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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ino De Norte-9일차 북쪽해안의 아름다움

9일차 (Pobena - Castro Urdiales)

Camino De Norte-9일차 (Pobena - Castro Urdiales)


출발지역 Pobena

도착지역 Castro Urdiales

준비물 : 기본배낭, 크레덴시알, 알베르게 정보 자료, 식수, 점심식사거리

코스지도

고도지도

거리 / 시간   15.9 km / 6시간

주요지점      Pobena - Onton - Castro Urdiales

자치주   Pais Vasco -> Cantabria




  교회 담장아래에서 노숙하던 날 밤...


   바람이 무척이나 불어왔다. 바람때문에 걸쳐둔 판초위가 펄럭거리는 소리에 몇 번을 잠에서 깨었다. 바람에 날아가지 않게 부여잡거나 다시 매만지고 하면서 저녁을 보내야 했다.


   그러다보니 아침 일찍 눈을 뜰 수 밖에 없었다. 짐을 정리하고 간단하게 아침식사를 마친 뒤 컴컴한 순례길에 다시금 접어 들었다.


  오늘의 일정은  Castro Urdiales 까지 조금은 짧은 거리를 정했다. 며칠 동안 30km 가까이 걷다보니 생각보다 피로가 많이 겹친듯했다. 오늘은 짧게 걷고 푹 쉬는 것으로 정했다.


   북쪽길은 산지도 많지만 도로구간도 많다. 역시나 이곳에도 자전거로 순례길을 이어가는 사람들을 종종만난다. 그래서 순례길에도 자전거로 갈 수 있는 길과 걸어서 갈 수 있는 길을 구분해 놓았다. 자전거와 사람이 다치치 않게 나누는것도 이유가 될 수 있지만, 산지가 많아 오솔길은 자전거로 다닐 수 없으니 별도로 자전거전용(?) 순례길이 존재하는 것이다.


  어둠이 가시지 않은 순례길에 표시가 보이지 않아 헤드랜턴을 이리저리 비추면서 길을 찾아 갔다. 1시간 여 걷다보니 동이 터 바닷가부터 훤해지기 시작했다. 해변을 따라 걷는 코스여서 길이 편하기도 하지만 절벽사이 터널이 뚫려 있는 등 신기한 모습도 곳곳에 보이고 있다.


  오늘 코스도 절반은 도로옆 길이지만, 나머지는 해변이나 해안절벽옆을 걷는 멋드러진 구간이다.


 비상식량으로 보관하고 있었던 빵을 아침식사로 대신하고나니 먹을것이 남아 있지 않았다. 도로변 길을 걷다 빵집이 보여 서로 눈치를 보더니 약속이나 한듯 빵집으로 달려갔다. 방금 구워낸 바게트 빵 냄새가 가게안에 가득하였다.

  

 한 사람이 커다란 바게트빵 하나와 우유 한 팩을 사들과 세상을 얻은듯한 밝은 표정으로 빵집문을 나섰다. 이것이 오늘 점심식사이자 비상식량이 될 것을 알기 때문이다.


  산티아고 순례길의 표시는 곳곳에 보인다. 차량 안내표시판 주변에도 있고 바닥에도 노란색 화살표가 어김없이 그려져 있다. 순례자협회에서 표시한것 같기도 하지만 어느 화살표는 순례자 또는 마을 주변에서 노란색으로 화살표를 그려 놓은 듯 하다. 그렇다고 장난으로 표시한것이 아니라서 믿고 따라갈 수 있었다.


  북쪽길이 좋은 이유는 바다를 계속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작은 해변이 있는가 하면, San Sebastian처럼 큰 도시속 넓은 백사장을 가진 해변도 있다. 10월로 접어들었지만 낮에는 아직도 더위가 남아있다. 그래서 인지 해변 곳곳에 사람들이 노닐거나 선탠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토플리스 차림에 여성들도 꽤나 발견한다. 처음에 봤을때는 당황스러웠지만 몇 번을 경험하고 나니 무덤덤해진다. 여기는 이런 곳이구나라는 일상적인 반응이다. 문화의 차이가 빚어낸 당황스러움이랄까..


   한국이였다면 풍기문란죄로 경찰에 끌려가거나 SNS에 탑뉴스로 올라올 상황이였을텐데 이곳에서는 일상적인 모습이라니...


  다시 산길을 넘어서니 절벽옆을 따라가는 화살표가 눈에 들어온다. 낮게 깔린 갈색빛 풀잎 사이로 걷는 느낌이 좋은듯 쓸쓸하기만 하다. 며칠 동안 순례자들을 본 적이 없다. 그저 우리끼리만 북쪽길에 남아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절벽옆 구릉을 따라 이어진 순례길은 너무나 조용하고 한적하다. 언덕을 넘어설 무렵, 저 멀리 도시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오늘에 종착지점인  Castro Urdiales 이다.  그리고 바로 절벽 건너편에 한 무리에 사람들이 보인다. 외국인 순례자들이다. 우리만 있을 줄 알았는데 다른 순례자를 멀리서라도 보니 반가울 따름이다.


  게다가 앞서 걸었던 코스에서 만났던 사람들이니 더욱 반갑게 느껴졌다. 아마 저들도 우리와 같은 알베르게에 묵을테니 그곳에서 인사를 나눠야겠다는 마음으로 남은 순례길을 걸었다.

간만에 홀로 사진을 남겨 보았다.


  북쪽길에서 보았던 바다의 모습중에 오늘 만난 이곳이 유난히 파랗게 보인다. 제주도를 가면 사방이 바닷가이지만 김녕에서 보는 바다와 모슬포에서 보는 바다색깔은 다르다. 푸른빛과 에메랄드빛으로 대변하는 바다의 색감을 보여주는데 이곳은 유난히 푸른 코발트빛 파란색이다.



   오늘 일정이 다른 날에 비해 짧다보니 오후에 여유시간이 제법 생겼다. 알베르게에서 짐을 풀고 우리는 밖으로 나섰다. 우선 저녁식사거리도 준비해야했고, 마을 풍경을 만나보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Castro Urdiales에 있는 알베르게, 침대 수는 많지 않다. 인원이 많을 경우 알베르게 밖에 있는 텐트에 숙박을 하기도 한다.


  순례길에서 저녁늦게까지 걸어서 이동하는 경우는 드물다. 대부분 순례자들은 오후 3시 이내에 다음 목적지 알베르게까지 이동한다. 그리고 빨래하고, 세면하고 휴식을 취한다.


   그리고, 저녁식사를 해결하기위해 슈퍼마켓을 찾거나 식당을 찾아 '순례자메뉴(Peregrinos Menu)'을 먹기도 한다. 그러면서 마을을 구경하며 여기저기 기웃거리기도 한다. 


  Castro Urdiales 라는 도시는 시내투어하기 좋은 곳이다. 투우행사가 열렸다는 투우장도 남아 있으며, 해안가 절벽과 해안동굴 풍경도 무척이나 이국적이다. 게다가 해안가에 세워진 이름모를 성의 모습은 영화에서나 보아왔던 환상을 가지기에 충분하였다. 


 사전에 좀더 많은 정보를 알고 왔더라면 어디를 찾아가야 할지 알았겠지만, 이번 순례길에서는 준비한것이 너무나 없었다. 그래서 선입관없이 마음껏 둘러볼 수 있었다는 것이 장점이 되었다. 만약, 정보를 알고 찾아왔다면 그곳만 찾아갔을테니 말이다.



Albergue 정보

알베르게 이름      Albergue municipal

숙박비 (유로)     5유로

침대형태             Dormitory 

침대수                16bed/1방

담요제공여부      No

부엌/조리시설    Yes (전자레인지만 사용 가능)

화장실/샤워장    Yes (화장실/샤워장은 남녀구분 없음)

세탁기/건조기    No / 탈수기 있음

아침식사 제공     No

인터넷 사용        No

주변 편의시설    Supermercado  Yes

                          Bar                       Yes

                          Restaurante       Yes

                          박물관 등        No


기타 정보

1) 부엌시설은 있으나 사용하기 어렵다. 전자레인지 사용 가능

2) 마당에 텐트가 있어 사람이 많을 경우 외부 텐트에서 숙박토록 함. 

3) 매일저녁 관리자가 저녁을 제공하기도 함-donative로 식비계산

4) 슈퍼마켓은 알베르게부터 약 500미터 정도 떨어져 있는 시내 중심가로 걸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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