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통하였느냐?  천간과 지지의 대화

 역학을 공부하면서 2년 쯤 되었을때 나를 괴롭히던 궁금증이 있었다. 


"천간과 지지는 뭐가 다를까? 육친은 같이 표현되지만 어떻게 차이가 있을까? "


  사주를 배우기 시작하면 천간과 지지에 대해 배운다. 각각의 간지에 대한 의미와 특징, 물상적인 표현 등을 배우는데 그래도 해석하려고 할땐 어떻게 풀어봐야 할지 난감하기만했다. 천간은 양이고, 지지는 음이요, 천간은 기세이지만 지지는 땅위에 펼쳐져 보이는 것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이 관계를 깨닫기에는 무언가 부족했다.  지금은 나름에 해석을 어떻게 해야할지 깨달았지만 어떻게 설명해줘야 할지 고민이 되기 시작했다. 과연 천간과 지지는 어떠한 관계인 것일까? 그리고 이 둘을 이어주는 요인은 무얼까?



천간(天干)과 지지(地支)의 관계     


  "천간과 지지는 음양 오행의 이치를 설명하고 자연 속에 들어 있는 기의 동향과 그 작위력을 나타내려하는 부호이다. 십천간에서 이루어지는 현상은 하늘에서 변화하는 이치가 담겨있고 십이지지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모양은 땅에서 변화하는 삼라만상의 무궁무진한 조화인데 천간은 하늘을 상징하는 동시에 양(陽)에 속하고 지지는 땅을 나타내는 뜻으로 음(陰)에 속한다."


  라고 이렇게 설명을 한다. 그래도 현실적인 상황에 대입하면 어떠한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천간은 하늘의 기운이자 변화시키려는 능력이라고했고, 지지는 이러한 기운을 받아 모양으로 나타낸 것이다. 보다 현대적인 용어로 예를 들어 설명한다면, 지구에 작용하는 수많은 힘이 있다. 이는 보이지는 않지만  법칙과 이론, 공식으로 설명을 하고 있고 실제로 존재한다고 믿고있다. 하지만 우리가 보는 것은 중력은 물체가 떨어지는 모습이 보이고, 전기력은 안보이지만 전구에 불빛이 들어오거나 감전되는 상황으로 전기가 있음을 안다. 자석의 자기력은 보이지 않지만 두 개의 자석을 같은 극끼리 맞대면 밀쳐내는 힘을 느끼고, 철가루를 뿌리면 자기가 흐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처럼 지구와 우주 천체에는 다양한 운동역학적인 힘이 있고 여러 자연 법칙에 따른 기운이 존재한다. 이러한 힘을 동양철학에서는 '천간'이라고 볼 수 있겠다. 그리고 실제로 힘 또는 에너지에 의해 발현되는 모습을 실험실이나 실생활에서 관찰한 사물의 모습을 '지지'라고 볼 수 있겠다.  이외에도 수 많은 힘이 작용하지만 실제로 우리가 보는 것은 그 힘에 따른 동작이나 변화된 모습만 보기 때문에 힘이나 에너지와 같은 보이지 않는 것은 잊어버린다. 하지만 역학에서는 천간과 지지라고 표현한 기호로써 보이지 않는 영역이 항상 존재하고 있음을 알려준다. 그래서 60갑자는 위아래로 글자가 배열되어 천간과 지지가 하나의 세트로 구성되어 있다. 


 천간과 지지의 관계를 살펴보면, 지지는 천간의 생지이자 천간은 지지의 발용이다. 천간이 투출되어 있어도 지지에 보여지는 상황이나 행동이 있어야 사람들한테 보여질 것이다. 그래서 천간만 있어도 안되고 지지만 있어도 안되며 서로 같이 있는 것이 중요하다. 물질을 근본으로 하여 정신이 지속되는 것을 의미하며, 지지의 기운을 받아서 천간은 비로소 의미를 갖는다고 하겠다.  그리고 지지가 아무리 힘이 왕해도 천간에 투간하지 않으면 그 작용력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는다. 이것은 잠재력이 풍부한 사람이 그 쓰임새를 만나지 못하여 초야에 묻혀서 지내는 것에 비유할 수 있겠다. 그래서 지지에 뿌리를 둔 천간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이러한 과정을 통근(通根)이라고 한다.



통하였느냐? 통근...


 천간과 지지는 서로 떨어져 있어서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천간은 지지에 근이 있을때 그 힘을 지지에 펼쳐낸다. 또한 천간이 없는 지지는 그저 아무생각 없이 떠도는 멍게와 같다. 흘러다니는대로 흘러가다가 어느 순간 딱딱한 바위에 닿으면 그대로 뿌리를 내리고 서식한다. 천간이 없는 지지란 이처럼 방향성이 없거나 의지가 없는 것과 같다. 그래서 가장 좋은 것은 천간과 지지가 같이 붙어 있다면 좋을 것이다. 보통 간여지동(干與地同)이라 불리우는 갑자가 어찌보면 통근이 잘 표본이겠다.


 하지만 사주에 천간이 통근할 상황이 없다면 운에서 통근할 지지가 온다면 천간의 기운을 발현이 될 것이다. 그래서 나에게 언제가 기회가 오고 힘을 써야 할지 시기를 예측할 수 있겠다. 통근이 안되었더라도 천간의 12운성에 따라 장생지에 해당하거나 지지의 지장간에 천간과 동일한 글자가 있다면 근이 되어줄 수 있다. 즉 조건부 통근이 될 수 있겠다. 그래서 지장간의 투출, 투간을 중요하게 보는 것도 근이 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사주의 천간을 사람에 비유한다면, 생각, 신념 또는 마인드셋이며, 지지는 자신의 생각을 펼쳐낼 도구, 방법, 행동을 의미한다. 지지의 세력은 왕한데 천간에 투출한 것이 없다면 무얼 해야할지 확고한 의지가 없이 그저 나에게 닥친 상황을 풀어가는 것과 같다. 천간만 왕하고 통근할 지지가 없다면 생각만 많고 실행력이 떨어지는 또는 말로만 떠벌리는 사람처럼 보일 것이다. 한쪽이 너무 과해도 문제이지만 천간과 지지는 서로 통해야만 한다. 그래야 사주가 활발해질 것이다. 

 


근(根)의 강화작용   

  

① 양인(羊刃)의 경우 10할, 음인(陰刃)은 5할

② 삼합이나 반합으로 화기오행(化氣五行) 이 근이 되는 경우

③ 월령이 근을 돕는 경우

④ 방합으로 근이 강해지는 경우

⑤ 형(刑)으로 왕해지는 경우(개고로 합거되면 무력화 된다.)

⑥ 천간에 해당되는 근이 투출한 경우 (이렇게 투간되거나 투출한 천간이 강한 천간이다.)

⑦ 행운(行運)천간에서 동일한 세력이 오거나 지지에서 생조(生助)가 있는 경우      


    

근(根)의 무력화     


① 삼합이나 반합의 화기오행(化氣五行)이 해당 근과 관련이 없을 때

② 지지합으로 해당 근을 돕지 않을 때

③ 충으로 충극되거나 개고되어 극제된 경우나 합거된 경우

④ 재형이나 재충을 당하여 파극된 경우

⑤ 공망의 영향을 받는 경우

⑥ 주변오행의 극제(剋制)가 강하고 도움이 없는 경우

⑦ 행운에서 설기하는 운이 오거나 지지에서 극제(剋制)가 있고 도움이 없는 경우

 

매거진의 이전글 영화 속 사주이야기, 인셉션 - 천간 투출의 의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