조망하려면 모슬포항에서 올려다 보아도 되지만, 송악산 데크길 중간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이 가장 가파도 전체를 바라볼 수 있다. 날씨가 좋으면 가파도와 마라도가 나란히 놓여 있는 풍경까지 만날 수 있다.

앞쪽의 평평한 섬이 가파도, 뒤쪽에 작은 섬이 마라도 이다.


 가파도를 다녀온 후 시간이 허락된다면 짧게 산책하듯 걸을 수 있는 송악산 데크길이 좋다. 올레길 10코스의 일부이며, 송악산 정상은 휴식년제로 인해 올라 갈 수 없지만 데크길따라 약 3km 정도 산책하듯 걸으며 제주 바다의 풍경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이곳도 여유롭게 반나절도안 걸어도 무리없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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