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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에 스며든 역학이야기 (6)

 최근 뉴스에서 한국나이를 없애고 만나이로 통합하겠다는 뉴스를 접했었다. 생활에 편리를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할 이유가 있을까싶은 생각이 든다. 그러면서 왜 한국나이가 생겼을지 생각해보게 되었는데 이 또한 역학과 무관하지 않다는것을 깨닫는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역학에서 사용하는 달력, 만세력


  날짜를 계산하기위해 사용하는것을 보통 역법()이라고 하는데 천체의 운행주기를 시간적으로 구분하여 사용하는 방법으로 시간과 날짜를 계산한다. 이러한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일상적으로 사용하는것이 태양력과 태음력이 있다. 그리고 역학에서 사용하는 만세력이라는 것이 있다. 


 '태음력'은 달의 변화모습을 이용한것으로 그믐(일때와 보름일때의 기간이 규칙적으로 변하는것을 기준으로 하여 만든 역법으로 1년을 354일를 기준으로한다. 하루의 길이가 29.530589일이다보니 시간이 지나면서 오차가 커지는데 약 30년 동안에 11일 정도가 차이진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중간 중간에 윤년을 두어 355일로 함으로써 보정을 하고 있다. 그러나 계절이 맞지 않는 단점이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태음태양력'이다. 지구가 태양의 공전주기를 따라가는것을 보완사용함으로써 계절적인 요인을 극복할 수 있었는데 이를 위해 기존 태음력에 비해 11일 정도가 긴 365.2422일이다. 그래서 태음으로 계산할때는 11일의 차이가 쌓여서 윤달이 생겨 이를 보완하고, 태양력에서는 윤년에 1일을 추가하여 2월이 29일로 되버린다. 이를 보다 개선하여 사용하는 것이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그레고리력'이다. 태양력은 어느 시기를 기준으로 하는데 봄이 시작되는때를 기준으로 하여 다시 봄이 될때까지를 기준으로 하였다. 동양에서는 이 시기를 알기위해 '절기'라는 24개의 기준점을 두어 계절의 시기를 알 수 있도록 하였다. 그래서 계절의 시작을 '입춘'으로 정하였고 끝은 '대한'이다. 


  이러한 날짜와 하루의 시간 기준이 명확하게 떨어지지 않기때문에 윤달, 윤월이 존재하게 되는데 역학에서 사용하는 만세력은 매년 동일하게 운행하기 때문에 윤달이나 윤년이라는 개념이 없다. 왜 그럴까?


  만세력은 지구가 태양을 한바퀴 도는것을 기준으로하며 한바퀴 도는데 360일, 12개월, 한 달을 30일, 하루를 24시간으로 나누어 계산한다. 이렇게 조금은 두리뭉실할 수 있다고 볼 수 있지만 가장 명쾌하고 정확한 계산법이며 정확한 시간보다 시간의 구간을 쓰다보니 매년이 다를 이유도 없고 보정할 이유도 없다. 그래서 태음태양력과의 정확한(?) 시간차이를 표시한 것이 만세력이며 새로운 해의 시작도 입춘이 기준이다. 그래서 만세력을 보면 각 절기의 시작되는 절입일자를 시간단위로 표시해 놓았다. 우리나라에서는 정조시대에 만세력을 발간하면서 1444년(세종26년) '칠정산내편'이라는 자체 역법을 발간한 시기로 이를 기준년으로하여 만세력이 만들어졌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날짜계산법과 역학에서 사용하는 역법은 다르며 이를 음력기준이다, 양력기준이다라고 말하는건 엉터리이다. 그저 헷갈리지 않도록 조정하여 붙여놓은것 뿐이다. 만세력과 가장 연관깊은 것은 24절기이다. 그래서 입춘이 되면 '입춘대길()' 건양다경()이라는 글귀를 써놓는 것을 보게 되는데 새해를 맞이하는 인삿말인 셈이다.


 만세력의 날짜를 표시하기위해 사용하는 기호가 60갑자이며, 이를 통해 년, 월, 일을 표시하고 시간은 십이지지를 사용하여 저녁 11시30분부터 새벽 1시 29분까지를 자시()로 하여 하루의 시작으로 보며 각 지지는 2시간 정도 할애된다. 이로써 사주()라는 것이 만들어져서 우리가 운세나 길흉화복을 논하게 된다. 



빠른년생이 생긴 이유


 새로운 해의 시작은 입춘이 드는 시기인데 이를 현재 달력에 표시하면 대략 2월 초 정도에 해당하며 시기에 따라 2월 3일에서 2월 4일 정도로 변동이 있다. 그러다보니 년도가 바뀌어도 만세력기준으로 보면 아직 전년도의 년지(띠)가 된다. 나이를 먹어도 만세력 기준으로보면 아직 새해를 맞이한게 아니니 나이를 먹지 않은 것(?)과 같다. 이러한 상황을 근대에서도 받아들여진게 아닌가 한다. 새로운 학업의 시작도 3월인 봄에 시작하는것도 나름 이유가 상통한다 볼 수 있고, 1월과 2월생은 아직 새해가 되지 않았기때문에 전년도생과 동일하게 취급하여 나이가 계산될테니 일찍 학교에 입학할 수 있었다고 추측할 수 있다. 그래서 빠른 년생이라는 말이 생겼고 이들은 동급생이지만 동급생이 아닌 어정쩡한 상황으로까지 몰리게 되었다. 그래서 최근에 빠른년생의 입학을 변경한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필자의 세대는 빠른 년생이 존재하여 동갑친구이자 다른 곳에서 보면 동생으로 만나는 희한한 상황을 마주한다. 역학으로 불편한것이 아니라 보다 정확한 개념인데 현재 사용하는 그레고리력과의 차이로 인해 발생한 문제라고 보는게 타당할 것이다. 그레고리력도 봄에 새해가 시작되도록 되어있었으나 나중에 로마 황제 2명이 자신이 태어난 달을 억지로 끼워넣으면서 순서가 바뀌어 버렸고 이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서양의 학문이 들어오면서 동양의 학문은 수준이 떨어지고 비과학적이라는 선입견을 가지게 된것은 새로운종교의 유입과 일제강점기에 음력사용을 제한하고 양력을 강제적으로 사용하게 되면서 벌어진 일렬의 과정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역학뿐만아니라 한의학마저 수준이 낮은 학문으로 보지만 사람의 상황을 잘 알고 대처하는 방안을 만든것이 한의학이라는 점은 무시못할 사실이다. 우리나라는 음력을 기준으로한 설과 새해를 맞이했고 절기에 따라 농사를 지으면서 보냈던 국가이자 매일의 상황인 '일진'보던 민족이였다. 복잡하게 여러개의 달력을 쓰면서도 문제없어 하는것은 한민족이 그만큼 똑똑해서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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