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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우리에게 던져주는 메시지-29

걷다가 사색에 잠길 때..


 간혹 걷다보면 생각에 생각에 꼬리를 물고 깊이 사색하는 경험을 한다. 어느 길을 걷는것이 중요한게 아니라 무엇을 생각하느냐가 중요하고 걷고있다는 자체를 잠시 망각하기도 한다. 그동안 쌓였던 걱정이 떠오르기도하고 때로는 현실을 자각하고 어떻게 풀어야 할지 곰곰이 생각이 들었던적도 있다. 그렇게 걷다보면 어느새 목적지에 다다랐다. 주변에 말을 거는 사람이 없다면 더욱 골똘히 몰입하여 걷는다. 이어폰에 음악도 듣지않고 핸드폰 화면도 들여다 보지 않고 오로지 걷는 것에만 집중할때만 빠져든다.


  항상 이렇게 빠져드는 것은 아니다. 스마트폰을 들고 통화하거나 유투브같은 영상을 보거나 친구와 얘기하며 걸을 때, 음악을 들을 때, 주변 풍경이 아름다워 넋놓고 보고 있을때, 등산하며 땀을 흘리며 걸을 때는 전혀빠져들듯이 걷지 못한다. 잘못된 것이 아니라 무엇에 집중하였는지가 다를 뿐이다. 


천천히 걸어야만 생각이 보인다.

혼자 걸어야만 생각이 든다.

생각이 깊어지면 나를 돌아보는 시간도 생긴다.

어느순간 깊이 몰입하면 명상하는 듯, 기도하는 듯 빠져든다. 

 

  우리는 핸드폰과 직장에서 바쁘게 일하면서 나를 버린채 다른 곳으로 흘러가버린 경우가 허다하고 나 자신을 잃어버린다. 내 마음은 빈 껍데기처럼 남아있고 알맹이는 보이지 않는다. 걸을 때는 채울 수 있다. 잊었던 나와 마주할 수 있다. 단지, 너무나 오래 떨어져있었기 때문에 나를 찾는것이 서툴고 힘들고 어색할 뿐이다. 몇 번의 경험과 나와 대화를 하다보면 다시 내가 누구인지 무얼하고 있는지 나의 상황을 파악한다. 그리고 나서 허무함이 찾아 올수도 있지만 걸으면서 고민하면서 다시금 채워지기 시작한다. 마음을 채우는 것은 사색과 아름다운 풍경, 따스한 바람과 햇빛이 있으면 더욱 좋다. 차가워진 마음을 놓이는데 희망이라는 따스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나를 채워주는 것은 나의 몸과 겉으로 보여지는 것이 아니라 나의 내면과 심지있는 마음의 정체이다. 이마저 없다면 사람들한테 휘둘리고 갈팡질팡하며 떠다니는 부초처럼 보일 것이다. 심지가 굳다면 누가 뭐라고 해도 나는 나야라고 말 할 수 있다면 떠다니는 부초가 아니라 땅위에 깊이 뿌리내린 느티나무 같다. 나의 갈길을 가는 모습이 아름다울까? 휘둘리는 내가 아름다울까?


  사색하고 고민하는 시간은 불필요하지 않다. 나를 찾아가는 시간이다. 그래서 때로는 홀로 걷는 것이 필요하고 혼자만에 시간을 보내는 것이 필요하다. 연예인들이 쉬어가는 시기를 갖거나  빌게이츠가 생각을 위한 휴가를 가지는 것도 같은 이유이다. TV에서 보는 기업의 오너들은 여유롭다. 그리고 항상 무엇인가 골똘히 생각한다. 그리고 확고해지면 주저없이 실행한다. 하지만 기업의 직원은 오로지 따라가기 바쁘다. 생각할 시간도 주지 않는다. 속은 없고 껍데기만 남은 사람처럼 보이는 동물이 되는 것이다. 철학자들은 항상 산책하고 사색하며 명상하는 것을 즐겨했다. 이유는 분명하다. 나를 찾고 그 속에서 깨닫고 물음에 답을 하기 위해서다. 요즘처럼 바쁜 사람들에게는 나를  찾는 혼자의 시간이 절실하다. 


이를 조금이라도 해결해 줄 수 있는 곳은 오로지 둘레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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