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보아야 경험할 수 있는 것들.
서울중심에는 한양도성이 있고 가운데에는 경복궁이 백악산을 등지고 자리하고 있다. 그리고 문화해설사들은 경복궁의 자리배치를 말할때 남쪽으로는 남산을 마주하고 뒤편으로는 백악산(북악산)을 면하고 있다고 한다. 나또한 그렇게 들었고 배웠었다. 그러다가 건축가가 말하는 한양의 궁궐배치에 대한 강의를 들은 적이 있는데 내가 알던 상식을 깨뜨려버렸다. 경복궁과 광화문거리를 일직선으로 두면 남산을 비켜가 남쪽으로는 관악산에 직면한다는 것이다. 설마했었다. 그러나 남측산책로가 개발되면서 경복궁 뒷편에서 궁궐을 내려다볼 기회가 생겼다. 그리고 찬찬히 훑으며 바라보니 경복궁과 광화문의 축은 우리가 알던 그 축선에 있지 않았다.
경복궁 뒤편에 북악산이 가까이는 있지만 실제로 축선상에 놓인 산은 북쪽은 북한산의 주봉인 삼각산에 닿았고 남쪽으로는 관악산 연주대에 닿고 있었다. 그래서 한양도성을 말할때 내사산과 외사산을 말하곤 하는데 실제로 내사산과 외사산이란 말은 쓰인적이 없다고 한다. 풍수적으로 한양도성을 배치할때 동쪽은 양주시에 접한 산에, 서쪽은 계양산에 접하여 잡은것이라는 얘기가 있었다. 이를 내사산과 외사산으로 구분한 것이다. 우리가 아는 것은 틀리는 경우가 있거나 시간이 흐르면서 사실에 더 근접하여 바뀌는 경우도 있다. 경복궁의 배치가 그런 것이요, 백사실계곡의 주인이 이항복이 아닌 김정희의 별장터라는 것 등이 그렇다. 결국 우리는 보지 못한채 누군가의 말을 들어서 그걸 믿었기 때문에 발생한다. 가능하면 내가 보고 결정하는 것이 가장 정확할때가 있다. 이는 반박할 수도 없는 명확한 것이다.
길에서는 이렇게 보라고 한다. 높은 곳에 올라 내려다 보이기 좋은 곳을 열어주기도 하고 가리운것을 치워놓기도 한다. 그리고 잘 보라고 한다. 우리가 보는것이 현실이자 사실이다. 그것은 바꿀 수는 없다. 누가 모라고 해도 직접 경험하는것만큼 확실한 것은 없다. 숲이 아무리 좋다고 얘기해도 말로 들은 사람보다는 직접 숲에와서 경험한 사람들이 사실을 안다. 하지만 요즘은 사진이나 후기글로만 배운 사람들이 실제로 다녀온 사람보다 더 현실감있게 얘기를 한다. 하지만 무언가는 부족하다. 사실감이 떨어지는 말을 하곤 한다. 그런 사람의 말은 새겨 들을것이 없다. 내가 보고 경험하고 느낀것이 진실성이 있다. 그외에는 걸러볼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한다. 그럴라면 많이 접해보는 것밖에 없다. 막말로 짬밥을 채워야 한다. 길도 마찬가지 이다. 좋은 길을 얘기해줘도 못미더워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에게 아무리 말해도 믿지 않는다. 결국 실제로 보여주는 수 밖에는 없다. 그리고 길을 소개하는 사람도 수 많은 다양한 길을 접해봐야 한다. 그래야 비교의 힘이 생기고 제대로 말해줄 수 있는 자신감을 가진다.
때론 우리는 실제로 보고 확인하기보다 인터넷에서 검색하고 본 것을 너무 믿는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