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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에 스며든 역학이야기 (5)

 일상에 사용하는 말 중에 역학과 관련된 것을 찾기 시작하니 생각보다 많은 것들이 있었다. 특히 나이와 관련된 말이 많다는 것도 새삼스럽게 놀라웠다. 한국나이라는 것도 인간의 생명을 존중하는 생각에서 시작하여 태아의 시기까지 포함된 것인데 우리가 일정 나이가가 되면 치르는 행사도 역학과 일부 관련이 있다. 


나이에서 찾아보는 역학


 나이가 61세가 되면, 환갑잔치를 치른다. 요즘은 수명이 길어지다보니 환갑이라고 해도 노년의 모습이 아닌 장년의 모습을 가지고 있기에 가볍게 생일상을 받는 것으로 갈음하고 70세에 잔치를 치르는 경우가 많다. 환갑(還甲)이라는 의미는 갑자로 돌아왔다라는 의미이다. 역학에서는 숫자대신 천간과 지지로 구성된 60개의 간지표로 날짜를 표시한다. 양간은 양의 지지와 같이 쓰고, 음간은 음의지지와 함께 쓰기 때문에 60개로 한정되어 있다. 그래서 '갑자(子) 을축(丑), 병인(寅), 정묘(卯)'로 시작하는 운율을 어디선가 들어봤을 것이다. 60갑자의 시작은 갑자이며 계해()로 끝난다. 이렇게 순서대로 한바퀴 돌면 60세를 지나 61세에 자신이 태어난 해의 갑자와 마주하게 된다. 예를 들어 필자가 태어난 해는 신해()년이며 61세가 되면 다시 신해년이 된다. 이렇게 자신의 태어난 해를 다시 맞이했기 때문에 의미를 두고 축하하여 주는 것이다. 물론 예전에는 인간의 수명이 짧았기 때문에 오래 산 사람들에게 장수를 축하하는 잔치를 해주기도 했다는 얘기도 있다. 


  '환갑'과 비슷한 말로 '육갑'이라는 말이있다. 육갑(六甲)이라는 말은 '육갑떤다'라는 말이 먼저 떠오를것이다. 어떻게 육갑이 안좋은 의미로 변화하게 되었을까 궁금할 수 있다. 국어사전에는 명확한 어원에 대해서는 나오지는 않았지만 몇 가지 유래에 대한 설이 있다. 갑자를 구성하는 천간과 지지를 헤아릴때 왼손을 손가락과 마디를 확인하여 헤아린다. 예전 TV를 보면 신선이나 술사들이 손가락을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무언가 세는 것처럼 하는 동작을 하고 있었는데 이것이 간지를 확인하는 방법이다. 이러한 방법을 통해 간지를 확인하고 사주를 보게 된다. 그런데 손가락이 다쳤거나 하나라도 없으면 제대로 간지를 헤아릴 수 없어 틀리게 마련이다. 이러한 상황이 보이면 사주도 틀리게 되니 '병신이 육갑떤다(육갑한다)'라고 말했다고 하여 여기서 유래된 것이다. 또 다른 설이 있으나 내용은 비슷하다. 이처럼 우리가 쓰는 말중에는 은연중에 역학과 관련된 말이 제법 많다.


 하루를 보내다 보면, 안좋은 일이 겹쳐서 일어나면 '젠장 일진이 안좋네'라는 말을 한다. 일진()이라는 말도 역학에서 사용하던 말이다. 하루하루의 운세를 '일진'이라고 하며,  해당 월의 운은 '월운' 1년의 운세는 '태세' 또는 '세운'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지난번 글에 썼던 10년 단위의 운을 '대운'이라고 부른다. 많은 시간을 들여 역학을 배우고 역학의 깨달음을 얻은 고수이자 도사들은 세세하게 일단위의 운을 정확하게 맞히고 어떠한 상황, 사건이 일어날지도 예측을 한다. 그러나 하수 일수록 대운, 세운조차 보지 못하고 사주만 가지고 풀이를 하며 고수 정도되면 월운까지는 본다. 일운이나 월운을 보는게 쉬울 듯 하지만 대운에서 변화된 운에 세운에서 발생하는 사건이나 상황을 보아야 하기 때문에 쉽지는 않다. 그래서 역학을 배우는것이 몇 개월만에 된다는건 불가능에 가깝다. 


  환갑은 60년 단위로 순환을 한다. 이렇게 60년을 하나의 단위로 표현한 것이 '1갑자'이다. 즉 1갑자 = 60년인데 장수의 상징인물인 동방삭은 3천갑자를 살았다고 하는데 이를 환산하면 180,000년 이다. 지금으로써는 상상할 수 없는 길고 긴 삶을 살 뻔한 사람이다. 역학에서는 사람의 기본적인 수명은 120세라고 한다. 북극성을 기준으로 지구천체가 한바퀴 도는데 120년이 걸리는데 지구가 태양을 공전하는데는 12개월이 걸린다. 이를 비율적으로 보면 지구의 1개월은 우주의 10년 정도에 해당한다고해서 세운이 나왔고 이를 모두 거치는 시점이 인간의 수명도 대략 120년 정도로 본다. 요즘 시대가 되어서야 기본적으로 하늘이 내려준 수명에 근접하게 살고 있는 것이다. 그 사이에 대운과 세운의 영향으로 사고나 위험한 고비가 나타나는데 이때를 잘 넘기면 계속 사는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죽게 된다. 그래서 사주 역학을 알면 자신의 운명에 대해 어느 정도 위험한 시기를 감지할 수 있다.


  예전에는 하루에 세끼 식사를 하였다. 아침식사를 높혀 부르는 말이 '진지'이다. 진지라는 말도 알고보면 사주의 간지에서 유래된 것이다. 12지지는 동물을 상징하여 만든 지지의 글자이고 시간을 셀 때, 방향을 표시할 때 사용한다. 자시가 저녁 11시 반부터 새벽 1시 반까지 인데 진시는 아침 7시 반 부터 9시 반 사이이다. 이 때에 아침식사를 하다보니 '진시에 먹는 식사'라 하여 진지라고 불렀다고 한다. 인시에 보통 깨어나 묘시에 배설을 하고 진시에 다시 채움으로써 하루르 시작하는게 좋다고 한다. 그래서 인지 요즘 미라클 모닝을 많이 하는데 이 시간을 보면 대략 4시에서 5시 사이에 기상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데 이때가 인시이며 어둠이 가고 밝아오기 시작하는 시간때여서 하루의 시작을 의미하기도 한다. 

( 하늘산 선생님 역학 강연 내용중 발췌하였습니다.)


  이렇게 12지지를 가지고서 우리는 나이를 계산하여 선후배를 가리기도 하고 간편하게 궁합을 보기도 한다. 가축띠는 가축끼리 모여야 좋다고 한다거나 맹수와 가축의 띠가 어울리면 안좋다는 식으로 말하기도 한다. 그리고 4살 차이는 궁합도 안보고 데려간다라는 말도 있는데 이는 지지의 합 중에 강력한 '삼합'에서 기인한다. 12개의 지지는 성향에 따라 4개의 행운으로 구분이 되는데, 각 삼합간에 간격이 4년 단위이다. 비슷한 성향을 가진 지지가 하나로 뭉쳐놓은 것이다 보니 서로 잘 어울린다고 본다.


 삼합은 아래와 같이 표현하다.

  -> 해() 묘() 미()  |  인() 오() 술()  |  사() 유() 축()  |  신() 자() 진()

  돼지띠와 토끼띠, 양띠는 서로 잘 맞고 어울리고, 호랑이띠, 말띠, 개띠도 그렇다. 이러한 관계때문에 우리는 연상이던 연하던 4살 차이는 잘 맞는다고 말한다. 이렇게 어울려진 삼합은 강력한 기운을 표출하기 때문에 간명에서도 신경쓰고 보는 부분이기도 하다. 궁합이라는 것은 단순하게 남자와 여자만에 관계를 보는것이겠지만 회사에서 상사나 부하직원 중에 유독 나를 싫어하거나 불편하게 하는 사람이 있고, 잘해주고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느데 대부분 이러한 띠의 궁합 관계로 인해 설명할 수 도 있다.


  나이와 숫자에도 이렇게 많은 사주역학이 스며들어 있는데 이를 안믿는다는 것은 어찌보면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왜 이렇게 역학이 음지의 학문이 되었는지는 차후에 또 말할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고 오늘은 여기서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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