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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정전(Days of Being Wild)

내 인생의 영화 한 편


 지난번 화양연화라는 영화를 본 후 다시 찾아보려했던 영화이기도 하다. 당시 대세 배우였던 분들의 앳된 모습을 보는 것도 좋지만 머릿속에 들여오던 맘보음악과 그에 맞춰 춤을 추던 장국영의 모습을  재대로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영화가 시작되면서부터 배경은 어둡고 비가 내리는 장면이 많다. 홍콩이 정말 비가 많이 내릴까하는 궁금증마저 생긴다. 화양연화 영화에서 출연한 배우들이 아비정전에도 모두 출연한다. 양조위만 마지막 엔딩장면에서 모습을 보여줄 뿐이다. 그리고 출연 배우의 이름도 똑같다. 그러다보니 같은 시간대를 공유하는 영화로 사람들은 인식하고 있다. 정확한 것은 왕가위 감독만 알겠지만... 어쨋던 화양연화보다 앞선 시기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한 영화로 두 편의 영화가 계속 이어지는듯 보인다.



 아비정전은...


  아비는 주인공(장국영 분)의 이름이다. 제목으로만 본다면 아비가 가야할 길, 또는 아비의 바른정도 뭐 이렇게 해석할 수 있겠다. 아비는 생모한테 버림받고 양모에 의해 키워졌다. 양모가 키우게된 이유는 아비가 18세 될때까지 지급하는 매월 50달러의 생활비 때문이다. 그러나 결국 낳은 정보다 키운 정으로 인해 진정으로 아비를 생각하고 걱정하는 엄마이다. 그에비해 생모는 이유도 없이 아이를 버렸다. 어떠한 이유도 언급이 없다. 그래서 소심한 복수였는지 필리핀에 찾아가서도 자신의 얼굴을 친모에게 보여주지 않고 굳은 결심을 한 듯 당당하게 걸어 나온다. 하지만 매우 암울해 지는 풍경을 보여주며 아비의 마음은 암담하고 갑갑함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출생 이유 때문에 여자를 만나도 오래 만나지 않는다. 관심있는 여자한테 다가는 서지만 머물지는 않는다. 오히려 아비에 반해 찾아온 소려진(장만옥 분)과 미미(또는 루루, 유가령 분)만 아비를 가지려고 서로 싸운다. 하지만 먼저 마음을 내려놓고 일상적인 생활에 몰입은 소려진이다. 그리고 미미는 아비를 찾기위해 필리핀까지 찾아가는 속이 여린 순정파이다. 하지만 둘은 결국 만나지를 못한다. 아비는 기차안에서 총맞아 죽었고 그런줄도 모르는 미미는 아비를 찾아 나선다. 이렇게만 보면 영화의 마무리가 개운치 않다. 무언가 이어지는 이야기가 더 있을 듯 한데 아무것도 없다. 그리고 뜸금없이 등장하는 양조위의 어디론가 외출하려는 모습을 길게 보여준다. 그리고 아무일 없었던 듯이 영화는 끝나다.



"순간이란 정말 짧은 시간인줄 알았는데 때로는 정말 오랜 시간이 될 수 있더군요."




아비정전 이후...


 아비정전은 원래 2부작으로 기획되었던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암울한 영화 분위기와 늘어지는 영상으로 흥행에 실패하여 후속편은 제작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나 아비정전이후 화양연화와 2046이라는 영화를 통해 아비정전의 이어지는 이야기를 볼 수 있다. 이것이 의도한 것인지 아니면 만들다보니 그렇게 만든 것인지는 알 수가 없다. 영화속 주인공의 이름도 동일하다. 화양연화에서는 소려진과 주모운이 등장하고 2046에서는 미미가 나온다. 그냥 끝날듯한 영화는 이렇게 연결이 된다. 영화 사이에 공백은 각자가 상상으로 메꿔야 하지 않을까 싶다. 오랜만에 다시 본 영화..대세배우로 자리매김한 분들이 한 곳에 모두 모여 출연하니 그들의 옛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배경은 어둡고 답답하지만 비오는 날에는 들뜬마음을 부여잡고 남녀 주인공간에 일이 만들어진다. 영화을 넘나들며 비내리는 장면이 가장 멋지게 보이는건 단순히 센티멘탈해지는 느낌이 반영되어서 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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