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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학은 이론용인가? 실전용인가?


 역학을 배우기 시작하면 외워야 할 것들이 많다. 기본적으로 음양, 오행의 글자, 천간과 지지의 글자, 그리고 육친법과 간지의 변화인 형충파해 등에 해당하는 기호와 관계를 암기해야 한다. 이해하려고 해도 이해를 시켜주는 선생이나 이론적인 내용은 많지 않다. 그저 마구 외우기 마련이다. 그리고 나서 십이운성과 십이신살을 이해하고 나면 격국을 배워야 한다. 이것도 만만치 않게 내용이 많다. 여기까지 공부해서 잘 이해했더라도 조후법과 억부법, 천간희기론을 알게되면 다시 한 번 머리가 복잡해 진다. 기존에 배웠던것이 허사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모두 배우고 이해했더라도 사주를 들여다 보면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감이 오지 않는다. 필자도 그런 기간을 거쳤다. 대체적으로 사주를 해석하면서 간명, 통변을 할 수 있으려면 최소 3년에서 5년 동안 공부를 해야 한다고 한다. 필자도 사주가 눈에 들어와 통변을 할 수 있었던 시기가 역학을 배우고 3년차가 되었을 때부터였다. 과연 그전까지 배웠던 사람들은 사주를 잘 볼 수 있을까?


 단언코 얘기하건데 공부가 짧은 사람은 제대로된 사주 간명을 할 수 없다 !! 


  그동안 배운것이 있으니 어떻게해서든 통변을 할 수 있기는 하다. 예를 들어 일지 상관이 있는 여자는 남편을 극해한다라는 식으로 말이다. 그리고 해석하기 좋은 도구가 있으니 육친론이다. 이를 알고 있으면 단편적인 통변이 가능하다. 재성은 돈이자 부인, 식신은 자식이자 먹을거리라는 식의 키워드를 알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렇게만 배워서는 통변의 범위가 넓지 않고 정밀도가 떨어진다. 재성만 하더라도 돈 뿐만아니라 가치있는 것, 부하직원, 처, 아버지, 친한 후배 등 거기에다 성격적인 면을 더하면 해석할 수 있는 키워드가 무척이나 많다. 단순히 재물이라고만 말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다 보니 여지껏 배운 것으로는 종합적인 판단이 되지 않으니 단순하고 쉽게 해석할 수 있는 도구를 찾게 되는데 그것이 일주론과 신살이다. 사주는 60갑자로 이루어져 있다. 각각의 기둥에는 고유의 성향이 있고 특성이 있다. 이를 배우고 외워서 말하면 얼추 통변이 되기도 한다. 이보다 더 간단하게 볼 수 있는 방법은 일간론이다. 10천간중 자신의 일간이 어떤것이냐에 따라 단편적으로 해석해 볼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떠한 모임에서 여행을 간다고 하면, 갑목은 자기의 계획을 고집하고 병화는 나만 따라오라고 하고, 무토는 아무생각이 없고, 경금은 좋은지 나쁜지를 따져보고, 임수는 그저 여행간다니 좋아한다. 이렇게 단편적으로 성향을 얘기할 수는 있다. 하지만 사주는 4개의 기둥으로 이루어진 만큼 변화가 다양하다. 거기에 대운과 세운이 더해지면 머리가 엄청 복잡해진다.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헷갈릴 정도이다. 그러다 보니 당장에 간명이 어렵다고 생각되면 배운것을 가르치려고 한다. 통변하는것보다는 가르쳐주는 것이 훨씬 쉬울 수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유투브에서 역학이나 사주를 검색해 보면 대다수가 사주를 가르치는쪽이 태반이다. 물론 사주를 간명해주는 분들도 있지만 비율적으로 많지 않다. 그만큼 종합적으로 통변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거기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사주를 통변하는 임상을 거쳐야 한다.


 그래서 역학을 가르치더라도 좀 쉬운 것들만 가르친다. 일주론이 그중에 하나이다. 딱 60개만 하면 된다. 거기에다 새해가 시작되면 신년운세를 본다며 띠를 통해 신연운을 알려준다. 역학을 배운 사람들이라면 사주에서 가장 중요한 자리는 월지이고 일간이 사주의 군주에 해당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런데도 띠(년지)를 통해 신년을 해석하려고 한다. 년지는 사주의 시작이자 전생의 인연으로 가지고온 것이다. 이것만으로는 사주 전체를 알 수 없다. 거기에다 형충합이 덧 붙여지면 더욱 더 맞지 않는다. 그런데도 띠를 보는 이유는 쉽기 때문이다. 나이를 알면 띠를 알 수 있으니 금새 나와 상대의 운을 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잘 맞지 않는다. 그래서 당사주가 유행한적이 있으나 역학에서는 잘 쓰지 않는 법이다. 하지만 말하고 가르치기에는 쉽고 용이하다. 


 이렇게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배운 술사가 많지 않다보니 사주가 미신이다 잘 맞지 않는다라고 말한다. 어떤 역학 유투버는 그냥 재미로 보세요라고 말하기도 한다. 공부가 부족하면 더 배워야 한다. 그렇게 하지않으면서 사주간명을 해주겠다고한다. 역학의 고수들은 쉽게 세상에 나오지 않는다. 자신의 실력이 부족하여 남의 인생을 함부로 말해줄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설프게 배운사람들이 오히려 사주봐주겠다고 하면서 이래저래 말하고 다닌다. 제대로 통변을 해줄리 없다. 


 사주역학은 실전용이다. 조선시대에도 음양과를 두어 사주를 통해 인재를 선발하도록 관리를 두었다. 그렇게 실전 사주의 경험과 정보가 쌓여서 지금의 명리학으로 발전한 것이다. 그만큼 잘 맞았기 때문에 몇 천년동안 이어져 온 학문이다. 단지 몇 달 배워서 익힐만한 학문은 아니다. 학습이 부족하니 배운것만 말하는 이론용 학문으로 쓰고 있는 것이다. 역학을 배우는 여러가지 이론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적용할 줄 알아야 제대로된 통변을 할 수 있다. 종합통변이 되면, 신살은 부수적인 것이고 좋다, 나쁘다를 넘어서 어떻게 헤쳐가야 할지 개운할 수 있는지를 말해줄 수 있다. 신살로만 말하는 술사는 하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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