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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국의랑도네를꿈꿉니다길여행가강세훈 May 17. 2023

생활 속 역학 이야기 (9) - 경복궁의 역학이야기

경복궁에도 역학과 관련된 것이 있다.

서울에서 가장 큰 궁궐을 꼽으라면 당연히 경복궁이다. 조선을 건국하면서 경복궁을 짓고 담을 둘러 한양도성을 축조했는데 단순히 이쁘게 지은 것이 아니라 당시 나름에 풍수와 역학의 사상을 기반으로 축조하였다. 주례고공기(周禮考工記)’)에 나오는 “장인영국 방구리 방삼문(匠人營國方九里旁三門) 국중구경구위(國中九經九緯) 경도구궤(經涂九軌) 좌조우사 전조후시(左祖右社前朝後市) 시조일부(市朝一夫)"를 기초로하여 건축하였다. 축조의 기본 개념이자 사상은 유교의 충과 효를 바탕으로 한 오행과 오상을 생각하여 건물의 배치를 하였다. 그리고 풍수적인 이유로 여러 조형물이 배치된 곳이 경복궁이다. 역학과 풍수의 관점에서 경복궁을 바라보면서 하나씩 얘기를 해보자.

근정전 12지신 상

근정문을 들어서 정전인 근정전이 보인다. 2단의 월대를 타고 올라서면 근정전이 있고 난간에는 동물 모양이 새겨진 석상이 12방향에 세워져 있다. 이부분은 대부분 보지 않고 넘어가는데 자세히 보면 12지지를 표시한 것이다. 근정전 뒷편 북쪽방향으로 쥐의 모양이 있고 정면에는 말이 새겨져 있다. 그리고 동편과 서편에도 각각 12지신 상과 사방신이 새겨져 있다. 4방위의 신은 우리가 익히 들어서 아는 좌청룡, 우백호, 남주작, 북현무이며 이는 네 방위를 지키는 수호신역할을 한다. 12지신은 역학에서 보면 12방향의 시간이자 공간이며 방위를 지키는 수호신 역할이기도 하다. 그만큼 중요한 공간인 만큼 하늘에서 지켜주는 신이자 하늘아래 가장 높은 사람을 보호하는 공간이라는 생각을 가져볼 수 있다. 여기서 특이한 것은 술(戌)과 해(亥)에 해당하는 개와 돼지는 없다. 역학에서는 술과 해는 하늘과 통하는 관문으로 보기 때문에 비워놓을 수 없다. 그리고 돼지와 개는 하늘의 뜻을 전달하는 메신저 역할을 하는 동물이기도 하다. 그래서 제사지낼때 돼지머리를 두고 쓰는것도 그러한 이유이다.

근정전을 벗어나 경복궁에는 4개의 성문이 있다. 남쪽은 광화문, 북쪽은 개무문 동쪽은 건춘문, 서쪽은 영추문이 있는데 각 성문안쪽 천장을 보면 4방위의 신이 그려져 있다. 각각의 방위신은 오방신이라 하는데 5개 오행을 상징하는데 동쪽은 푸른색이기 때문에 청룡이라 하고, 서쪽은 흰색이라 백호이며, 남쪽은 붉은색으로 현무, 북쪽은 검은색으로 주작이다. 이러한 오행의 상징과 동물은 역학의 오행사상에서 비롯된 것이며 유교의 기본이념이 주역에서 비롯되었다는것을 생각하면 무관하지 않다. 그리고 광화문에는 특이하게도 말이 그려져 있는데 이또한 오방신의 하나이다.

일월 오봉도가 과연 5개의 산과 장수를 의미할까?

문화해설을 듣다보면 일월오봉도에 대해서 해와 달, 그리고 장수하는 대표성을 들어서 표혀한 것이다라고 말한다. 그렇게 말하기에는 설명이 부족해 보인다. 하지만 역학과 주역의 기본 사상인 음양과 오행을 대입해 보면 쉽게 보인다. 해와 달은 음과 양을 대표하고 있으며 음과 양은 세상을 창조하고 운영하는 기본적인 운행의 법칙을 뜻하기도 한다. 오봉은 5개의 대표적인 산으로 표현하는데 이는 오행(五行)인 목(木), 화(火), 토(土), 금(金), 수(水)를 표현한 것이다. 오행은 단순히 색깔만을 표현한것이 아니라 사상과 방위 등 삼라만상의 모든 것을 5개의 형태로 압축표현한 것이다. 결국 일월오봉도는 음양오행의 사상을 기반으로 세상을 다스리고 이를 운영하는 왕의 절대적인 권력이자 권위를 표현한 것이 적합할 수 있다. 그래서 모든 궁궐과 왕이 행차할때 필히 준비하는 것이 일월오봉도이다. 이처럼 이 그림과 왕이 함께해야 왕(王)이라는 의미가 완벽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