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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위에여행 in 태백] 탄광촌이 여행지가 되는 곳

 최근에 태백에 다녀올 기회가 생겼다. 태백시에서 태어나서 자란 형님과 함께  가다보니 둘레길만 걷던 나에게는 생소한 곳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최근 운탄고도길이 생기면서 태백은 만항재를 거쳐가는 중간지역이 되었고 그 이상의 무언가가 발을 이끌지는 못했다. 태백산은 겨울이면 많은 사람들이 찾지만 태백의 일부 지역만 찾아갈 뿐이다. 태백은 해발고도가 700여 미터 가까이에 위치한 도시여서 험준한 산을 끼고 자리잡은 도시이다. 옛 탄광촌이 성장하면서 이루어진 도시이다 보니 황지천을 따라 길게 자리한 도시이다. 그래서 중심지가 나뉘어져 있는데 그중에 조금 외떨어진 곳을 소개하려고 한다.



철암역도 태백시에 포함된 곳이다.


 철암역은 V-트레인 관광열차의 출발점인데 행정구역상 태백시에 포함된다. 우리가알고 황지연못이 가까이있는 곳만이 태백은 아니다. 철암역은 아직도 대한석탄공사에서 운영하는 탄광생산지가 아직 남아있는 곳이며 마을의 모습도 옛 모습을 가지고 있다. 하천에 바로 붙어 건설된 건물은 청계천에서 보았던 건물과 비슷하다. 조금이라도 넓게 공간을 확보하기위해 하천변위에 축대를 세우고 그 위에 공간을 덧붙여 사용하던 모습을 가지고 있다. 지금은 탄광촌마을의 유적지로 남아 있어 전시관의 기능을 일부 담고 있다. 하지만 아쉬운것은 보이는것은 있지만 내가 체험해볼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철암역 맞은 편에 있는 탄광사업소는 머지 않아 폐쇄된다고 한다. 더는 연탄을 사용하지 않으니 체굴한다고 하여도 의미가 없을 듯 하다. 이렇게 또 하나의 마을이, 역사가 사라질 시기에 놓여 있다. 문화재는 아니지만 한때  역사의 중심에 섰던 탄광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을 꼽으라면 태백, 정선 정도일 것이다. 여기에 이러한 문화가 이어진다면 좋은 체험관광지가 되지 않을까 싶다.


 철암역 주변에 돌꾸지마을이 있었는데 지금은 소방학교로 탈바꿈한 곳이다. 불과 3,40년 전만 하더라도 광부들의 가족이 살던 마을이었는데 탄광이 폐쇄되면서 마을도 사라지고 지명만 남은 곳이다. 이곳에 탄광의 흔적을 찾아 둘레길을 만들었다. '탄탄대로'라는 이름의 짧은 산책길이다. 옛 석탄을 나르던 궤도길을 그대로 활용하여 조성하였고 철암역과도 연결되어 있다. 태백에 좀더 길게 연결되면 좋을 듯 한데 아직은 마을에만 남아 있는 길이다.


   철암역 옆에 하천이 낙동강의 최상류인 철암천에 해당하는데 이 하천과 황지천이 만나는 곳에 '구문소(求門沼)'라는 곳이 있다. 자연적으로 구멍이 생겼다는 이곳은 커다란 바위산에 구멍이 나서 신기함을 더해주는 곳이다. 청룡과 백룡이 싸울때 만들어졌다는 설화가 내려오는 이곳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곳이다. 마을 주민들은 이것이 자연적으로 생긴것이 아니라 물난리로 인해 인위적으로 일제강점기때 구멍을 낸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어쨌든 신기한 것은 구멍 안쪽 암석위에 '오복동천 자개문(五福洞天 子開門)' 이라는 문구가 쓰여 있는데 정감록에 나오는  말을 쓴 것이라고  한다. 산 속 깊은 곳에 있는 마을이다 보니 전쟁이나 전란에 노출된 위험이 적은 곳이 여기일 것이다. 그래서 이상향의 지역으로 본 것이 아닐까 싶다.


  이렇게 하천을 따라 돌다보니  어느새 해가 기울었다. 산이 높은 곳이라 밤도 일찍 찾아오는 곳이 여기다. 간만에 만항재에 올라 일몰을 바라보며 하루를 마감한다. 만항재는 운탄고도를 처음 찾아갔던 겨울에 와보고 오랜만에 찾은 곳이다. 변한것은 없고 사람만 많아진 곳이다. 태백에서 일출과 일몰을 보려면 높은 곳에 올라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만항재 일몰이 독특한 것은 겹겹히 쌓인 산위에 내려앉는 해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바다에서 보는 일몰과는 사뭇다르다. 훨씬 아쉬움이 많이 든다. 산꼭대기에 가리워졌다가 다시 짧게 보이며 다시 가라 앉는 모습이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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