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에피소드 13
순례길을 걷다가 알베르게에 쉬는 날에는 리셉션룸을 둘러본다. 주변 관광지, 교통편 정보를 확인할 수 있고 버리고 간 책이나 물품 등이 쌓여 있어 필요한 경우에는 가져갈 수도 있다. 그곳에서 '나의 산티아고'의 원본이 되는 책이 놓여 있어 읽어보기 시작했다. 그곳에서는 쉬어가는 숙소를 '레퓨지'라는 말을 사용하는것을 보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순례자들이 쉬어가는 곳은 대부분 알베르게(Albergue)라고 불리우는데 무슨 차이가 있는거지? 곰곰히 걸어왔던 길을 되짚어 보니 생장에서 출발하여 피레네를 넘을때 보면 익숙하지 않은 명칭의 숙박집이 보이곤 했다. 더우기 생장에서 머물렀던 공립알베르게 조차도 Municipal Albergue가Refuge Municipal로 되어 있었다. 우리가 지나온 길에 여러 이름의 숙소가 있음을 알아야 했다.
스페인어 사전을 찾아보면 레퓨지오는 대피소,피난처 라는 의미이다. 영어로는 Refuge, 스페인어로 Refugio이다. 1980년대까지는 알베르게라는 것이 순례길에 없었던듯 싶다. 순례자가 쉬어갈 수 있는 것이라고는 대피소, 호스텔, 또는 수도원 또는 성당에서 운영하는 refugio가 전부였던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생장 뿐만 아니라 Manjarin 에 있는 알베르게도 레퓨지오라고 부른다. 정식 숙소가 아닌 순례자를 위한 피난처이기에 이렇게 불리웠다고 보여진다. 이후에 순례자가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부족한 숙소를 채우기 위해 시립, 공립, 수도원에서 숙소를 추가로 만들었는데 이것이 알베르게로 보여진다.
사전적의미로 보면 여관, 숙박소, 숙박지의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영어로도 같은 의미이다. 몰려드는 순례자들이 머물 수 있는 공간이며, 오로지 순례자들만 머물 수 있는 곳이다. 대부분의 알베르게는 10~200베드의 침대를 가지고 있으며, 부엌, 화장실과 샤워실, 거실, 2층침대로 구성되어 있다. 알베르게는 명칭에 따라 여러가지로 구분이 되며, 사립알베르게를 제외하고는 나머지는 공립 알베르게로 분류 한다. 대부분 1박에 5~10유로 내외이며, 연이어 숙박을 할 수 없다. 지역에 따라 여러 개의 공립알베르게가 존재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마을 마다 공립알베르게는 하나씩 존재하며, 나머지는 사립알베르게 이다.
알베르게에 가야하는 이유는 순례자여권( Credencial)에 스탬프를 받기위해서 이다. 스탬프가 있어야 순례길 인증서를 받을 수 있다.
특히 자전거 순례자들은 공립알베르게 사용을 할 수 없기때문에 사립알베르게나 호스텔을 이용해야 한다.
알베르게의 명칭을 좀더 구분하여 정리하면,
Municipal Albergue
- 시에서 만든 시립 알베르게로 가장 많이 보이는 알베르게이다. 침대수는 다양하며 도시에 따라 시설이 열악한 곳도 있다.
Xunta de Albergue
- 갈리시아 주정부가 만든 알베르게로 갈리시아 지역에만 Xunta라고 표시되어 있으며 대체적으로 최근에 개보수를 통해 시설이 깨끗하며, 침대수가 100베드 정도 된다.
parroquial(Paroissial) de Albergue
- 지역의 천주교 교구에서 운영하는 알베르게로 수도원, 성당의 일부분을 할애에서 만든 공간이다. 여타의 공립 알베르게에 비해 자체행사가 있거나, 입실,퇴실 시간이 엄격하게 적용된다. 독특한 성당의 모습이나 생활을 경험하기위해 일부러 찾아가는 경우도 있으며, 까리온 데 로스에 있는 Santa Maria 알베르게가 대표적이다.
Juvenil Albergue
- 유스호스텔이라 부를 수 있는 곳으로 시설은 좋지만 가격대가 높은 편이다.
Privado Albergue
- 사립알베르게로 불리우며, 순례길을 완주한 사람만이 사립알베르게를 운영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고 한다. 그렇지 못한 사람이 알베르게를 운영할 수 없기에 민박집처럼 운영하는 곳도 꽤 많이 볼 수 있다. 사립알베르게는 10~20베드 내외이며 시설은 공립에 비해 깨끗하고 소규모로 운영하기 때문에 조용하게 쉬거나 소규모 단체가 사용하기도 한다. 대부분 화장실과 샤워실은 남녀구분되어 있으며 가격은 10~17유로 내외 이다.
생장에서 출발하여 오리손에 도착하기전에 보이는 숙박지로 프랑스어로 숙박지를 의미한다. 이곳에서도 순례자들이 머물 수 있으며 15~27유로 정도이며, 저녁식사를 제공할 경우 비용을 더 지불해야 한다. 론세스바예스부터는 스페인영역이라 Gite는 없고 대부분 알베르게 이다.
- 알베르게와 민박집의 가장 큰 차이는 크레덴시알에 Sello(스탬프)를 찍어줄 수 있느냐 인데 이는 순례길을 어디서부터 시작했고 어떻게 왔는지 확인하는 인증 수단이다. 그래서 알베르게를 이용해야 하지만 이보다 편하고 안락한 숙박을 원하는 사람들이거나 늦게 도착하여 알베르게에 들어갈 수 없다면 Casa Rural과 같은 민박집을 이용하기도 한다. 2층 침대없으며 30유로 이상으로 비용이 비싸다. 이와 비슷한 것으로 Pension이라 불리우는 곳이 있는데 이곳은 우리나라 펜션같은 숙박지로 생각해도 비슷하다.
- 우리나라의 호텔이나 모텔과 같은 숙박업소이다. 비용이 가장 비싸고 고급스럽다. 아침식사를 포함하여 제공하기도 하는데 여기는 방 당 금액을 받기보다 사람 수당 금액을 받는다. '더 웨이'라는 영화를 보면 옛 궁을 이용한 Parador de León호텔이 나오는데 이러한 곳에서 숙박하는것도 나름에 운치있는 여행이 될 것이다. 하지만 모든 호텔이 시설이 좋은것만은 아니다. 가격 차이, 침대구조만 다를뿐 사립알베르게정도의 시설을 가지고 있는 곳도 더러 있다. 일부는 호텔과 사립알베르게를 겸하여 운영하는 곳도 있는데 Puente la Leina에 있는 자쿠에 호텔이 이런 경우이다.
순례길이 유명해진 이유는 순례길 자체의 종교적 이유도 있지만, 걷고, 쉬고, 먹고, 자고 할 수 있는 시스템이 깔려있기 때문에 걷기여행이 가능하다는것도 이유 중 하나이다. 순례자라면 꼭 알베르게만 가야한다라는 사람도 있지만 상황이나 취향에 따라 호스텔이던 유스호스텔이던 사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자주 사용하면 순례길 인증서를 받을 수 없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Special Thanks to,
글을 쓰다보면 부족한 정보가 있기 마련이다. 이럴때는 주변에 경험자들을 통해 얘기를 듣고 정리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메꾸기도 한다. 이 글을 쓰는데도 닉휘, 아영, 회색빛바람의전사라는 닉네임을 가진 친구들 덕분에 마무리 할 수 있었다. 항상 옆에서 도와주는 여기 친구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Buen Cami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