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길을 말하다.
요즘 강남구를 다시 걸어서 다녀보고 있습니다. 강남구 보건소와 걷기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서죠.
도심 속을 걸어보기도 했고 예전에 다녔던 대모산과 양재천도 걸었습니다. 그리고 그냥 지나쳤던 작은 야산인 매봉산과 청담근린공원도 갔었습니다.
강남이라는 도시는 개발에만 치우쳐진 도심이라는 선입관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오로지 보이는 것은 높을 빌딩과 아파트 뿐이였으니까요. 하지만 강남을 걸어서 다니다보니 선입견을 날려버린 계기가 되었습니다. 도심 속 숲이 있다는 것은 강남구에 있어서 축복과 같은 존재일 겁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얼마나 소중하게 느낄지는 알 수 없을 겁니다. 다른 곳에 숲이 있는 공원이 있으면 좋게 보이지만 강남에서는 왜 개발하지 않고 남겨두었을까라는 상반된 생각을 가지게 되니 말입니다. 숲이 존재한다는 것은 사람들이 모이고 동물이 살아나고, 콘크리트 속에서 살다시피 하는 우리가 피난처처럼 보낼 수 있는 곳이 숲입니다. 내가 다시 마음에 치유가 이루어 지는 곳이 숲입니다. 강남구에도 이러한 숲과 공원이 남아 있습니다.
도곡동 뒤편에 있는 매봉산은 규모는 작지만 오밀조밀한 숲길이 잘 정돈되어 있고 생각지도 못했던 제신당이존재하는 산이라는 것, 도곡동에도 도당제를 지내고 있다라는 말이 이상하게 들릴정도로 낯설게 느껴졌지만 이곳도 사람이 사는 곳이라는 생각에 이해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게다가 여기 산에는 토끼가 노니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강남구에 대한 선입견이 깨어졌습니다. 모든것은 보기 나름이라고는 하지만 좀 더 깊숙이 들여다 보면 전혀 다른 모습을 만나게 됩니다.
강남구도 사람이 사는 곳이고 예전부터 존재해왔던 마을이였습니다. 자연 부락도 존재했었다는 것을 잊은건 강남이 개발의 대표명사처럼 보여진 1970년대 부터 왜곡된 모습으로 바라보게 된것이 아닐까 합니다. 강남구 또한 자연이 공존하는 도시이며 단순히 보이는 겉모습으로 판단할 도심이 아니였습니다.
여기뿐만 아닐 겁니다.
우리는 겉으로 보여지는 모습으로 판단합니다. 사람이던, 직업이던, 집이던... 겉으로 보여지는 모습은 일부일 수도 있고 전부 일수도있습니다. 그것을 알려면 한 두번 보아서는 알 수가 없습니다. 진득하게 보며 얘기하고 찾아보는것이 필요할텐데 우리는 그러지 못하고 속단으로 결정해 버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