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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우리에게 던져주는 메시지 18

길을 선택하는 기준은 내가 아닌 너이다.


길여행을 요청해오는 경우가 있다. 서울시와 한강길걷기여행을 위해 코스를 만들때도 그랬고 동호회에서 걷기여행을 떠날때도 그랬다. 항상 코스의 주인공은 내가 아니라 같이 동행하는 사람, 아니면 이 길을 걷고자 하는 사람들을 먼저 떠올렸고 그들이 좋아할지를 먼저 생각했다. 내가 가고 싶어하는 길은 따로 있다. 멀리 길게 걷는 것이 좋지만 짧지만 알차게 걷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장기간의 걷기여행은 꿈이자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을 한다. 그래서 누가 걸을지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지난 5월에 백악산 남측 구간이 새롭게 열리면서 답사를 다녀오면서 고민을 했다. 어떻게 코스를 구성해서 걸어야 할까? 삼청공원을 경유하여 삼청안내소부터 출발하면 무척 많은 계단을 계속 올라가야 한다. 하지만 창의문에서 만나 북악산 하늘길 중턱에 있는 제3안내소부터 시작하면 짧은 오르막과 긴 내리막길을 갈 수 있다. 코스의 난이도를 구분하면 북악하늘길에서 시작하는것이 훨씬 낫다. 역시나 동행한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어떻냐고 하니 편하고 좋다고 한다. 대신 내리막길이어서 계단이 많아 풍경을 재대로 볼 수 없단다. 여름이라 그늘이 적은것도 불편하다고 한다. 항상 길을 짜면 자잘한 불평은 나오게 마련이다. 그래도 대체적으로 만족해하는 반응이 나오면 길을 잘 선택한 것이다.


참석한 사람이 모두 만족할만한 코스를 만든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대신 최대한 만족할 수 있도록 코스를 답사하고 고민하고 구성한다. 내가 원하고 내가 가고싶은 길을 간다면 절대로 이러한 반응이 나오지 않는다. 길뿐만 그런게 아니다. 어느 결정을 할때도, 회사에서 사업을 운영할때도 타겟팅에 대한 논의를 한다. 그리고 그들이 좋아할만한것을 개발하고 상품화한다. 그래야만 판매가 잘 이루어진다. 나만 만족해하는 상품을 만들면 나와 성향이 비슷한 사람외에는 관심이 없다. 그만큼 시장이 좁아진다. 그리고 내가 아닌 상대의 입장을 배려하고 고민하여 정할때 보다 잘 풀린다. 길여행을 할때는 운동으로 할건지, 휴식형으로 할건지에 대해 호불호가 갈리기 때문에 필히 고민하고 정해야 한다.


길여행을 하는 것은 상대의 배려의 시작이자 상대의 마음이 무얼 좋아하는지 찾는것부터가 시작이다. 내가 아닌 상대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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