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전곡 듣기, 피가로의 결혼



새로운것을 도전하는 것은 항상 어렵다.


익숙하지 않은 무엇인가를 할때는 마음이 선뜻 따라주지 않는다. 귀찮음, 재미없음, 무언가 배우고 알아야하는 시간 투자 등등 여러가지 이유가 존재한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라면 시간을 쓰는것이 아깝지도 않거니와 시간을 만들어서라도 하려고 애쓴다. 그렇지 않고 내 의지와 상관없이 해야 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럴때는 또 하게 된다. 클래식 음악은 좋아하지만 오페라 전곡을 들어보거나 공연을 관람한 적은 없다. 투란도투의 '네슨도르마(nessun dorma)'는 들을때 마다 좋다. 하지만 투란도투 오페라 전체를 본 적은 없다. 시간이 없어서 공연장이 멀어서 등등 여타에 이유에 의해서다. '피가로의 결혼(Le nozze di Figaro)'이라는 오페라 또한 그렇다. 영화의 ost 또는 단편의 아리아만 알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모짜르트가 작곡한 오페라여서 더욱 관심이 이어졌다. 예전에 '아마데우스'라는 영화를 통해 그의 삶과 가곡, 그리고 오페라에 대한 짧은 지식을 알게되어 쉬는 날 오페라 전곡듣기에 도전해 보게 되었다. 영화보기위해 3시간 이상은 쉽게 투자했었지만 오페라보는데 3시간 투자하는것은 왜이렇게 어려웠을까? 이번 기회에 제대로 새로운 경험을 하였다.



피가로의 결혼 오페라 이해하기


피가로의 결혼은 전체 4막의 오페라로 유투브상의 실황공연을 보면 약 3시간 12분 정도 소요되는 긴 희극이다. 전체를 보면서 우선 놀랐던 것은 너무나 귀에 익숙했던 '피가로~~ 피가로 ~~ ' 이렇게 이어지는 노래는 여기에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광고 cf에도 패러디되어 사용되었던 노래는 롯시니의 '세비야의 이발사'에 나오는 '피가로의 아리아 - Largo al factotum 나는 마을의 만능일꾼' 이란 곡이란다. 이 오페라를 감상하기 시작하면서 언제 이노래가 나오나 기대하고 있었는데 나오지 않아 당황해 버렸다. 그래서 찾아보니 번지수를 잘못 짚은 나의 실수였다. 이 오페라는 보마르셰의 3부작 희극 중 2부에 해당하는 희곡을 바탕으로 작곡한 오페라이며, 1부는 세비야의 이발사, 2부가 피가로의 결혼, 3부가 죄 지은 어머니라는 순서로 쓰여진 희극이며 우리에게 잘 알려진 것은 1부와 2부에 해당하는 오페라일 것이다. 그래서 피가로의 결혼과 세비야의 이발사에 나오는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의 이름이 동일하다. 주인공인 피가로를 중심으로 그의 애인인 수잔나, 백작인 알마비바, 백작의 부인인 로지나, 그리고 여타의 인물이 엮이어서 나온다. 이러한 사전 정보없이 오페라를 접하게 되니 급발진하는 차처럼 앞에 무언가 설명이 빠진듯한 내용의 전개가 이해가 되지 않았었다. 갑자기 많이 나오는 인물에 그러려니 넘어가려 했었다. 피가로의 결혼을 보았다면 이제 시간을 내어 '세비야의 이발사'를 들어봐야겠다.


피가로의 결혼은 전체 4막 46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파트마다 아리아, 이중창, 합창의 곡이 배합되어 극을 이끌어가고 있으며 가장 익숙한 노래는 1막 마지막장에 나오는 노래인 10번(알레그로 비바체, C장조, 4/4박자) 아리아로 피가로가 부르는 쫓겨나는 케루비노를 피가로가 놀리듯 부르는 노래이다. 그리고 쇼생크 탈출이라는 영화에서 주인공이 방송실에서 들려줬던 노래가 3막에 나오는 21번 곡(알레그레토, B flat 장조, 6/8박자)으로 수잔나와 로시나가 두엣으로 부르던 편지의 이중창이다. 그 외에 2막에 나오는 12번 아리에타도 들어본 적 있는 익숙한 음악이다. 전체는 알 수 없지만 일부곡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노래이다.


알아두면 좋을만한 것이 있다. 대부분의 오페라는 정극(세리아라고 함)으로 귀족과 왕족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다. 하지만 희극은 일반 시민을 대상이 출연하는 오페라이자 재미요소를 많이 곁들여 만든 극이다. 그러다보니 남녀간의 상열지사의 주제가 많으며 막장적인 요소가 보일때도 있다. 원래는 정극의 막간에 공연하던 막간극(인테르메초, intermezzo)이였는데 청중의 반응이 좋아 별도로 희극으로 발전하였는데 그것을 오페라 희극(부파라고 함)라고 불렀다고 한다. 귀족과 반대되는 신분을 가진 하인이나 평민이 등장하다보니 재미요소가 많이들어가고 어투도 궁중체보다 사투리나 평민의 말을 많이 사용되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귀족이나 왕족을 풍자하는 노래가 많이 섞여있었고 민중혁명이 단초가 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극의 성향에 따라 높은음의 테너, 중간음역의 바리톤, 낮은음 영역의 베이스를 구분하여 역할배치를 하였다고 한다. 즉, 여주인공 역할의 수브레트는 소프라노가 맡았고, 서정 표현이 가능한 남자 주인공은 바소칸탄테라고 하며 바리톤이 맡았으며 호색적 역할의 남자역할은 테너가 맡았다. 그리고 오페라의 극을 설명하고 이끌어가기위해 명확한 발음으로 많은 대사를 하는 바소부포는 베이스가 맡아서 한다고 한다. 그래서 오페라를 볼때 출연자간에 음성 영역을 알면 대충 누가 주인공이고 어떤 역할이겠구나라고 알 수 있다.



'피가로의 결혼'을 말해볼까?


줄거리를 간략하게 말하면, 피가로의 연인인 수잔나를 호시탐탐 눈독드리고 있는 백작 알마비바의 바람기를 눈치채고 이를 저지하기 위해 수잔나와 백작의 부인인 로시나가 힘을 합쳐 저지하고 합심하여 서로의 사랑을 지키고 용서하고 화해하는 내용이다. 단순히 백작의 바람끼를 잡겠다는 것으로 보여질 수 있으나 당시의 귀족이었던 영주의 권력중 하나였던 '초야권'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극의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 영주내 결혼하는 여자들은 결혼하기전에 영주와 하룻밤을 보내야 한다는 것으로 당시 봉건사회의 귀족의 권력이 어떠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물론 세금으로 대신할 수도 있었겠지만 이러한 말이 있다는 것 자체가 민중들에게는 커다른 저항을 만들어낼 구실이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오페라에서도 결국 백작은 둘러쌓인 사람들사이에서 바람끼 다분한 호색남인것을 들키며 권위가 나락으로 떨어지는 결론을 맞이한다. 그리고 이를 용서하고 화해를 구하는 것은 귀족이 아니라 민중의 대변인 격인 피가로가 손을 내민다. 단순한 바람끼많은 남자를 통쾌하게 복수하는 치정극일 수도 있지만 사회상을 반영하여 비꼬기위해 만들어진 극으로 본다면 봉건영주에 대한 반감을 속 시원하게 대신 까발려주는 사이다극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노래로만 이어지기 때문에 재미있을수도 있지만 어렵다고 생각되는 이유는 한국어로 노래하는 것이 아니라 이탈리아어로 노래하기 때문에 노래를 이해하기가 쉽지않다. 이점이 오페라나 클래식이 어렵게 느껴지게 만들것이다. 원조의 오페라는 이탈리아이기 때문에 이탈리아어로 듣는것이 좋을수도 있지만 이해안되고 대중적으로 보편화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그래서 독일 태생인 모짜르트는 이태리어 가곡이나 오페라를 작곡하기도 하였지만 모국어인 독일어로 극을 만들려고 노력하였다고 한다. 이는 자국의 국민을 위한 모짜르트의 노력이었을 것이다. 전체적으로 줄거리라도 이해해보자는 생각으로 영상을 보면서 피가로의결혼에 대한 세부 줄거리 및 음악에 대한 설명을 찬찬히 비교하고 들여다보며 곡을 들으니 배우들의 연기와 노래의 내용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폭이 조금은 넓어졌다고 해야할까 좀더 깊이있게 이해하려면 다시 한 번, 아니 두 어번 전체를 들어보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좋은 영화는 몇 번을 보아도 즐겁고 다시 찾게 되고 좋은 노래는 반복해서 듣게된다. 이처럼 피가로의 결혼 전체의 오페라도 다시 들으며 즐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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