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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에서 파주까지 통일걷기 1일차

길위에 여행 in DMZ

출발 : 시청역 출발 -> 고성 통일전망대 도착

도착지 : 송정캠핑장(고성)     



 DMZ따라 걷는 꿈, 목표를 세우다.


  꿈은 생생하게 꾸던가 아니면 버킷리스트를 작성하고 꾸준하게 보면 이루어진다고 한다. 지난해부터 작성하여 집의 한 쪽 벽면에 붙여놓고 지나갈때마다 보곤했다. 50여 개 정도 되는 버킷리스트 중에 지금까지 이룬것이 5개 정도 있다. 버킷리스트의 대부분이 하고 싶은 여행이나 여행지 그리고 일과 관련된 것이다. 극히 일부가 배우고 싶은 것이였다.  지난 5월 말 통일교육원에서 주최하는 DMZ 통일걷기 행사가 있어 신청하게 되었는데 며칠 동안 연락이 없어 선택밪지 못한 자가 된줄 알았다. 그러다가 4일 정도 지나서 였을까? 신청 접수되어 선별되었으니 올 수 있냐고 연락이 왔다. 물론 참여할 수 있다고 하였고 13일 일정을 확정지었다. DMZ따라 고성에서 파주까지 걷는것은 나의 버킷리스트에 있었던 항목이기도 하다. 


  2019년부터 평화누리길 해설사 과정을 거치면서 휴전선이 가까운 곳을 다시 걸어봐야 겠다는 생각을 가졌다. 그전에도 평화누리길이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대부분 비포장길에 도로구간도 많고해서 시도하기전에 걸어야 의미없다고 포기한 길이였다. 그러나 남북간에 상황이 변화하고 내 주변도 변하면서 다시금 DMZ일대 걷는것에 관심이 이어졌고 몇 차례 파주 구간을 다녀오기도 했다. 그러나 가시지 않는 목마름이 있었다. 전체를 가보지 않고는 모두를 안다고 말 할 수 없다는 생각에 기회될때마다 평화누리길을 비롯한  DMZ에서 가깓운 구간을 다녀보려 했다. 그리고 여행콘텐츠를 만드는데 목표를 두었다. 그래도 알 수 없었던 곳이 고성에서 인제까지 이어지는 구간이였는데 궁하면 통한다고 했던가 기어코 기회가 찾아왔다. 


 바로 통일걷기 행사 였다.



DMZ 동쪽 끝 고성의 통일전망대로...


 운이 좋아 5월 말에 코로나19 1차 예방접종까지 완료했다. 마음 편하게 여행을 떠날 수 있었고 참가 확정 후 보건소에서 PCR 검사를 통해 다시 한 번 안전한(?) 신체를 가졌음을 증빙해줌으로써 걱정은 덜어낼 수 있었다. 6월 15일 당일에 시청역 앞에서 집결하여 신원확인 후 버스에 올랐다. 그리고 4시간 후에 고성 통일전망대에 도착했다. 2년 만인가 다시 찾아온 통일전망대이다. 그때는 여기가 도착지였는데 지금은 출발지로써 찾아온 것이다. 발대식을 마치고 전망대앞에서 단체사진을 찍었다. 이번행사에 모 방송국에서 취재차 나왔는지 여기저기서 카메라가 정신없이 왔다갔다 한다.


  첫 출발은 산뜻했다. 다리도 아프지 않고 민통선안을 걸어다닌다는건 쉽게 할 수 없는 경험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가벼운 흥분이 머리부터 가슴까지 뛰었다. 고성 통일전망대를 가더라도 제진검문소부터는 차량을통해 이동해야만 한다. 걷거나 자전거 등을 이용하여 갈 수 없는 구간이라는것을 알고 있어야 한다. 제진역앞 남북출입국사무소 건물앞에서 점심식사를 간단히 하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서쪽에 도라산역이 있다면 동쪽에는 제진역이 있다. 도라산역이 개성공단을 가기위해 그리고 미래 대륙열차가 지나가는 곳이라면 이곳은 금강산 관광을 위해 만들어졌을 곳이리라. 지금음 멈춰진 역사와 굳게 닫힌 출입국사무소건물 옆 톨게이트가 을씨년 스럽게 보였다. 언젠가는 다시 차량으로 가득한 곳이 되겠지만...



  제진역은 일반일 출입이 안된단다. 현재 학생 단체만 예약받아 관람 및 해설사 동행으로 둘러볼 수 있다고 한다.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일반인은 역사안으로 들어가 볼 수 없다니... 도라산역과 비슷할것이라 생각하지만 동쪽에 있는 남북출입사무소라는 명칭이 주는 여운과 깊이가 달리 느껴졌다. 왠지 여기서도 훗날 러시아로 달려가는 기차가 다닐것이라는 상상이 현실이 되길 바라면서...

  

 

 식사와 휴식을 마치고 빠른 속도로 국도를 따라 걸어갔다. 이후 군도로 들어서서 20여 km를 걸었다. 오후에 느즈막히 출발하다 보니 걷는 속도가 무척 빨랐다. 시속 5km를 넘나드는 빠른 행군 수준이다. 나에게 맞는 걷는 방식은 아니지만 나름 일정에 맞춰주고 단체로 움직이다 보니 보조를 맞춰야 했다. 쉼없이 딱딱한 도로를 걸으니 발바닥에서 열이 난다. 다행스러운건 통행하는 차량이 거의 없어 너른 길을 독차지하고 걸을 수 있다는 것, 자동차 매연없이 상큼한 시골의 공기를 맛볼 수 있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두어 번의 짧은 휴식을 가지고 20km를 걸어서 첫번째 숙소인 송정오토캠핑장에 도착했다. 



  부슬부슬 비는 계속 내렸고 개인텐트가 즐비하게 쳐진 곳에 B-14번 텐트가 13일 동안 보낼 내 보금자리이다.  캠핑하기를 바랬었지만 이렇게 비오는 날 빗소리 들으며 첫날 저녁을 보낼 줄은 몰랐다. 이렇게 작은 나의 버킷리스트가 하나 더 이루어졌다.


" 비내리는 날, 텐트안에서 보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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