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주 역학을 배우게 된 계기는 참 뜸금없다. 2019년 겨울에 갑자기 내 머리속으로 누가 말을 걸었다.
" 너 역학 배워야해. 지금부터!"
너무나 깜짝 놀랐다. 갑자기 들여오는 말, 어쩌면 직감적인 내 마음속에서 나온 말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날 역학사랑방 카페에 들어가보니 왕초보역학교육과정에 사람들을 모집하고 있었다. 바로 신청을 하고 이듬해 1월부터 역학을 배우기 시작했다. 이렇게 정식으로 역학에 입문하였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으로 생각하고 고민하던 계기는 그 전에 있었던 일렬의 사건이 있었다. 하는 일마다 잘 풀리지 않고 내 뒤통수를 치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많아 갑갑하고 짜증나는 일들이 빈번했다. 회사를 다녀도 금새 망해 없어지고 정리해고의 순위에 올라가기도 하고 20대부터 30대 까지는 일상 다반사 사건의 연속이었다. 나름 이과 출신으로 점이나 사주를 믿지 않았는데 답답한 마음에 주변 지인의 소개로 철학관에 발을 내디뎠다. 그때 해준 말은 한동안 흙먼지 날리고 답답할 것이라고 좀더 지나야 풀릴 것이라는 말이였다. 그나마 위안을 받았으나 조금은 풀리는 기미가 있기는 했지만 막 잘되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역학을 배우는 애인을 만나면서 역학에 관심을 더 두게 되었고 내 사주로 간명을 해서 얘기해주는것을 들으며 얼출 맞아떨어지는 상황이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그렇게 관심을 두며 명리관련 책을 사서 보기도 하고 인터넷 강좌도 들어봤지만 뭔가 속시원하게 풀리는 맛은 없었다. 내가 배워서 풀어보려 했지만 배우는것이 만만치 않았다. 4,5년이 지난 후 찾아온것이 역학 공부하라는 마음의 소리였다.
사주역학을 시작하는 사람들
역학 공부를 하면서 주변 사람들의 얘기를 들으면 공통점이 있다. 역학을 배우게된 계기가 일이 잘 안풀려서, 내가 스스로 배워서 알아보려고, 간명을 받아 보고 더 관심이 생겨 배우게 된 경우도 있다. 인터넷 카페나 글들을 보면, 여러 정보를 통해 독학으로 배워 아이의 사주를 보거나 자신의 갑갑한 인생을 확인하기 위해 찾는 경우가 많다. 무수히 많은 정보 속에서 제대로 배워보려하는 사람은 얼마 되지 않지만 모두가 갑갑한 현실을 벗어나 속시원하게 인생이 풀렸으면 하는 마음에 관심을 가지고 사주를 보던가 배운다. 결국 사주르 배우는 이유가 나를 위해서 였다. 나와 내 가족의 상황을 알고 방법을 찾기위해서이다. 애시당초 부업으로 시작한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배우고 주변 지인에게 사주풀이 해주다가 잘 맞네 등등 경험을 하다가 부업으로 하는 경우도 있다. 어쨋던 나를 알기위해 사주를 배우게 된 계기가 더 클 것이라 생각한다.
오히려 자신의 삶이 잘 풀리고 있고,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면 사주역학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 굳이 볼 이유도 없다고 생각하는듯 하다. 사주역학이 미신이라고 믿는 사람들도 많지만 이를 믿고 확인하려는 사람들이 더 많다. 그만큼 불안한 미래에 대한 확인이자 위안을 얻기위한 방법으로 역학, 타로, 점성술 등에 관심을 두는게 아닐까 싶다.
조선시대에만 해도 명리학은 과거시험을 통해 명리학자를 뽑을 정도로 정식학문으로 인정을 받았었다. 양반이던 중인이던 어느정도 역학 공부를 하여 그날의 운세나 일진을 보는 정도는 되었다고 한다. 역학을 통해 일상에 수시로 적용한 것이다. 농사를 지으려면 날씨를 알아야하고 구름의 상태나 계절의 변화를 읽을 줄 알아야 했듯이 사람의 속마음을 알기위해 사주를 보고 하루의 상황을 예측한 것이다. 이렇게 일상에 잘 활용하던 것이 역학이다. 지금은 관심있는 사람들과 일상이 힘들다고 느끼는 사람들만 사주에 관심을 둔다.
남의 사주를 봐주는 일이 우선일까?
나를 알기위해 배우기 시작한 역학공부는 기초부분(천간과 지지, 오행, 형충과 육친 정도)만 배워도 사주풀이가 가능할 줄 알았다. 하지만 배울수록 경우의 수, 해석의 난해함과 접근방법이 어렵다보니 오랫동안 공부를 해야만 제대로 간명이라 말할 수 있는 사주풀이를 할 수 있다. 대입수능공부하듯이 최소 3년은 배우면서 임상을 경험해야 중상급자의 수준이 된다. 근데 주변을 보면 3개월짜리 단기코스만 배우고나서 역학배웠다고 간명해주겠다고 하는 사람들도 자주 접한다. 어느 정도 수준이 되는지 들어보면 참 어의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러다 보니 어중이 떠중이가 이분야에 많아 사주가 잘 안맞는다는 말이 나온다. 사례비를 주고 제대로 간명을 받으면 좋을텐데 무료로 봐달라고 하면 제대로 된 사람이 봐줄리가 없다.
사주를 배우려는 목적이 자신과 자신의 가족을 위해서 시작했는데 점점 엇나가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왜 그럴까? 아마도 사주역학을 배워 부업으로 할 수 있다는 생각이 지배적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잘 알지도 못하는데 남을 봐주기 보다 내 스스로의 인생을 되돌아 보며 사주를 공부하고 기준을 정하는게 우선이 아닐까 한다. 나조차 내 사주를 처음 배우기 시작할 무렵에서 볼때와 1년이 넘은 후 다시 들여다 볼때와 느낌과 해석이 폭이 달라진다. 그전에 보이지 않던 것들이 더 많이 보이기도 한다. 역학을 몇 년동안 배우는분 중에 남의 사주는 잘 보지 않으려는 분들이 제법 있는데 나 자신도 모르는데 남의 인생에 대하여 좌지우지 될만한 말을 해주는게 부담스럽기 때문에 잘 하지 않는다고 한다. 오히려 많이 배운 분들일수록 남의 사주를 보는데 인색하다 느낄정도로 쉽게 언급하지 않는다. 그만큼 신중하게 접금해야할 학문이 사주역학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초보자들은 배웠다고 아주 쉽게 말을 내뱉으며 그 사람의 상황에는 관심을 두지 않고 자기가 한 말에만 뿌듯해 한다. 과연 이것이 잘하는 것일지는 고민해야할 부분이다.
배우는 중이라면 제대로된 실력을 키우기 전까지는 자신과 자기 주변에 상황에 활용해 보는 것이 우선이지 않을까 싶다. 내가 배운것을 확인해 보는 과정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돈벌이 수단으로 가는 것은 한참 후에 해도 늦지 않는다.
사주로 내 주변에 응용해 보자.
최근 이직 후 일을 하면서 자잘하게 대표와 부딛히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다고 감정적으로 싸우는 것이 아니라 의견의 차이를 서로 얘기하는 과정에 목소리 크게 나오는 경우가 있다는 정도이다. 몇 번의 과정을 통해 대표님의 말투나 업무스타일을 유추하며 어떻게 맞춰야할지 방법을 찾고 있었다. 때마침 제안서 작업하면서 대표님의 사주를 우연히 알게 되었다. 무진 일주에 토가 왕한 사주, 월지가 경신월주로 식신이 발달해 있어 토생금으로 금기가 강했다. 나름 고집도 있으시고 표현하는 말에 뼈가 있어 아프게 들릴때도 많았다. 그렇다고 자기만에 고집만 부리지 않고 천천히 하나씩 조목조목 설명하고 대화하면 받아들이는 무토의 특성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주변에 직원들이 쉽게 버티지 못할만큼 요청하거나 업무지시하는 것이 수시로 즉흥적으로 하는것도 많았다. 이렇게 파악이 되고나니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도 알게 되었다. 같은 백호의 일주이니 피터지게(?)싸우지 않고 잘 구슬려야 겠다는 생각이 우선이다. 조열하여 수기가 필요하지만 인성이 없어 화의 인성으로 인해 바뀌게될 수 있으니 말이다. 사주를 알고나니 무서울것도 없고 싫다거나 힘들게 없었다. 왜 저런 성격이 나오는지 알고 있으니 말이다.
내가 역학을 배우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과거 회사 다닐때 나의 모습은 상사와 다툼이 없었다. 나보다 능력있는 수준이 아니라 내가 가르친다는(?)마음으로 생활을 했으니까 말이다. 그러다가 좀더 큰 회사로 옮기니 상황이 달라졌다. 능력 좋은 상사가 많았는데 나의 태도는 바뀌지 않았다. 마찰이 생기고 업무에서 깨지기 일쑤였다. 그러다가 홧김에 회사를 그만두기도 하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의없는 대처 방법이었다. 인간관계에 대해서 잘 알았다 하더라도 윗사람의 본심을 알 수 없으니 대처하는데도 한계가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번 경우는 사주를 통해 대표님의 성격과 상황을 아니 대처가 가능했고 짜증을 내는듯해도 그게 큰 문제가 아니라는 것도 알았다. 오히려 이분은 나로 인해 얼굴의 표정도 바뀌어서 가족이 물어볼 정도라고 한다.
사주역학의 활용은 이렇게 하는것이 우선이다. 같이 역학을 배우는 사람들 중에 회사에서 가정에서 활용하는 사람들이 많다. 자식이나 배우자, 직장상사나 후배의 사주를 알고나서 어떻게 해야할지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으니 말이다. 직장의 부하직원이 목의 기운이 많아 활동성이 많고 영업의 업무를 잘하지만 싸가지가 없고 자존심 극강이라는 말을 하면서도 자존심을 세우주고 업무적으로만 판단하여 대한다고 한다. 이러한 것도 역학을 배웠기에 가능한 것이며 활용의 방안이다. 그리고 사주와 대세운, 그리고 월과 일의 운을 확인하여 축술미형이 들면 조심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때는 자잘한 사고가 많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알기 때문에 조심하는 조치이다. 역학을 배우지 않았다면 왜 다치는지도 모르고 예방의 방법도 몰랐을 것이다. 역학의 활용은 이외에도 많이 사용할 수 있다. 그렇게 활용하고 경험을 쌓으면서 배움을 더한 뒤에 다른 사람의 사주를 보고 도움을 주는 것이 순서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